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 땅을 소재로 풀어낸 인간의 욕망에 더한 화려함과 웅장함 [종합]
입력 2018. 09.11. 17:29:12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영화 '명당'(제작 주피터필름)이 오는 19일 개봉된다.

'명당'의 언론시사회가 박희곤 감독, 조승우 지성 백윤식 김성균 유재명 이원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11일 오후 2시에 열렸다.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다룬 작품이다. 기획부터 시나리오 개발·제작·촬영에 이르기까지 12년에 걸쳐 완성된 영화로, '퍼펙트 게임' '인사동 스캔들'의 박희곤 감독이 '사도' '관상' '왕의 남자' 등의 제작진과 합심했다.

박희곤 감독은 "'명당'은 역학 관련 세 번째 영화"라며 "'관상' '궁합'은 정해진 운명에 따라야 하는 인물의 이야기였다면 '명당'은 그 땅을 선택하느냐, 어떻게 대하느냐를 인물이 결정하는 것이기에 그 부분에 중점을 뒀다"고 연출 포인트를 짚었다.

이어 그는 "격동기였다는 조선 말, 허구와 실제 인물을 잘 결합시켜 보여주고자 했다"며 "어떤 지점에선 역사적 사실을 가져와 픽션으로 가공했다. 어떤 지점이 나을지 사실을 사실대로 보여줄지, 새롭게 가공할지 인물에 맞춰 풀어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땅을 딛고 살아가야 하는데 어느 순간 땅에 매몰되어 살아가는 느낌"이라며 "가장 중요한 게 나, 가족인데 어느 순간 땅, 집이 중요한, 가치관이 뒤바뀐 느낌이다. 역사를 보니 현대뿐 아니라 과거 역시 사람을 지배하는 장치가 땅이었던 것 같다. 그런 부분을 극 중 캐릭터를 통해 표현했다"고 전했다.

땅의 기운을 읽어내는 천재 지관 박재상 역을 맡은 조승우는 "작업하며 고생 많이 한 것 같다"며 "최선을 다해 찍은 게 화면에 잘 나온 것 같아 옆에 있는 선배님들과의 작업이 소중했다. 많은 감동을 받았다. 너무 좋았던 시간 같다"고 운을뗐다.

이어 그는 "자신의 신념을 말했을 뿐인데 가족을 잃고 13년간 복수의 칼날을 갈아온 인물"이라며 "세도가가 나라를 흔드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쓸 것인지, 전형적이긴 하지만 가진 능력을 올바르게 써야겠다는 것을 중요한 신념으로 느낀 캐릭터라 생각한다"고 자신이 연기한 인물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 영화가 땅이란 걸 빼도 전혀 상관 없는 영화인 것 같다"며 "현 시대, 과거를 봤을때 이 작품이 주는 묵직한 메시지는 인간이 가지지 말아야 할 욕망, 생각을 꼬집는 것 같다. 어떤 것이 올바른 생각인지를 돌아보게 하는 작품인 것 같다"고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에 관해 전했다.

몰락한 왕족 흥선을 연기한 지성은 "스스로도 내가 잘 하는 것, 부족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함께 한 선후배의 연기를 보며 영화의 재미를 떠나 선후배님들의 연기에 감동받았다. 시나리오를 봤기에 알고 있으니 선후배님들의 연기를 보며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명당'을 공부하는 측면에서 택했다. 참여하며 배우들, 스태프들과 함께 하면서 내 뜻과 걸맞게, 많이 배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극 중 후반부로 갈 수록 격해지는 인물의 감정을 표현한 그는 "순차적으로 예상하고 감정과 상황을 토대로 표현했다. 실제 몸을 고생시키며 심적인 부분을 표현했다"며 "흥선을 맡고 가장 힘들었던 건 '그가 어떤 사람이었을까?'란 생각이었다. 세도정치로 인해 어려워지고 혼탁해진 조선의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이 나라를 올바르게 개혁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그의 젊은 시절의 리더십과 올바름을 표현하려 했다. 어떤 계기들로 인해 (생긴) 흥선의 의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후반 흥선의 모습은 개인적으로 가슴아팠다. 지금 우리 나라도 병을 앓았던 시기에 촬영을 했기에 개인적으로 흥선을 통해 캐릭터의 책임감을 느꼈다. 그런걸 토대로 광기 아닌 광기를 표현했다"고 전했다.

