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퍼즐] TV예능의 글로벌 콘텐츠, 대중문화의 세계화 전략은 성공할까
입력 2018. 08.13. 10:39:24

MBC '복면가왕' 미국판 'THE MASKED SINGER', JTBC '비정상회담' 캐나다판 '글로벌 수다'

[시크뉴스 윤상길 칼럼] 2018년 국내 대중문화계와 케이팝(K-Pop)을 앞장세운 케이컬처(K-Culture) 한류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바로 '세계화'이다. 방탄소년단(BTS)의 미국 시장 진입 성공에 힘입어 국내 연예인들의 외국 진출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또한 안으로는 TV 예능 프로그램을 통한 ‘글로벌 콘텐츠’ 개발로 분주하다.

래퍼 키스 에이프(이동헌)는 힙합의 본고장 미국에서 인정받는 한국인 래퍼로 성장했다. 지난해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 유렵, 아시아 등지를 돌며 콘서트를 개최하며 큰 활약을 보였는데 9월 첫 정규 앨범을 발매하며 활동 주무대를 아예 미국으로 옮긴다. 데뷔 15년차인 가비앤제이 출신의 가수 장희영은 지난 8월 8일 결혼과 함께 미국에서의 신혼생활을 계기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3년만에 신곡 ‘있나요’를 발표한 가수 이기찬은 워쇼스키 감독에게 픽업돼 넷플릿스가 방영한 미국 드라마 ‘센스8’을 통해 배우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이 드라마에는 일찍 해외로 진출한 배두나가 주연급으로 출연했다. 또 2NE1 출신의 가수 씨엘도 배우로 변신, 할리우드 영화 ‘마일22’에 출연했다,

지난달 20일 ‘ASK BOUT ME’ 음원을 발매한 박재범도 미국 힙합 레이블 ‘락네이션’과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 내 입지를 굳건히 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미국 유명 래퍼이자 코미디언이고 TV 사회자이기도 한 아콰피나가 박재범에게 콜라보레이션을 제의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 ‘오션스8’에 출연한 아콰피나는 이 영화 홍보 인터뷰에서 이 같은 희망을 직접 피력했다. 방탄소년단의 ‘전하지 못한 진심’에는 세계적인 DJ 스티브 아오키가 참여, 콜라보레이션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태리 강동원 수현

영화 ‘인랑’의 흥행 실패로 몸을 낮추고 있는 강동원은 9월 첫 할리우드 진출작 ‘쓰나미LA’ 촬영에 들어가면서 새로운 모습을 약속했다. 최근 활동명을 바꾼 이태리(이민호)도 할리우드 영화 ‘아나스타샤’ 촬영을 마쳤다. 이태리는 이뿐만 아니라 주연을 맡은 중국 영화 ‘미스터리 파이터’ 개봉을 앞두고 있다.

2015년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과 2017년 ‘다크타워 : 희망의 탑’에 출연한 수현의 활동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올해 11월 개봉할 할리우드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에서 주연급인 말레딕투스 역을 맡아 주드 로와 열연을 펼쳤다.

CJ그룹의 할리우드 진출 소식은 전 세계 엔터 시장의 큰 관심거리이다. 그동안 미국에 한국영화를 수출하거나 리메이크 판권을 판매하기는 했지만 미국 현지에서 제작사로서 작품을 직접 만들고 배급까지 하는 것은 처음이다. CJ는 계열사인 국내 1위 투자·배급사 CJ E&M을 통해 올해 하순부터 미국 현지에서 미 제작사들과 영화를 공동 제작해 북미에 배급한다. 현재 작품 10여 편을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연예인들의 해외활동 못지않게 국내 방송은 케이컬처의 세계화를 위한 ‘글로벌 콘텐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수출이 가능한 프로그램 제작에 일정부분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 외국인을 출연시키면서 케이컬처 본향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MBC ‘일밤-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이다. 지난 2015년 4월 정규 편성된 후 MBC 대표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복면가왕’은 앞서 태국, 중국, 인도 등 해외 7개국에도 포맷 수출됐는데, 미국으로도 진출, 크게 성공했다. 미국에 MBC 프로그램이 수출돼 제작, 방송되는 것은 ‘복면가왕’이 처음이다.

