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숏리뷰] “살인사건을 목격한다면” 익숙해서 더 섬뜩한 ‘목격자’
- 입력 2018. 08.06. 17:54:16
- [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아파트 단지 내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음에도 주민들은 무관심하다. 오히려 집값이 떨어 질까봐 경찰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돌리고 살인범은 악행을 이어나간다. 영화 속에서만 일어날 것 같은 일들이 아닌, 나에게도 일어날법한 일이라 더욱 와 닿는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목격자’(감독 조규장)에서 지극히 평범한 가장 상훈(이상민)은 오랜 사회생활 끝에 드디어 집을 마련한다. 회사 동료들과 회식을 마친 후 집에서 맥주 한 캔을 즐기던 상훈은 밖에서 여자의 비명소리를 듣고 밖을 쳐다보다 우연히 살인사건을 목격한다.
여자를 무참히 살해하고 있던 태호(곽시양)는 아파트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던 상훈과 눈이 마주친다. 상훈 역시 황급히 놀라 집안의 불을 끄고 몸을 숨기지만 태호에게 표적이 됐음을 알아차린다.
아파트 살인사건의 담당 형사인 재엽(김상호)은 수사에 난항을 겪는다. 아파트 단지 내의 수백 가구들이 모두 여자의 비명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입 맞춰 말하기 때문. 새벽 2시경 비명소리를 들었다고 말하는 학생마저 엄마의 부인으로 수사는 진척을 나아가지 못한다.
주민들이 살인사건에 협조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살해당한 여성이 아파트 주민이 아니기에 수사를 협조해봤자 자신들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 또한 모두 어렵사리 마련한 아파트의 값이 떨어지면 손해만 입기 때문이다.
소시민을 주인공으로 한 범죄스릴러라면 극 초중반을 넘어서면 주인공이 경찰과 협조하며 범인을 잡는데 큰 역할을 하겠지만 상훈은 이와 다르다. 시종일관 모르쇠로 일관하며 심지어 아내 수진(진경)에게도 말을 아낀다. 상훈은 아내와 딸이 살인범의 표적이 되도 계속해서 갈등한다.
‘목격자’가 더욱 와 닿는 이유는 어느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늦은 시각 인적이 드문 곳에서 왠지 모를 섬뜩한 기분을 느낀 이라면, 혹은 혼자 탑승한 엘리베이터에서 깜짝 놀라는 경험을 했던 이라면 조규장 감독이 ‘목격자’에서 곳곳에 배치한 포인트에서 등골이 서늘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더욱이 자신의 이익만을 취하는 주민들의 모습에선 서운한 감정이 들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공감할 법하다. 살인 현장을 목격하고 증언하는 일은 그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2차 피해의 우려가 생기기 때문이다.
심리스릴러에 중점을 두고 연출했다고 밝힌 조규장 감독은 ‘목격자’를 연출하며 “‘사회가 이러하다고 했을 때 개인의 안전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의 문제들을 스스로 질문하며 제작했다”고 밝혔다.
지극히 개인인 상훈이 어떠한 방법으로 가정의 안전을 책임질 것인지, 이와 반대로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결국엔 이마저도 무용지물이 된 재엽이 어떻게 수사를 하는지, 오는 15일 전국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