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의 타는 목마름을 해소해준 ‘물괴’ [인터뷰]
입력 2018. 09.19. 09:34:22
[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그간 크고 작은 영화에 출연하며 50여 편이 넘는 필모그래피를 쌓은 배우 김인권에게 ‘물괴’는 목마름을 해소해주는 작품이었다.

지난 12일 개봉한 영화 ‘물괴’(감독 허종호)는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괴이한 짐승 물괴가 민심을 흉흉하게 하자 옛 내금위장 윤겸이 중종의 명을 받아 물괴의 실체를 찾아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김인권은 윤겸(김명민)의 옆에서 함께하는 무사 성한으로 분한다. 또한 ‘물괴’의 진정한 주인공인 물괴 목소리 역을 맡았다.

김인권은 오는 10월 개봉하는 ‘배반의 장미’를 앞둔 상황. 지난 1월 개봉작 영화 ‘비밥바룰라’를 비롯해 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돌아와요 아저씨’와 ‘고산자, 대동여지도’ 등에서 조연을 맡은 그에게 ‘물괴’의 성한은 이전과는 결이 다른 캐릭터였다.

김인권은 그간 “목마름이 있었다”라고 표현했다. 주연을 맡았던 영화 ‘약장수’에선 대리운전, 일용직 등을 전전하는 신용불량자 일범 역을 맡아 보는 이로 하여금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을 일깨워주나 그의 설명에 따르면 ‘삶에 찌든 느낌’이 있었기 때문. 그러나 이번 ‘물괴’는 초등학생인 자신의 세 딸들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기에 아빠로서의 기대감이 있었다.

“‘물괴’는 엔터테인먼트 영화니까 전작과 달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즐거움이 있다. 명절 때 영화관에 데려가겠다고 약속을 했다. 세 딸들이 반응하는 지점이 물괴라는 크리처에 대한 호기심이다. 영화가 초등학교 1학년도 볼 수 있으니 조금 기대를 하고 있다.”

또한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무사 도부장을 맡았던 김인권에게 성한은 두 번째 무사 캐릭터였다. 그는 이전과 다른 강한 느낌을 주기 위해 체중과 근육을 늘리는 등의 부분에 신경을 썼다.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입었던 옷과 지금의 의상이 별반 다르지 않다. 갓을 쓰지 않았다는 것뿐이지 엄청난 정서의 변화를 주지 않으면 도부장을 연상시켜 ‘물괴’의 환상을 깨고 영화에 방해가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조선시대 무사처럼 굵은 근육을 만들고 무사 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도부장 보다 강한 캐릭터, 윤겸을 비롯해 수색대원들과 함께하는 ‘물괴’에서 김인권은 전과 다른 액션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본격적인 액션 연기를 알리는 것은 아니라며 겸손한 자세를 취함과 동시에 “무술 감독에게 칭찬도 받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본격 상업영화고 액션 영화지만 꿈을 이뤘다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물괴에게 도망가기 바쁘니까.(웃음) 사실 20대 초반에 액션 배우가 되겠다는 꿈이 있어서 합기도도 했었는데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 이번에는 구르기와 검 액션 등이 있었는데, 20대에 익혀놔서 그런지 아직 몸에 남아 있더라. 감독님도 ‘잘 한다’고 격려를 해주셔서 힘이 됐다.”

특히 한국 영화 특성상, 크리처가 핵심인 ‘물괴’에 출연하고 연기를 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었을 테지만 김인권은 함께 호흡을 맞춘 김명민에게 공을 돌리며 존경심을 표했다.

“저도 연출 공부를 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괴수 영화를 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한번 괴수 영화가 나오면 새로운 창의적인 영화가 나올 것이고 리스크가 커도 과감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김명민 선배님하고 호흡을 맞추는 일은 설레고 영광스러운 자리다. 어떤 역할을 하면 인생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데 김명민 선배는 ‘불멸의 이순신’을 104회나 하신 분이 아닌가. 역시 현장을 잘 이끌어나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더군다나 영화에서 저와 ‘케미’를 보여야 하는데 그 ‘케미’를 위해 카메라 뒤에서 엄청 노력을 하신다. 참 존경스러운 분이다.”



