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상감독 say] ‘미스터 션샤인’ 이병헌 ‘美 군복’, 천인에서 역전한 ‘귀한 지위’ 반전 코드
입력 2018. 08.24. 15:01:32

tvN '미스터 션샤인'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미스터 션샤인’은 일제강점기 전 열강들의 권력 게임판이 돼버린 1900~1905년 대한제국시대가 배경이다. 역사왜곡 논란이 있을 정도로 민감한 시대를 다루고 있지만 이 드라마는 외세 침략으로 위기를 맞은 조선이 아닌 신분제 사회에서 태어난 이들의 삶이 중심을 이룬다.

tvN ‘미스터 션샤인’은 조선에서 천한 신분으로 태어난 두 명의 남자와 귀한 신분으로 태어난 한 남자가 귀한 이들 중에서도 가장 존귀한 신분의 여자 고애신을 사랑하면서 겪는 사회적 갈등을 다룬다.

노비로 태어나 최고 열강인 미국의 군인이 돼 돌아온 유진 초이, 백정의 아들로 태어나 일본으로 가 야쿠자가 돼 돌아온 구동매, 자신에게 귀한 신분을 안겨준 집안의 권력을 부정하지도 받아들이지 못해 일본에서 10년을 칩거하다 돌아온 김희성.

같이 섞일 수 없고, 섞여서도 안 되는 신분과 이해관계를 가졌음에도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면서 운명 공동체가 되는 기이한 상황에 맞닥뜨린다.

이 극에서 단연 중심은 이병헌이 맡은 동양인 최초 미국 해병대 장교 유진 초이다. 유진 초이는 사복 차림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군복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현재도 미 해병대는 군인 정신의 상징으로 여겨질 정도로 자부심이 큰 군대이다. 따라서 ‘미스터 션샤인’에서 미 해병대 장교 유진 초이의 군복은 황무지를 거대 자본주의국가로 만든 미국의 힘과 권력의 상징이다.

특히 유진 초이에게 군복은 조선에서는 천한 신분으로, 미국에서 동양인이라는 인종으로 차별받은 과거를 지우는 인생 역전의 장치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암살’ ‘밀정’ ‘아가씨’ 등 작품성은 물론 비주얼에서도 극찬 받았던 일제강점기를 소재로 한 이 영화들의 의상을 책임졌던 의상감독 조상경이 ‘미스터 션샤인’의 의상을 맡고 있다.

이 드라마가 영화적 느낌이 충만하다는 평을 받고 이유 중 하나가 의상이다. 영화의상은 고증이 중요하지만 특히 시대극은 명확하게 하나의 흐름이 있는 사극과 달리 여러 시대와 국가가 교차하는 지점이어서 고증이 특히나 중요하다.

무엇보다 유진 초이의 해병대 장교 복장은 굴곡진 인생사에 정점을 찍는 것과도 같은 부분이기에 고증이 중요했다.

조상경 감독은 “의상 작업이 촬영 시작 1달 전부터 들어갔다. 영화에서 비슷한 시기의 작품을 많이 해서 리서치 기간은 줄일 수는 있었지만 의상을 만들기까지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라며 “특히 군복은 고증이 중요하다. 이 작품은 기간도 충분치 않아서 외주제작을 맡겼다”라며 극박 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미국에서 군복을 전문으로 제작해주는 업체에 의뢰하면서 고증에 대한 고민은 덜었으나 결국 제작기간이 문제였다.

조 감독은 “군복 제작에 3개월이 걸렸다.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었기에 촬영을 미루는 등의 배려로 유진 초이의 군복을 완성할 수 있었다”라며 속도가 중요한 드라마에서 군복을 위해 3개월이라는 시간 할애가 가능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병헌이 입고 나오는 군복이 한 두 벌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지만 예비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옷까지 포함해 일반 의상과는 비교할 수없을 만큼의 수고로운 노력이 들어갔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이처럼 철저한 고증과 준비를 거친 군복이 있었기에 노비라는 신분으로 미국 해병대 장교가 된 유진 초이의 캐릭터가 설득력을 가질 수 있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tvN ‘미스터 션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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