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라 서울패션위크 신호탄, 복고와 미래의 공존 ‘솔리드 옴므’ [SFW 2019]
- 입력 2018. 10.16. 10:10:58
- [매경닷컴 시크뉴스 이상지 기자] 지난 15일 저녁 8시 25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살림터 잔디 언덕에서 진행된 우영미 명예 디자이너의 오프닝쇼를 시작으로 ‘2019 S/S 헤라 서울패션위크’가 화려한 신호탄을 쏘았다.
‘2019 S/S 헤라 서울패션위크’ 명예 디자이너로 선정된 우영미 디자이너는 글로벌 패션 업계에서 한국 패션의 위상을 높이는데 일조한 공로로 오프닝을 장식했다. 올해로 론칭 30주년을 맞이한 솔리드옴므의 30주년을 기념하는 패션쇼다. 이번 런웨이 무대에서는 지난 2018 F/W 시즌과 다가올 2019 S/S 컬렉션을 합친 총 100개의 룩이 공개됐다.
이번 오프닝 컬렉션에서는 ‘SOLID/BEYOND 30’를 주제로 진행된 지난 18 F/W 시즌의 ‘반전 (anti-war)’ 테마를 잇는 다채로운 의상의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동대문 일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잔디 언덕의 특성을 살리고 모래 사장을 뒤덮어 실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극적인 무대를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베트남의 무캉차이에서 영감 받은 거대 구조물들은 과거와 현대의 공존이라는 스토리를 담아냈다.
이번 런웨이 무대는 전체적으로 지난 시즌과 유사한 복고 무드의 재해석이 돋보였다. 남성 모델들은 아빠의 장롱에서 꺼내 입은 듯한 넉넉한 품의 오버사이즈 실루엣의 아우터에 몸을 감춘 듯이 보였다. 짙은 브라운 컬러의 셔츠, 체크 문양의 짧은 무통 재킷, 무릎까지 내려오는 코트 등 웨스턴 무드를 고스란히 살린 빈티지한 아우터는 80년대 풍의 재해석으로 완성됐다.
지난 시즌 런웨이를 점령했던 체크 무늬는 다가오는 시즌에도 계속해서 반복되어 보여질 전망이다. 단 이번 시즌에는 고전적인 느낌에 약간의 스포티 무드를 가미한 것이 눈여겨볼 점이다. 정글 탐험대를 연상케 하는 사파리 재킷은 물론이고 캠핑족을 유혹하는 바람막이 점퍼가 다양한 패턴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여기에 눈을 충분히 덮는 버킷햇과 영화 ‘매트리스’에 나올 법한 요원들의 선글래스를 매치해 완전무장한 새로운 보호룩을 완성했다.
복고주의의 끝에는 극적인 미래주의가 기다리고 있었다. 수백 미터 밖에서도 보이는 발광 소재의 3M이 옷의 디테일 뿐 아니라 바지 전체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미래주의의 연장선상에는 PVC로 만든 비닐 가방이 공고한 위상을 자랑했다. 우주선처럼 몸 전체를 안정적으로 싣고 있는 어글리 슈즈 역시 환상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복고와 미래의 공존, 바로 디자이너가 꿈꾸는 현대성에 관한 이야기다.
[이상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