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시성' 남주혁 "시간 걸려도 꾸준히 달릴 것… 노력하면 안 되는 건 없죠" [인터뷰②]
- 입력 2018. 09.19. 14:22:07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모델’로 얼굴을 알려 훈훈한 비주얼로 인기를 얻은 남주혁은 어느새 ‘배우’라는 수식어가 더 익숙해진 연기자의 눈빛을 하고 있다. 이제는 비주얼 뿐 아니라 연기의 발전이 기대되는 배우로 크게 한 걸음 내딛었다.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남주혁을 만나 영화 '안시성'(연출 김광식, 제작 영화사 수작·스튜디오앤뉴)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안시성'은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다룬 액션 영화. 남주혁은 안시성 출신 태학도 수장 사물 역을 맡아 열연했다.
남주혁은 촬영 현장에서 막내인 자신 뿐 아니라 주변을 챙기는 조인성을 보며 훗날 자신이 선배의 입장에 섰을 때를 그렸다.
"형이 정말 잘 챙겨줬다. 막내다 보니 현장에서 쭈뼛쭈뼛 하는 상황이 많았다. 한 번 더 가고 싶은데 상황이 그래서 (조)인성 형에게 '다시 가도 될까요?' 하고 소곤소곤 말했다. 내가 쭈뼛쭈뼛 하는 걸 보고 형이 대신 말해줬다. 정말 감사했다. 그런 부분이 정말 감동이었다. 나도 나중에 선배가 된다면 이렇게 후배 동료를 정말 잘 챙기는, 스태프까지 안 놓치고 잘 하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옆에서 보기에 완벽했던 것 같다."
김광식 감독은 남주혁에게 어떤 디렉션을 줬는지, 남주혁 역시 어떻게 그의 디렉션에 따랐는지 물었다.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현장에서 리허설도 많이 하고 하루 이틀 촬영 하다 내게 다 맡겨줬다. 궁금한 게 많아 '이렇게 해도 될까요? 저렇게 해도 될까요?' 하고 물었다. '이 장면을 난 이렇게 하고 싶은데 감독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느냐? 난 이렇게 진행되다보니 이렇게 될 것 같다' 는 등의 말을 하면 흔쾌히 받아들여 주신다. 디테일은 이야기를 많이 안 했다. 그 얘긴 했다. '딱 내가 생각한 사물 캐릭터 그 모습 그대로 잘 해주고 있다'고."
지난 2013년 모델 활동을 시작해 2014년 드라마 '잉여공주'를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그는 사실 연기를 꿈꿨다기보다 우연히 시작하게 됐다. 그의 발전되는 연기를 보고 있자면 놀라운 사실이다.
"멋진 모델이 되고 싶은 한 청년이었다. 우연찮은 기회로 (2014년) 악동뮤지션 뮤직비디오를 찍고 연기에 대한 기회가 있어서 촬영을 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했다. 그러다보니 욕심이 생기고 재미와 호감을 느끼고 새로운 꿈이 생겼다. 모델이 아닌 연기자, 그 꿈을 이루려 계속 달려 나가고 있다."
진정한 배우로 성장하고 싶어 노력해오는 동안 그리 칭찬 받지는 못했다는 그는 "그렇기에 칭찬 받기 위해 더 열심히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항상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워하고 자신에게 엄격한 편인 그는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앞선 인터뷰를 통해 배성우는 남주혁에 관해 '농구선수 출신이라 승부욕이 있다'고 말하기도.
"맞는 것 같다. 연기자란 꿈이 생겼을 때 승부욕이 생겼다. '당장 내일 잘 해야지' 보다 이 일을 꾸준히 해서 결국엔 많은 사람 또는 몇 몇에게 좋은 말을 듣고 싶다. 지금은 불안정한 배우라 생각한다. 먼 훗날, 10년 뒤 쯤 안정감 있는 배우, 생각나는 배우가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그걸 향해 지금 달려가고 있다."
영화는 처음이지만 드라마를 통해 내공을 다져온 남주혁은 '안시성'을 통해 그간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그 역시 드라마 촬영 경험이 영화 촬영을 하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런 것 같다. (드라마가) 촬영 환경이 영화보다 빠르고 시간이 없잖나. 영화도 물론 빠른 게 있지만 배우가 캐릭터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했다. (영화 촬영 중) 갑자기 빨리 뭔가를 해야 할 때 드라마 촬영 경험에서 나오는 순발력이 확실히 도움이 된 것 같다."
촬영장에서 막내였던 그는 좋은 배우이자 형들을 뒀다. 배우 입장에선 든든함도 있겠지만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더 컸다.
