- '김비서가 왜 그럴까' 황보라 “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 쓰이는 배우 되고파” [인터뷰]
- 입력 2018. 08.01. 14:33:07
- [시크뉴스 안예랑 기자] ‘왕뚜껑 소녀’가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봉과장이 되어 돌아왔다. 황보라는 광고 속 이미지가 아닌 배우의 이미지가 자신에게 덧씌워진 것에 만족감을 표했다. 배우로서 황보라의 인생 2막이 열리고 있었다.
최근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UL엔터테인먼트 본사에서는 케이블TV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 출연한 배우 황보라와의 종영인터뷰가 진행됐다.
극에서 황보라는 주 에피소드가 그려지는 부속실의 마스코트이자 유쾌한 매력의 소유자 봉세라 과장을 연기했다. 봉세라가 나오는 모든 장면에서는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 다채로운 매력의 캐릭터 안에서도 봉세라는 빛을 발했다.
“저 뿐만 아니라 다 웃겼다. 누구 한 명이라고 말할 것 없이 감독님께서 잘 살려주신 것 같다. 감독님께서 연출을 잘 해주셨다. 한 장면이 나와도 돋보이게끔 해주시는 것 같다. 그래서 주연 배우 분들에게만 치우치지 않고 여러 캐릭터를 보는 맛에 시청률도 잘 나오고 그러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러나 시트콤이 아닌 드라마였기에 코믹한 연기에도 현실감이 부여돼야 한다는 게 황보라의 지론이었다.
“과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웹툰이 원작이고 영준이도 자기애가 강한 캐릭터이지 않냐. 때문에 저는 여자 영준스럽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조금 과해도 리얼티를 중점에 두고 왔다 갔다 잘 하면 되겠다 싶었다. 표정 부분은 과해도 대사는 현실적으로 쳤다. 망가지는 표정과 현실적인 대사 균형을 잘 조절해서 캐릭터를 맞춰나갔다”
캐릭터의 비중과 서사도 모른 채 박준화 감독만을 믿고 참여한 현장이었지만 황보라 전용 리액션 카메라가 생길 정도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예정에 없던 러브라인도 생기며 더욱 풍부한 서사를 갖추게 됐다.
“처음부터 러브라인을 안 것은 아니었다. 4~5회쯤 돼서 양비서(강홍석)랑 부딪히는 장면이 있었다. ‘아 설마, 저 애는 아니겠지’ 했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양비서가 사랑스러워 보이고 멋있어 보이기 시작하면서 너무 웃겼다. 반응도 너무 좋고, 그리고 그 친구가 연기를 너무 잘 해줘서 내가 통통 튀는 연기를 하면 그 친구가 균형을 잘 맞춰줬다”
황보라와 러브라인을 그렸던 상대 배우 강홍석은 ‘콜라 고백신’을 최고의 장면으로 꼽기도 했다. 황보라가 강홍석이 고백 문구를 써서 주고 간 콜라를 원샷하는 장면은 시청자들 사이에도 명장면으로 회자됐다. 무엇보다 황보라는 콜라를 원샷한 뒤 큰 소리로 트림을 하며 망가짐을 불사하는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전 제가 트림을 그렇게 잘 하는 줄 몰랐다. 원래는 그것 보다 더 심한 용트림이 나왔다. 감독님이 조금 섬세하고 과한 걸 싫어하신다. 오버연기도 더럽게 하시는 건 싫어한다. 저도 제가 트림을 그렇게 더럽게 하는 줄 몰랐다. 깜짝 놀란 제 자신을 발견했다. 제가 트림 하자마자 사람들이 미친 듯이 웃고 카메라도 흔들리고, 조금 창피했다. 홍석이는 옆에서 ‘누나가 최고’라고 하더라. 망가지는 건 제가 다 하고 멋있는 건 자기가 다 했다”
배우로서 쉽지 않은 망가짐이었다. 부담은 있었지만 황보라가 걱정한 것은 자신의 이미지가 아닌 받아들이는 시청자가 느낄 감정이었다.
“부담감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사실 거북하게 다가올 것 같아서 수위 조절에 대한 부담을 가지고 있었다. 재촬영한 부분도 사실 있다. 너무 과했던 부분 같은 경우에는 댓글을 보고 우리가 너무 과하다 싶으면 수위조절을 했던 것 같다. 이게 시트콤이 아니지 않나”
자신의 이미지보다 드라마를 우선에 두고 연기를 펼쳤던 황보라는 ‘로맨틱 코미디’장르 안에서 로맨스와 코미디 요소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완성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배우 황보라를 대중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다시 제가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제 2의 인생작품 같은 그런 느낌이다. 예전에 절 수식했던 ‘왕뚜껑’ 황보라를 잊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앞으로도 배우 황보라로 인식됐으면 좋겠다”
이번 작품으로 황보라에게는 다양한 찬사가 쏟아졌다. 한 오디션 현장에서는 ‘요즘 황보라가 괜찮더라. 황보라처럼 연기해봐’라는 디렉팅이 떨어지기도 했다고. 그만큼 황보라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했다.
“이런 캐릭터를 한 번 확 굳혀보고 싶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너무 웃기기만 했다면 이번에는 사연도 있고, 재미도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 웃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우리 30대를 대변할 수 있는 공감가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
그러면서도 황보라는 자신을 향해 던져지는 긍정적인 평가에는 “일희일비 안 하려고 한다. 너무 감사하지만 평생 배우를 할 사람이니까 그런 평가에 신경 쓰지 않고 꾸준히 하려고 한다”며 배우로서의 다음을 기약했다.
황보라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수지, 이승기가 출연하는 신규 드라마 ‘배가본드’ (극본 장영철, 연출 유인식) 촬영에 들어간다. 황보라는 수지와 함께 국정원 요원으로 분한다. 작품이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황보라는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유쾌함을 가지고 갈 것이라 예고했다. 벌써부터 황보라의 연기를 기대하는 시청자도 적지 않다.
데뷔 15년, 황보라는 배우라는 한 분야에서 꾸준히 자신의 역량을 펼쳐나갔다. ‘베테랑’이라고 불려도 손색 없을 정도의 긴 시간이 지났다. 황보라는 지난 15년을 되짚어보며 “크게 달라져있을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혀 변하지 않은 나의 모습을 보면 앞으로 10년 후에도 똑같을 것 같다. 아주 큰 사람이 되지 않아서 너무 감사하다. 꾸준히 연기할 수 있게 크게 변하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배우 그 자체에 대한 애정도 뚜렷했다. 이제는 자신을 수식하는 말 없이 배우 황보라로 존재하고 싶다는 목표도 뚜렷했다. 시청자들이 다음 작품을 기대하는 배우가 돼 첫 발을 내딛은 황보라는 ‘다작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연기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다작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 쓰이고 싶다. 열심히”
[안예랑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UL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