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상감독 say] 김정은 VS ‘공작’ 이성민 ‘인민복’ 차이 키워드 #시대차 #신분차_원단
- 입력 2018. 09.19. 12:20:18
-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인민복은 2018 SS 런웨이를 장악했던 핫 아이템이다. 유스컬처가 여전히 패션계에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이데올로기 분열의 상징 키워드인 인민복이 워크웨어의 범주에서 디자이너들의 애정공세를 받았다.
영화 '공작' 이성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때를 맞춰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판문점을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검은 인민복은 사회주의의 정체성을 가감 없이 드러낸 드레스코드로 런웨이에 올린 것과는 다른 무게감이 시선을 끌었다.
북파 간첩을 소재로 한 영화 ‘공작’에서 외화벌이를 하는 북한 고위간부 리명운 역할을 맡은 이성민의 인민복과 김정은 인민복은 미세하지만 시대의 간극을 함의하고 있다.
‘공작’ 영화의상감독 채경화는 “90년대 초반 배경에 걸맞게 어깨선에서 몸판까지 각을 잡았다”라고 설명했다. 리명운은 극 중에서 개방 정책을 지향하지만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에 충실하고 북한 주민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인물로 강직한 성품이 항상 반듯한 옷매무새를 보여준다.
김정은의 인민복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2018년에 걸맞게 자연스러운 실루엣으로 리명운의 긴장감 있는 아웃피트와 미세한 차이가 있다.
실제 지난 18일 ‘2018 남북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평양 순안공항에서 열린 환영행사에 참석한 김정은은 부드럽게 둥글린 칼라와 언컨스트럭티드 재킷 같은 패턴으로 사회주의 지도자의 서슬 퍼런 권위적인 모습이 아닌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렇다고 이성민의 인민복이 구시대 버전은 아니다. 채 감독은 중국 단동에서 북한 군복과 인민복을 직접 구입해 자료를 찾아가며 인민복을 제작했다.
채 감독은 “김정일 김정은의 인민복을 직접 볼 수 없어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북한 고위급의 인민복은 고급 양복지라고 해서 고급 양복 원단을 써서 인민복을 색깔별로 다르게 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2박 3일이 일정으로 평양에서 열리는 ‘2018 남북정상회담’은 18일 첫날 열린 공식행사에서 젊은 리더 김정은, 평양 거리와 시민 등 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공작’과 같은 듯 다른 모습이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뉴시스,영화 ‘공작’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