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소년’ 송유근 일본 80세 교수와 공동 연구 (SBS스페셜 종합)
입력 2018. 10.22. 05:01:10
[더셀럽 구혜정 기자] 천재소년 송유근이 일본으로 떠나야 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이 전해지며 한국 과학계에 대한 폐쇄적이고 집단 이기주의적인 면이 낱낱이 드러났다.

21일 방송된 ‘SBS스페셜’에서 송유근은 논문 표절 논란과 관련된 당시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논문에는 논문지도 교수의 이전 논문에 관해 인용 문구를 넣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이로 인해 표절 논란이 일었고 이보다 더 중요하고 큰 업적이었던 새로 만든 블랙홀 방정식은 주목받지 못했다.

송유근은 “앞에 몇 부분이 비슷하다고, 핵심 부분도 아닌 걸 그래서 그걸 가지고 (사람들이) 미국천문학회지 측에 메일도 보내고 항의도 하고 (학회지 논문 게재를) 철회하라”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담담히 밝혔다.

SCI급 제1저자 논문 1편 이상 이라는 학위 취득 요건 미비로 2016년 2월로 예정되었던 박사학위 취득도 불가능해졌다.

그동안 함께 했던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송유근 지도교수인 박석재 교수가 해임되고, 송유근은 2주간 근신과 반성문 징계를 받았다.

송유근은 “그리고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아무도 저를 안 맡으려고 하셨죠. 그렇기 때문에 제가 3년 정도 지도교수가 없었던 거죠”라며 연구원 자격이 박탈당한 상황을 설명했다.

송유근은 연구실에서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어려서부터 공부하던 식탁에서 공부를 하며 연구를 이어갔다. 그는 지도교수의 공석을 메우기 위해 그곳이 어디든 다녔다.



지난해 8개월 동안 대만에서의 연구는 큰 족적으로 남았다. 논란이 됐던 논문을 발전시켜 만족할만한 성과를 냈다. 2017년 영국왕립천문학회지(MNRAS)에 제1저자로 논문 게재한 것이다.

영국왕립천문학회지(MNRAS)는 세계에서 가장 큰 천문학 잡지이다. 이 학술지에 논문이 실린다는 건 그 연구가 특정 기준에 도달했다는 걸 의미한다.

국왕립천문학회지(MNRAS) 부국장 로버트 매시는 “레터 부분에 승인을 받았다는 것은 (송유근 군의 )논문이 시의성이 있고 중요한 주제를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송유근 군처럼) 20살에 천문학에 관해서 제1 저자로 쓴 논문이 MNRAS에 실린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죠. 그건 굉장히 의미있는 성과입니다. 스무살 청년에게 말이죠”라며 송유근을 극찬했다.

하지만 송유근은 2018년 6월 박사 학위 논문 심사에 불합격했다. 박사학위 취득 실패 후 연구원 신분도 박탈당했다.

심사위원 중 한 명이 “우리 은하에 블랙홀이 몇 개예요?”라고 물었고 그에 대한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게 원인이었다.

송유근은 “블랙홀이 몇 개인지는 제 연구와 전혀 상관이 없거든요. 제 철학은 이래요. 제가 직접 연구해보고, 탐구해보고, 공부해보지 않은 것들은 제가 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블랙홀의) 개수에 대해 연구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블랙홀 주변의 물리학적 현상들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그거는 제가 모른다고 말할 수 있죠.”라고 소신을 밝혔다.

단순하게 블랙홀 개수를 모른다고 암기 시험도 아닌 박사과정 논문 심사에서 떨어뜨린다는 이유는 이해할 수 없는 학교의 발표였다.

그 즈음 송유근에게 입영 통지가 날아왔다. 송유근은 12월 24일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논문표절 논란 후 송유근은 “어디 두고 보자 그런 생각.. 저는 누구에게 전 세상에 인정받고 싶어서 이 길을 가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다만 우주가 좋고, 밤하늘이 좋고, 천체물리학이 좋아서 이 길을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그거에 너무 목숨 걸진 않아요. 나를 증명해보이겠다. 다만 그냥 그런 생각은 들죠. 어제의 송유근을 뛰어넘고 싶거든요. 오늘의 송유근은... 항상 그렇습니다. 2018년의 송유근은 2017년의 송유근을 뛰어넘고 싶어 합니다”라며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한국에서 멘토와 연구를 함께 할 동료를 찾지 못한 송유근은 논란이 있었던 연구 결과를 가지고 2017년 3월에 일본 도쿄에서 열린 천문학회에서 발표를 했다. 이를 계기로 일본 학자와 같이 논문을 써보자는 제의를 받아 1년 반 동안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국립천문대 명예교수 오카모토 이사오는 80세 노장의 학자로 20살 학자의 마음을 잡아준 고마운 어른이다. 80살 학자와 20살 학자는 별을 통해 서로를 알아봐 주었다.

오카모토 이사오 교수는 “박사학위 마친 뒤에 어디서 연구할 계획이니?”라 물었다. 송유근은 “학기가 끝나면 겨울에 군대에 가야 합니다. 그래서 제 올해 계획은 입대하기 전에 공동 논문 학업을 완벽하게 끝내는 겁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어진 오카모토 이사오 교수는 단독 인터뷰를 통해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오카모토 이사오 교수는 “한국에 있는 동안 완전히 의논할 사람이 없었던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그런 핸디캡을 짊어지고 20대에 여기까지 왔다는 것은 장래에 충분히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능성이 충분한 젊은이를 지금에 와서 망가뜨리는 것은 한국에도 마이너스라고 생각합니다”라며 한국 과학계를 향한 뼈있는 질책을 했다.

오카모토 이사오 교수는 “유근이가 학문적인 의미에서 또는 정신적인 의미에서 지원이 필요하다면 저는 전력을 다할 겁니다”라고 밝혀 송유근을 위한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송유근은 “연구주제로 같이 토론할 사람들도 있고, 그런 쪽에서 기가 확 펴지니까 나머지도 같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라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송유근은 오카모토 이사오 교수에게 “멘토나 동료를 찾는 게 힘들었다. 선생님에게 꼭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 감사합니다”라며 그동안 표현하지 못한 감사를 표현했다.

한편, 송유근은 군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송유근은 “병영은 제 인생 최초로 전국에서 몰려든 젊은 또래 청춘들과 함께 뛰고, 생활하고,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저는 이런 꿈이 있어요. 제 군대 생활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가 될 수 있게끔 하고 싶어요”라고 전했다.

스무살 청년 송유근을 응원합니다.

[구혜정 기자 news@fashi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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