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VIEW] '초능력자'→'인랑'→'귀환', 영화계는 한국판 SF영화에 목마르다
입력 2018. 08.17. 17:33:27
[시크뉴스 이원선 기자] 그동안 할리우드에서나 볼 수 있었던 SF 장르를 이용한 영화가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에서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김민석 감독의 '초능력자'(2010)부터 김지운 감독의 '인랑'(2018)까지. 그동안 영화판에 정형화 되어 있던 느와르 장르가 아닌 SF 장르는 한국 영화의 색다른 이면을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신호탄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울러 영화 '국제시장'(2014)으로 천만신화를 세운 윤제균 감독의 신작 '귀환'과 '신과함께' 시리즈(2017, 2018)로 쌍천만 관객을 기록한 김용화 감독의 '더문(가제)'이 SF장르를 내세워 한국 영화판 출격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최근 SF 장르가 영화판에 쏟아지면서 긍정과 부정의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소재의 다양화 측면에서는 영화계 관계자들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자본이 작품 완성도의 절대요건이라는 측면에서 SF와 판타지 장르에 관심을 보이는 최근 흐름이 한국 영화의 성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을 견지하고 있기도 하다.

SF 영화는 잘만 만들어진다면 한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마켓까지 공략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높아진다. 최근 할리우드가 SF와 판타지에 집중하면서 전 세계적인 수요도 동반 상승했다. 따라서 글로벌 마켓에서 인지도를 높아지고 있는 한국 감독들이 SF 장르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 역시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시의적절한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2010년 개봉했던 영화 '초능력자'부터 2018년 개봉한 '인랑'까지 한국판 SF장르물을 향한 성적표는 낮기만 하다.

'초능력자'는 타인을 조종할 수 있는 초인(강동원)의 능력이 유독 평범한 청년 임규남(고수)에게만 통하지 않자 초인이 임규남을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다.(누적관객수 213만 명)

영화 속 초인이라는 설정이 SF소재로 사용됐을 수는 있지만 사실상 영화를 들여다보면 액션, 스릴러 장르물에 더 가까웠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SF만의 화려한 CG도 없었기 때문에 관객들이 기억하는 '초능력자'는 어떻게보면 SF가 아닌 조금 색다른 액션 정도로 기억됐을 수도 있다.

한국에서 다뤄진 SF라는 점이 다소 어색하게 다가왔지만 소재 빈곤에 시달렸던 한국 영화판에서 감독들은 멈추지 않고 SF 장르를 시도했다.

'초능력자' 이후에는 새로운 빙하기에 인류 마지막 생존지역인 열차 안에서 억압에 시달리던 꼬리칸 사람들의 멈출 수 없는 반란을 그린 '설국열차'(누적관객수 935만 명)가, 그로부터 4년 뒤에는 계획적으로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루시드 드림'을 이용해 과거의 기억으로 가 범인의 단서를 추적하는 내용을 담은 '루시드 드림'(누적관객수 102만 명)이 공상과학을 기반으로 한 영화라는 점을 내세워 SF 장르물로 영화팬들을 만났다.

2018년엔 김지운 감독의 '인랑'이 SF이자 느와르, 액션을 섞은 복합 장르물로 영화판에 나왔다.

'인랑'은 일본 오시이 마모루 감독 원작의 1999년판 애니메이션을 영화로 옮긴 작품으로, 김지운 감독이 2029년 한반도를 배경으로 재설정해 인간병기 인랑의 활약을 그린 SF 영화다. 하지만 '인랑'은 200억 원을 투자한 것에 비해 극심한 부진(누적관객수 89만 명)을 기록하며 개봉 3주만에 VOD 출시라는 굴욕을 당했다.


한국영화에서 SF 장르는 '설국열차'를 제외하고 번번히 실패로 끝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흥행됐던 '설국열차'의 경우도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긴 하지만 크리스 에반스, 에드 해리스 등 다수의 할리우드 배우들이 출연했기에 확연히 '한국판 SF'라고 보기 어렵다. 이렇듯 한국 시장에서 SF 영화의 난항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감독들은 '한국판 SF 영화'에 목마르다.

최근 시크뉴스와 만난 김지운 감독은 '인랑'의 시도 자체를 높게 평가했다. 그에게도 '인랑'은 도전이었지만 "'인랑'을 제작해봤기에 더이상 내가 못 할 것 없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이번을 계기로 본격적인 SF를 해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김지운 감독의 도전에 이어 영화 '해운대'와 '국제시장'을 통해 연이어 천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윤제균 감독도 새 SF 영화 '귀환'으로 돌아온다. 한국 최초의 우주정거장이 배경인 '귀환'은 홀로 남겨진 우주인을 지구로 귀환시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으며 현재 시나리오 마지막 점검 단계에 있다.

윤제균 감독과 함께 '신과함께' 시리즈로 쌍천만 신화를 세운 김용화 감독도 우주로 향한다. 김용화 감독은 우연한 사고로 우주에 남은 한 남자와 그를 무사히 데려오려는 또 다른 남자가 벌이는 필사의 사투를 담은 '더문'(가제)을 제작한다.

블록버스터급 SF영화가 쌍천만 관객을 동원한 감독들을 만났을때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도 하나의 떠오르는 포인트이며,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컴퓨터 그래픽 효과들이 두 SF영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주목해봐야할 부분이다.

갈수록 다양한 장르를 동원한 영화판으로 바뀌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 '귀환'과 '더문'은 한국판 SF라는 말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원선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포스터, 시크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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