세도가의 2인자 김병기를 연기한 김성균은 "좋은 가문에서 태어나지만 아버지 앞에서 억눌리고 스트레스가 많은 부분에 신경 쓰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영화가 추석에 잘 맞는 영화"라며 "고향에 가면 어르신들이 항상 묘자리를 말씀하시던데 가장 추석과 어울리는 영화라는 점이 우리 영화의 강점"이라고 전했다.

타고난 장사꾼 구용식을 연기한 유재명은 "이 자리에 같이하지 못한 많은 인물이 있는데 그 인물이 다 살았던 것 같다"며 "인물이 가진 신념, 민초의 생명력을 재미있게 조화롭게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 영화가 그걸 잘 표현한 것 같아 좋다. 하모니가 잘 이뤄진 인물들의 합이 보였다"고 영화를 본 소감을 밝혔다.

그는 "구용식이 말하는 땅은 한줌 재로 돌아가는 무의미하고 허망한 것"이라며 "계속해서 극 중 누군가를 죽이고 차지하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지금 있는 것들이 중요하지 않느냐를 보여주는 인물 같다. 그런 것들에 바탕을 두고 인물을 표현하려 했다. 어떤 부분은 재미있게 표현되지만 한 방향성을 표현하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권력을 뺏긴 왕 헌종을 연기한 이원근은 "모든 선생님, 선배님들이 그렇겠지만 한 컷 한 컷 다 소중한데 영화를 보며 한 컷을 위해 모두가 쏟은 열정이나 노고가 대단했다"며 "헌종이 실제로도 여덟 살에 왕 위에 올랐다. 분노해 있고 슬픈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감회가 새롭고 벅차고 떨리는 복합적인 감정이 든다"고 영화를 처음 본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선생님들과 호흡을 맞춰 영광이었는데 긴장도 됐다"며 "선생님께 많이 배웠고 한 편으로 감사했고 더 잘 하지 못한 부분은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어떻게 표현할지 걱정했는데 현장에서 감독님이 많이 도움을 줬다. 영화 속에서 헌종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말을 자주 하셨는데 헌종은 권력을 점차 빼앗기는 왕"이라며 "그로 인해 비춰지는 유약함이 있다고 하셨다. 이 캐릭터가 1차원적이지 않다는 걸 알게됐다. 김좌근과 마주보는 마지막 장면을 가장 고민했는데 그 장면에서 끊임없이 힘을 주신 감독님, 선생님들이 있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조선 최고의 권력 가문인 장동 김씨 세도가의 수장 김좌근 역을 맡은 백윤식은 "내가 출연한 영화인데도 재미있게 봤다"며 "소재가 와닿았고 풍수지리라는 개념, 흥미있는 소재를 가지고 인간이 어떻게 다루고 대처하느냐를 다룬, 복합적 요소가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소재 자체가 대단히 흥미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상' '명당'에 다 참여했는데 둘 다 역사적 사실이 있는 인물이라고 알고 있다"며 "김종서는 문무를 겸한 충신, 김좌근은 명당을 찾아 대대로 권세를 누리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둘 다 조선시대 권력층에 있는 인물인데 한 분은 충신의 개념, 또 한 인물은 장동 김 씨라고 해서 세도가 대단했던 인물이다. 캐릭터상으로 볼 때 둘 다 조선시대에 존재한 양반이다. 인생 철학이 다른 것 뿐이다. 거기에 중점을 두고 인물을 분석했다. '관상'에 출연했기에 '명당'에도 참여해야할지 고민을 많이 하고 나름대로 분석해 참여했다. 주변에서 두 작품에서 표현하는 캐릭터가 다르다고 들어 위안이 됐는데 관객의 평이 궁금하다"고 전했다.

아들 역할로 호흡을 맞춘 김선균에 대해서는 "부자간의 연기가 어려운 상황인데 현장에서 편안하게 했고 김선균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원근에 대해서도 "막 시작하는, 앞길이 창창한 귀여운 배우"라며 "열심히 하며 감정에 몰입하는 과정들에서 같이 호흡했다.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명당'은 땅을 소재로 인간의 욕망을 다뤘다. 다채로운 촬영 기법과 웅장한 음악, 배우들의 열연이 조화를 이룬 작품으로, 욕망과 관련해 무엇이 올바른 선택인지, 그렇지 않은지 등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화려한 볼거리와 묵직한 주제로 올 추석 극장의 주인공이 될 지 점령할 지, 기대를 모은다. 러닝타임 126분. 12세 이상 관람가.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브이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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