영화 후반으로 달려갈수록 긴장감이 조성된다. 수색대원인 윤겸, 성한, 명(이혜리), 허 선전관(최우식)이 함께 물괴를 피해 도망가고 이를 바라보는 관객들은 공포감을 느낀다. 실제 장소가 아닌 대부분 CG로 구성된 곳에서 배우들과 함께하면서 김인권은 가족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다 같이 도망가는 장면을 여러차례 찍으면서 우리끼리 돈독해졌다. 집단의식이 무서운 게, 첫 테이크는 동작 맞추느라고 고생했는데 하면 할수록 공포감이 몰려오더라. 진짜 무서웠다. 나 혼자 했으면 안 됐을 것 같다. 같이 연기하기에도 좋았고 나중에는 재밌어서 애드리브하고 농담도 했다. 다들 혈연이 아님에도 가족 같았다. 서로 의지하면서 캐릭터 겹치는 부분이 없어 견제할 일도 없었다. 서로 상대가 없으면 안 되는 분위기여서 참 좋았다.”

김인권은 ‘물괴’에서 대부분의 코믹한 부분을 담당한다. 그의 강점이자 특징이나 다름 없는 유쾌한 애드리브는 수많은 고심 끝에 탄생한 결과물이었다. 관객 한 명의 웃음을 터트리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와 시간을 많이 들였던 것이다.

“반 이상은 감독님과 정태원 대표님의 아이디어다. 코미디 감독님이시다 보니까 토씨 하나도 웃음이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에 따라 다르니 후시녹음을 20회차 했다. 그래서 ‘촬영보다 왜 후시가 더 많냐’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애드리브에 신경을 많이 썼고 현장에서 함부로 애드리브를 했다기보다는 서로 정제를 하면서 했다. 오락 영화로서 공을 많이 들인 부분이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김명민과 함께하는 오락영화라는 점에서 김명민의 전작 ‘조선명탐정’ 시리즈는 피할 수 없는 지점이다. 이러한 지적에 김인권은 솔직한 입장을 밝히며 “익숙함이 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소신을 밝혔다.

“‘조선명탐정’을 참고하지는 않았지만 비슷하다는 얘기를 들을 수는 있다고 생각했다. 개봉 시기나 잔상이 남아있으니까. 오히려 김명민 선배님 옆에서의 콤비는 그것만큼은 보여야하지 않을까했다. 그 정도는 보여드려야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목표치였다. 익숙함이 해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배우가 달라졌으니까.(웃음) 오달수 씨는 뜨는 목소리지만 저는 톤이 낮지 않나.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선배님과 호흡을 보이고 싶었다.”

곧 개봉하는 ‘배반의 장미’를 비롯해 김인권은 바쁜 2018년을 보낼 예정이다. 최근 단편영화 두 편에 참여했으며 그 외에도 개봉할 영화가 준비하고 있다. 귀신, 코미디, 액션, 애로성 드라마 등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하게 도전하고 있는 김인권은 “멀티맨이 되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배반의 장미’에서 맡은 캐릭터는 지금까지 맡았던 인물들이 우울했던 것들을 다 합친 것보다 우울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코미디 영화다. 제가 굉장히 정서적으로 다운된 중심축을 잡고 있다. 독특한 영화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전을 통해서 찾는 과정이 재밌고, 그런 도전을 통해서 주머니 하나씩은 갖고 싶다. 그리고 새로운 어떤 작품이 오더라도 이를 통해서 스릴과 오락적 재미를 줄 수 있다면 배우로서는 굉장히 재밌는 작업이 될 것 같다. 배우로서의 최대치까지 할 수 있다면 쌓고 싶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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