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당' 조승우, 이유 있는 자신감 "아쉬움을 남기고 촬영을 끝내지 않는다" [인터뷰②]
- 입력 2018. 09.13. 20:23:12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아쉬움을 남기고 촬영을 끝내지는 않아요."
배우 조승우는 작품에 대한 아쉬움에 관해 묻자 단호하고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 그래서인지 출연작 가운데서도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지 않았다. 이유 있는 자신감이 아닐까.
"내가 한 작품 다 썩 나쁜 작품은 없다고 생각한다."
13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조승우를 만나 영화 '명당'(연출 박희곤 감독, 제작 주피터필름)을 주제로 작품과 연기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다룬 작품이다. '퍼펙트 게임' '인사동 스캔들'의 박희곤 감독이 '사도' '관상' '왕의 남자' 등의 제작진과 합심했다.
"원톱 투톱 난 그런 거 별로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부담만 더할 뿐이다. 어떤 작품 안에서 연기한다는 것 자체는 상대 배우와 좋은 합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누구 하나 튀어나오고 솟아있는 건 원하지 않는다. 두루두루 보였으면 한다.
"시나리오를 볼 때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조승우는 "사실 요즘 뭘 봐야 될지 정말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가장 꺼려하는 건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다. 누구나 다 사용하는 설정들, 한 마디로 이미 답이 나와 있는, 예상이 되는 시나리오. 이전의 형식 그대로 소재나 인물, 캐릭터만 바꾼 우리에 익숙한 것들. 거기서 조금씩 변화된 것들은 하고 싶지 않다. 소재도 고갈돼 가고 있고 관객 수준도 너무 높아져 그런걸 다 만족시키는 작품이 흔치 않지만 이제 새롭지 않으면 외면받을 것 같다. 그래서 난 최대한 새로운 걸 찾는다. 얼마 전 '서치'란 영화를 봤다. 그 어떤 카메라 기법도 없고 두 시간 반 가량 지루함 없이 이끈다. 물론 내용은 보다보면 예상 가능하다. 반전의 크기가 그리 크지도 않지만 연출에 있어 굉장히 신선함을 느꼈다. 오히려 내용의 진부함을 떠나 형식의 새로움에 정면 돌파해 성공한 것 같다. 그게 시사하는 바가 굉장히 크다. 정말 재미있게 봤다. 그런 걸 원한다."
이른바 '원톱'이든 '투톱'이든, 혹은 카메오든, 역할의 비중을 가리지 않는다는 조승우. 독립 영화에도 마음을 열어두고 있는 그는 보다 흥미로운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
"가리지 않는다. 예전에 TV 단막극(MBC 드라마 페스티벌-이상 그 이상)에 출연한 적이 있다. '마의' B팀 연출 최정규 PD, 김이영 작가가 같이 쓴 거다. 그런 것도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다. '암살' 때 카메오로 나온 것도 마찬가지다. 가리고 싶지 않다. '복숭아나무'도 마찬가지. 흥행이나 작품성, 결과를 떠나 시도 자체가 흥미롭고 신선하면 해보고 싶다."
조승우는 "모든 작품 다 똑같은 기준으로 택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가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그가 '명당'을 택한 이유와 같다.
"내가 연기를 하는 이유가 '하고 싶어서, 할 줄 아는 게 이것밖에 없어서'지만,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조금이라도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는 거다. 사회적으로나 인간의 삶에 있어서 조금의 의미는 줄 수 있어야 한다. '의미 없는 작품을 하지 말자'는 생각을 한다. 봐주시는 분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주고 조금이라도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싶다. 단순히 '이건 재미로 보는 거예요' '멋있는 거예요' 라는 건 하고 싶지 않다. 그런 의미가 있는 작품이어야 10년, 15년이 지나도 그 작품이 계속 의미 있게 남아있을 수 있다."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메가박스 중앙 플러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