미국판 ‘복면가왕’은 오는 2019년 1월에 첫 방송될 예정이다. MBC ‘복면가왕’을 리메이크한 미국 FOX TV ‘복면가왕(The Masked Singer)’의 첫 트레일러 영상은 최근 공개돼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일 ‘2018 여름 TCA(텔레비전 비평가 협회)’ 프레스 투어와 FOX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미국판 ‘복면가왕’ 트레일러 영상은 10일 만에 약 100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까지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은 한국 TV 예능의 글로벌 콘텐츠 시대를 견인한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각국을 대표하는 비(非)한인들이 패널로 나와서 주어진 주제와 안건에 대해 토론하는 TV 토크쇼로 여러 나라로부터 포맷 구매가 잇따랐다. ‘비정상회의’는 외국인들의 유창한 한국어 실력과 더불어 우리의 시각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관점을 통합적으로 보여주었다. 각국을 대표한다는 이들의 다양한 해석은 그 나라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해 줄 뿐만 아니라 동일한 문제에 대한 타문화가 주는 해석, 다른 각도의 생각으로 시청자들과 패널들의 사고의 폭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지난해 10월, 캐나다에서는 최초로 비한인들로 구성된 패널이 모여 캐나다판 ‘비정상회담’인‘글로벌 수다’가 방영되었다. 캐나다 전역에서 모인 비한인 패널들의 한국문화와 관련된 심도 깊은 텔레비전 토론은 토론토 지역 한인 방송국, ‘아리랑 Korea TV’에 의해 자체 제작되었다. 현지 캐나다인들이 한국과 관련된 주제로 경험담을 나누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자는 의도로 기획·제작되었는데, 정규 프로그램으로 논의될 만큼 호평을 받았다.

‘비정상회담’ 이후 국내 TV 예능 프로그램에는 외국인의 출연 빈도가 잦아졌다. 올리브와 tvN의 ‘서울메이트’, MBC every1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JTBC의 ‘팀셰프’, Mnet의 ‘프로듀스 48’, EBS1의 ‘글로벌 아빠 찾아 삼만리’ 등은 외국인을 주인공으로, 또는 중요 출연진으로 제작되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고 시청률 또한 평균 이상이다.

이외에도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는 여전히 외국인 재연배우들이 출연하고 있으며, SBS ‘런닝맨’은 특별기획 형식으로 외국의 유명인들을 등장시키고 있다. KBS1 ‘다큐 공감’도 한국과 관련된 인물들을 등장시켜, 세계 속의 한국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최근 소개한 미국의 유명 뮤지컬 배우 브래드 리들의 경우가 그렇다.

케이팝이 주도한 이 같은 한국대중문화의 ‘글로벌 콘텐츠’ 확대의 배경에는 해외 케이컬처 팬들의 열성적인 지지가 뒷받침하고 있다. 절대적인 숫자로 보면 그렇게까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충성도만큼은 그 어떤 장르나 연예인의 팬보다도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한국 대중문화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것을 넘어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자발적인 ‘케이컬처 홍보대사’로서 활약해왔다.

이들은 유튜브의 케이팝 뮤직비디오 및 영화와 TV 예능 관련 영상에 자발적으로 영어 및 기타 언어 자막을 제공하고, 관련 반응 영상 등의 자체 제작 콘텐츠를 공유하며 전 세계 각지에 산재해 있는 다른 케이컬처 팬들과 교류하며 온라인상에서 세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새로운 팬들을 포섭해왔다.

1990년대 말 남성 듀오 ‘클론’의 대만 시장 진입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류는 2012년 ‘강남스타일’의 전 세계적 히트로 그 범위를 크게 확장했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의 미국 시장 진입 성공은 케이컬처 한류 시장 확대의 증거임과 동시에 앞으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방탄소년단의 성공과 한국 대중예술인들의 세계 시장 진입 등의 성과는 지난 30년 가까운 세월동안 이루어진 케이컬처 세계화의 인상적인 성취이지만 동시에 이것을 지속가능한 흐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떠한 것들을 고민해야 하는지를 제시하는 새로운 출발점이기도 하다. 현재 케이컬처 시스템의 나아갈 길과 해외 시장 다변화 전략, 그리고 TV 예능의 글로벌 콘텐츠 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한 이유이다.

[시크뉴스 윤상길 칼럼 news@fashionmk.co.kr/ 사진=시크뉴스 DB, MBC 제공,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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