"정말 좋은 배우 형님들이다. (나도) 형님들이 아는 사람이 된 거잖나. 그렇기에 나 역시 더 잘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폐 끼치지 말고 더 잘 해야지' 했다. 형님들이 누구 하나 빠짐없이 똑같이 사람들을 잘 챙기고 편하게 해주는 모습이었다. 연기할 때도 배울 점이 많았다. 내가 형의 대사를 읽었을 때 상상 못한 느낌의 대사를 하더라. '저게 저렇게 찰떡같이 맞네' 하는 걸 많이 느꼈다. 예를 들어 처음 당 군이 안시성으로 오자 배성우 형님이 '예상은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은데요' 할때, 갑자기 되게 웃기더라. 그걸 상상을 못했다. 그런 사소한 것들을 현장에서 봤는데 정말 새로웠다. 나는 따라할 수가 없다. 워낙 형님들이 베테랑이다. 그 정도 경험이 있어야 자유롭게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다. 내가 하면 바로 티가 날 거다.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선 안에서 하나하나 잘 해보려는 마음이다."
앞선 인터뷰에서 배성우는 남주혁에 대해 '독기'가 있다고 할 정도로 그가 노력파임을 전했다. 운동을 하며 쌓은 팀플레이 경험은 연기를 넘어 인생 전반에 있어 도움이 됐다고.
"처음부터 이 작품을 하며 폐 끼치지 말고 정말 노력을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순간순간 굉장히 집중하려 했던 것 같다. 물론 현장에서 형들과 장난 칠 때도 많았지만 아닐 땐 집중하려 노력했다. 운동이 정말 많이 도움이 된다. 살아가며 인생에서 가장 큰 도움이 된 게 운동을 한 거다. 가장 큰 건, 목표를 장기적으로 세우는 거다. 중학교 때 '3학년 되면 3점 슛 잘 넣어야지' 하는 목표를 세워 연습이 쌓여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노력하면 안 되는 건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다.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남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했다.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된다는 그런 마인드가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소중한 마음가짐인 것 같다."
물론 그에게도 실패의 경험이 있다. 그가 실패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바로 성공으로 가는 디딤돌이 된 듯 보였다.
"실패를 너무나 많이 했다. 상황 하나하나가 다 실패다. 내가 처음부터 3점슛을 넣는 건 아니었다. 안 좋은 실패는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실패는 약이다. 실패란 건 계속 다시 하란 말인 것 같다. 물론 좌절하고 힘들 수도 있지만 포기하는 게 아니라 계속 준비해서 노력하는 게 실패 속에서 성장하는 길 같다. 나도 실패 없이 살진 않았다."
그의 말처럼 계속해서 3점 슛을 연습하면 결국 3점슛을 넣게 된다. 물론 운동과는 다르겠으나 연기 역시 꾸준히 하는 만큼 나아진다는 것을 체감하지 않을까.
"'성장하고 있구나'하고 느껴보진 못했다. 모르겠더라. 타인이 봤을 때 느낄 수 있지만 스스로 내가 생각한 목표지점으로 가기 전까지 못 느낄 것 같다. 스물한 살에 연기를 시작했다. 멀리 계획을 세웠는데 힘든 동시에 재미있다. 뭐든 자기가 좋아하는 건 힘들면서 재미있다."
남주혁이 배우로 활동하며 '배우 하길 잘했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지 물었다.
"작품을 하고 칭찬 받을 때. 칭찬받으면 좋잖나. 그럴 때가 많았던 건 아니지만 그 속에서 칭찬해주는 분들이 있을 때 힘이 난다."
'칭찬'이란 말에 그가 댓글을 찾아보는지, 글의 내용에 신경을 쓰는지 궁금했다.
"안 찾아보려 해도 보인다. 휴대전화 만지다 나도 모르게 보게 되는데 신경 안 쓴다면 거짓말이다. 좋은 글도 많지만 안 좋은 글들도 있잖나. '어떤 부분에 대해 내가 못 했으니까 당연히 그런 말을 하나보다'라고 생각한다."
남주혁은 인터뷰 내내 줄곧 긍정적이고 건강한 마인드를 드러냈다. 때때로 다르지만 억지로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하는 편이라고.
"자만이 아니라 안 좋은 건 빨리 잊고 나아가자는 생각이다. 어릴 때부터 도전 정신이 강했다. 자신감은 가지되 절대 거만하거나 교만하지말자. 꼭 이 일을 해서가 아니라 다행히 어릴 때부터 이런 생각을 했다. 좋은 분들은 올라갈수록 낮추는 분들 밖에 없는 것 같다."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