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괴’ 김명민 “막연한 불안감有” 크리처 불모지서의 도전 [인터뷰]
입력 2018. 09.18. 15:50:20
[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영화 ‘괴물’ 이후로 성공한 적 없었던 한국에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크리처무비가 등장했다. 코미디, 사극, 범죄 수사물 등 장르에 구애를 받지 않았던 배우 김명민에게도 조선시대 크리처 무비는 쉽지 않았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시크뉴스는 영화 ‘물괴’(감독 허종호)에 출연한 김명민을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물괴’는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괴이한 짐승 물괴가 민심을 흉흉하게 하자 옛 내금위장 윤겸이 중종의 명을 받아 물괴의 실체를 찾아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김명민이 윤겸을 맡았다.

‘조선 명탐정’ 시리즈를 비롯해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불멸의 이순신’에 출연해 사극에는 일가견이 있었던 김명민이었지만 ‘물괴’는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영화의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물괴가 촬영 당시에도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촬영기간 동안에는 정확한 물괴의 형태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막연하게 연기를 하다 보니 불안함이 있었다. 윤겸이 물괴를 마주했을 때 어느 정도의 불안함을 가지고 연기를 해야 할 지도 몰랐다. 제가 생각했던 물괴의 모습보다는 혐오스럽고 무서워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물괴의 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으니까.”

함께 호흡하는 배우와 감정을 공유하며 서로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는 것이 일반적인 연기라면, 크리처물은 형태 없이 대역이 특수 분장 옷을 입고 연기를 하기 때문에 밀도가 떨어질 수 있다. 간혹 CG나 배우의 연기가 매끄럽지 않고 튀는 이유 또한 이 때문이다.

“연기하기에도 힘들었다. 상대방과 호흡이 없이 연기를 해야 하니까. 가끔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엉성함이 느껴지는 것이 같은 이유다. 우리는 할리우드 영화 같은 화려함이 없지만 물괴와 직면했을 때의 밀고 당기는 게 있다. 그래서 그런 것을 상상하면서 호흡하고 상상력을 하나로 만들어 연기를 하자고 했었다. 물괴가 없어도 우리 영화를 보는 맛으로 밀도 있어야한다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다.”

김인권, 혜리, 최우식을 이끌고 가는 것은 가장 연기 고참인 김명민의 몫이었다. 전체 연기의 톤앤매너를 맞추는 것도, 후배들을 이끄는 것도 자신의 몫이라며 선배다운 모습을 보였다.

“다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쉬운 게 아니다. 사실 차라리 막내가 편하지(웃음) 제 할 일이 많지만 연기로 본다면 어렵지 않았다. 쉽게 생각하면 우리의 적은 물괴 하나다. 목표가 하나기 때문에 각자 하는 것을 알아서 하면 되고 캐릭터간의 ‘케미’를 봐야할 부분도 쉬웠다. 정치색이 등장하긴 하지만 물괴와 다른 것을 생각하기에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영화는 조선시대의 괴 생명체인 물괴와 이를 잡는 수색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을 뿐만 아니라 중종(박희순)과 이에 반하는 심운(이경영)의 세력도 함께 다룬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했기에 정치적인 부분도 함께 담아야했다. 김명민은 이를 “장단점이지만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을 밝혔다.

“역사 실록에 있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역사적인 배경을 깔아놓고 시작해야한다. 그러면 크리처와 오락영화가 맞지 않다. 우리의 장점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트루 스토리다. 이건 어마어마한 장점이다. 거기에 크리처가 더해진 것이다. 영화의 균형이 깨지면 그냥 평범한 사극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영화를 보면 실록의 고증을 살리고자 한 부분이 보인다.”

이와 함께 김명민은 ‘물괴가 주인공인 영화에 물괴가 너무 늦게 등장한다’는 평도 반박했다. 단순히 오락영화로만 기대하는 관객과 어느 정도 역사적 배경을 바라고 영화를 찾는 관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합의점이었다고 설명했다.

“물괴가 너무 늦게 등장했다는 것도 이해를 한다. 하지만 앞부분도 필요한 서사다. 그리고 앞부분이 많이 축약됐다. 내용도 있고 호흡도 긴데 제 생각으로는 자르길 잘 한 것 같다. 의견이 많긴 하지만 다 만족시킬 수 없다고 본다. 합의점을 아주 잘 찾지 않았나 싶다.”

극 중에서 윤겸의 딸로 등장하는 명(이혜리)는 친딸이 아니다. 부모를 잃고 구사일생한 소녀를 거둬 친딸처럼 키우지만 이로 인해 윤겸은 ‘역병에 걸린 소녀를 데리고 왔다’는 사실이 발각돼 궁궐에서 쫓겨난다. 단순히 아이를 거둬야겠다는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 백성을 향한 애민정신이 담겨 있는 것이었다.

“명을 데려온 것은 왕권인 지금의 정치에 반하고 백성의 편을 들겠다는 전체적인 의미가 달려있는 것 같다. 역적이라고 불리면서까지 촌에서 생활하는 것은 왕명에 불복하지 않겠다는 뜻이고 수많은 적이 생긴다. 그런데 명을 지키는 것이 백성을 지킨다고까지 영화에서 보이지 않지만 윤겸은 그런 생각으로 명을 지킨다. 대사로 나오지 않나. ‘아이하나 지키지 못하면서 백성을 지키겠냐’고. 이는 윤겸이 백성을 향한 애민정신이라고 보인다.”



무엇보다도 김명민에게 가장 큰 고민은 자신의 연기보다 물괴의 완성도였다. “걱정보다 반신반의”라고 표현했던 김명민에게 이번 작품은 신나는 도전이었다. ‘모 아니면 도’인 도전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사람들을 높게 평가했다.

“크리처 불모지에서 수많은 분들이 도전하고 계셨다. 상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누가 시도를 하겠냐. 아예 할 생각을 안 한다. 그 금액이면 얼마든지 잘 될 수 있는 영화를 할 수 있지 않냐. 우리나라 사람들이 크리처 무비를 좋아하고 실록에 있는 내용을 만든다는데 얼마나 대단하냐. 이 영화의 흥망을 떠나서 박수를 받을만 하다고 본다. ‘물괴’가 잘 되면 ‘괴물’의 아성을 있는 한국의 크리처 무비로 이어갈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또 다음 작품이 탄생하지 않겠나. 한국에도 크리처무비 장르가 만들어질 것이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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