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평가=상대적, 고쳐야할 문제” ‘강남미인’ 곽동연의 성숙한 소신 [인터뷰]
입력 2018. 10.01. 10:10:58
[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강남미인’에서 짙게 다루고 있는 외모 지상주의의 문제와 이를 통해 던지는 메시지는 배우 곽동연에게까지 전해졌다. 16살의 어린 나이에 데뷔해 벌써 6년차가 된 곽동연은 같은 나이또래에 비해 성숙한 대답들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는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극본 최수영 연출 최성범 이하 ‘강남미인’)에서 연우영 역을 맡았던 곽동연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강남미인’은 어릴 적부터 못생겼다며 놀림을 받다가 성형수술로 새 삶을 얻을 줄 알았던 여자 미래(임수향)가 대학 입학 후 꿈꿔왔던 것과는 다른 캠퍼스 라이프를 겪게 되면서 진짜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곽동연이 분한 한국대학교 화학과 조교 연우영은 교수님들 사이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화학과 최고 능력남이자 후배들이 어려움이 처하면 주저 없이 도와주는 모범적인 인물. 더불어 차가운 성격인 도경석(차은우)과 대비되는 다정다감한 면모로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드라마가 막을 내린 다음 날, 곽동연은 자신의 SNS에 종영 소감을 밝히며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이날 인터뷰를 위해 시크뉴스와 만난 곽동연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며 연우영처럼 어른스러운 면모를 보였다.

“제 스스로 드라마 촬영하기 전에 ‘이런 연기를 하고 싶다’는 정도를 설정해놓은 것보다 미달인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어요. 연기를 할 때마다 아쉬움은 있죠. 하지만 속내를 들어 낸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스스로 부족함을 알고 언급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거니까요. 그런데 이번에는 종영소감을 쓰다 보니 그렇게 글이 써졌어요.”

동명의 웹툰 원작에서 연우영은 자신감이 넘치고 항상 직설적이며 단순히 예쁜 사람을 좋아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러나 극 중에선 직설적이거나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면모가 두드러지고 극 중 인물들도 이러한 연우영의 모습을 높게 산다. 이를 비롯해 다양한 부분들이 각색돼 곽동연 역시 웹툰을 참고하지 않고 작품에 임했다고 밝혔다.

“웹툰을 즐겨보는 편이라 ‘강남미인’을 알고는 있었지만 보지는 않았어요.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엔 우영이라는 캐릭터가 각색됐다고 해 안 보는 게 편하다고 생각해서 보지 않았죠. 드라마 끝날 때 쯤 원작이 궁금해져서 보긴 했지만요.(웃음)”



외모 지상주의를 소재로 한 ‘강남미인’은 사회가 정해놓은 외모 기준에서 벗어난 주인공이 성형을 통해 예쁜 얼굴을 갖고 이전과 달라진 삶을 산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심지어 성형을 하지 않은 현수아(조우리) 조차 타인이 주입시킨 틀에 갇혀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극의 말미 타인이 기준이 아닌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깨닫는다. 곽동연 역시 이번 작품을 통해 외모지상주의를 다시 생각했으며 “고쳐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외모지상주의에서 파생될 수 있는 피해자가 다양하다고 생각했어요. 본인의 외모를 마음에 들지 않아하고 남들에게 평가 당했던 미래가 있을 것이며, 본인 외 타인들이 주입시켜서 틀에 갇혀버린 수아도 있을 거예요. 이 모든 것들이 외모지상주의의 폐해라고 생각했고 그것들을 고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곽동연의 깨어있는 생각은 어릴 적부터 연예계에 몸담으며 외모 지상주의에 노출돼있었기 때문일 터다. 심지어 ‘그렇게 생겨서 어떻게 연기하냐’는 말을 들어봤다고 담담하게 말하는 곽동연은 이 또한 ‘폭력’이라고 했다.

“저 같은 경우도 제 외모를 칭찬해주시는 분도 있지만 많은 일을 하면서 막말도 들어봤어요. 외모 평가가 상대적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인식했으면 해요. 제 직업 같은 경우에는 평가하는 게 어쩔 수 없이 생기지만 폭력적이지 않고 무례하지 않는 선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설정이었지만 곽동연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점잖은 면모는 연우영과 상당히 닮은 듯 했다. ‘나이보다 어른스러운 것 같다’는 말에 “그렇지 않아도 임수향 누나가 따로 불러서 진지하게 진짜 나이가 몇이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는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우영이의 모습 중에서 최대한 타이들을 아우르려고 하는 모습들은 저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에요. 내가 속해있는 집단에서 좋은 영향을 끼치려고 하는 것도 닮았고요. 우영이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는 선밴데, 그런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하고 고민을 했었는데, 제가 결정한 건 최대한 권위의식, 허세가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연기할 때 드러나지 않도록 노력했죠.”

이번 작품을 통해 곽동연은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그 관계가 자신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것들을 배웠다. 이와 함께 자신이 맡은 연우영의 포용력과 성숙함의 자세도 본받는 계기가 됐다.

“한 사람과 만났을 때의 새로운 관계가 얼마나 크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경석과 우영이 전혀 다르고 자신과 엮일 일이 없을 것 같았던 사람이 만나서 삶의 영향에 전반을 끼치니까요. 지금 우리의 삶에도 그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봐요. 그리고 타인을 배려하는 방법이 성숙한 우영에게도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경석이가 집에 들어오겠다고 했을 때, 저 같으면 무슨 일이냐고 다그쳤을 텐데 우영이는 아무 말 하지 않고 받아주잖아요. 그런 포용력이 성숙한 방법인 것 같다는 것을 알았어요.”



16살에 데뷔해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오고 있는 곽동연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쉬지 않고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 개봉한 영화 ‘흥부-글로 세상을 바꾼 자’를 비롯해 드라마 ‘라디오 로맨스’와 ‘강남미인’까지 세 작품을 연달아 한 곽동연의 연기 원동력은 생각보다 현실적이었다.

“저는 연기밖에 없으니까요. 연기를 그만두면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그래서 계속 해야 하고요. 무엇보다 제가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 즐길 수 있는 일이 다 같은 하나라는 게 행운인 것 같아요. 저는 슬럼프도 없었어요. 사실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저의 어린 이미지를 깨고 싶다는 고민은 했었지만, 고민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죠. 대신 주어진 몫에 집중하고 노력하려고 해요.”

사극, 청춘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다채로운 캐릭터를 맡았던 곽동연은 앞으로 하고 싶은 작품에 수사물, 장르물을 언급했다. ‘강남미인’을 포함해 대부분 따뜻하고 밝은 작품을 했던 그는 다른 장르를 통해 지금껏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당장은 수사물, 장르물을 해보고 싶어요. 특히 요즘 오컬트, 호러물이 많은데 즐겨 보고 있거든요. 보면서 재밌을 것 같다고 느꼈어요. 그동안 따뜻하고 재밌고 밝은 작품을 했으니 다음 작품에선 묵직하고 스피디한 전개로 이어나가는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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