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읽기] 오리온 담철곤 회장 ‘블랙 재킷+화이트 폴로셔츠’, 압도적 패피 블레임룩
입력 2018. 09.10. 15:38:34

오리온 담철곤 회장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오리온 2세 경영인 담철곤 회장이 지난 2011년에 이어 회삿돈 횡령 혐의로 경찰청에 출석한 가운데 그의 옷차림이 묘하게 시선을 끌었다.

담 회장은 영화에서 수없이 복제돼온 경영인의 휠체어 출석이 아닌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잡을 데 없는 세련된 모습으로 포토라인에 섰다. 짧은 시간에 포착된 이 장면은 2, 3세 체제의 재벌 기업 경영진의 세대 교체와 법에 저촉되는 행위 대한 검경찰의 압박에 대한 달라진 대응법 등 많은 것을 시사했다.

담 회장은 경영인들의 블레임룩 코디인 블랙 혹은 그레이 슈트의 법칙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전형적인 신사복 차림의 정치인 혹은 경영인들과 달리 캐주얼 블랙 포멀룩 차림으로 등장해 64세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젊은 감각을 보여줬다.

상, 하의는 미묘하게 톤이 다른 블랙 콤비네이션 슈트로 재킷의 화이트 단추와 이너웨어로 입은 화이트 폴로셔츠, 위빙 벨트까지 캐주얼 코드로 감성 나이를 낮추는 효과를 냈다. 여기에 염색하지 않은 반백 헤어와 스퀘어 테의 검은 뿔테 안경까지 ‘곤경에 처한 경영인’으로 설정된 콘셉트가 아닌 옷차림이 ‘혐의 없음’을 주장하고 있음을 시각적으로 주장하는 듯한 효과를 냈다.

이는 취재진들의 쏟아진 질문에 “그런 적 없습니다”로 일관하는 대응과 일맥상통했다.

담 회장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경기도 양평에 개인 별장을 짓는 과정에서 법인자금 약 200억 원을 공사비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11년에도 비자금 160억 원을 포함한 회삿돈 300억 원대를 횡령하거나 정해진 용도·절차를 따르지 않고 사용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은 바 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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