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st 더셀럽] ‘2018 패피돌’ 샤이니 키→에이핑크 손나은, 배우 밀어낸 아이돌 패션 능력자
- 입력 2018. 10.23. 15:12:36
- [더셀럽 한숙인 기자] 시크뉴스가 연예 패션 뷰티의 통합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뉴스 ‘더셀럽’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더셀럽은 연예를 근간으로 하지만 연예의 가십성 사건 사고를 다루는 일회성 보도에서 벗어나 배우, 가수, 모델, 인플루언서 등 셀러브리티를 폭넓게 다루면서 ‘더셀럽’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제고하고자 한다.
샤이니 키, 에이핑크 손나은
<편집자주>
더셀럽의 셀러브리티 조망은 패피돌로 시작한다. 무대 위에서 획일적 패션만 보여주는 아이돌들에게 패피는 먼 나라 이야기와 같았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한국 아이돌들이 주목받으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특히 올해는 이 같은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
공효진 김민희 배두나, 오랜 기간 한국을 대표하는 패피로 군림해온 이들은 잠시나마 잡지 모델 이력이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 배우들이다. 대중적인 소구력 있는 다양한 패션을 접한 이들은 여타 배우들과는 다른 표현력과 함께 카메라에 익숙해 로맨틱 코미디에서 주목받으며 배우로 자신의 자리를 빠르게 찾았다.
지금은 이들 모두 로맨틱 코미디에서 벗어나 개성 강한 연기로 영화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이들에게는 여전히 ‘패피’가 훈장처럼 달려있다. 이 외에도 채정안 이혜영 등 패피 리스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들 역시 배우이거나 배우 이력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배우들에게만 허락되는 듯했던 패피라는 훈장이 이제는 아이돌들에게 넘어가고 있다.
독보적 패션 감각은 물론 오랜 기간 샤넬의 뮤즈 자리를 내려놓지 않고 있는 지드래곤을 제외하고 패피 리스트에서 늘 제외돼있던 아이돌이 패피 리스트의 상 순위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아이돌들은 브랜드화 된 대형 기획사에서 10대 시절부터 냉혹한 훈련을 받아 개성보다 해당 기획사가 제시한 스테레오 타입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돌들이 주도하는 K팝 시장이 확대되면서 해외 활동이 비중이 커진 이들이 주입된 정형화된 스타일을 거부하고 개성을 앞세운 패션을 탐닉하면서 아이돌들이 동년배의 패션 롤 모델 수준이 아닌 주목할 만한 패피로 급부상하고 있다.
◆ ‘럭셔리 유스컬처’ 아이콘, 샤이니 키
옷 잘 입은 아이돌하면 망설이지 않고 지드래곤을 떠올린다. 송민호가 지드래곤 입대로 빈자리를 채웠지만 완성도와 무관하게 지드래곤과 스타일은 물론 분위기가 유사해 패피의 기본 요건 중 하나인 남과 다른 정체성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이들이 패피돌이라는데 이견을 달 수 없지만 대중에게 곁을 내주지 않을 듯 자신들만의 성을 쌓아올린 지드래곤 송민호와 달리 샤이니 키는 앞서가는 얼리어댑터의 민첩함과 대중과 거리를 넓히지 않는 친숙함, 두 가지 요건으로 인해 주목할 만한 패피돌의 자격을 충족했다.
샤이니 키는 패션에 무한한 관심을 보이던 초창기, 스포츠 헤어밴드나 자신의 신체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지나치게 과장된 3X LARGE 등 무리수 패션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행착오 끝에 자신의 스타일을 찾은 샤이니 키는 ‘럭셔리 유스컬처’의 대표주자로 독보적 패션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샤이니 키는 럭셔리 레이블 브랜드를 스트리트룩처럼 연출하는, 하위문화로 가장한 상위문화의 패션 흐름을 앞서서 이끌고 있다.
구찌, 발렌시아가. 버버리, 그의 데일리룩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브랜드 리스트다. 셔츠 한 장에 수백만 원대를 호가하는 럭셔리 브랜드지만 막상 그의 최종 착장 컷은 극히 일상적인 스타일로, 럭셔리의 권위가 배제됐다.
이처럼 샤이키 키는 지드래곤과는 달리 대중적 감성이 내제돼있어 패피돌이기는 하나 전혀 다른 색을 가지고 있다.
발렌시아가의 해체주의, 버버리의 레트로, 구찌의 화려한 오브제를 가감 없이 수용하지만 결국 키를 통해 입혀진 아웃피트는 어딘지 모르게 ‘범접 가능한’ 친숙함이 배어난다.
◆ ‘데일리 시크’ 아이콘, 에이핑크 손나은
걸그룹들은 귀엽고 섹시해야 한다는 강박증이 마치 낙인처럼 찍혀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걸그룹이 나오고 사라졌지만 긴 세월 걸그룹의 패션 주류는 스쿨걸룩과 클리비지룩의 컨버전스였다. 도저히 하나로 묶일 수 없을 듯한 이 두 개의 키워드를 하나로 조합해 낸 룩이 1725세대들이 주를 이루는 걸그룹의 데뷔 신고식에 등장하는 주된 의상 콘셉트다.
이런 이유로 남자 아이돌에 비해 여자 아이돌의 패피 계보는 빈약하다 못해 거의 전무후무하다. 투애니원이 남다른 패션으로 인기를 끌기는 했으나 패피라기 보다 균형보다는 개성이 앞선 코드였고, 정제된 걸리시룩을 보여준 소녀시대는 사회에서 규정하는 여자의 이미지에 충실한 다소 진부한 스타일이 주를 이뤘다.
패피에게 요구되는 개성과 유행의 균형을 갖춘 걸그룹을 대표하는 패피돌은 최근에야 등장했다. 배우에 대한 욕심 혹은 어린 시절부터 몸에 밴 관심 등 걸그룹 멤버로서가 아닌 홀로서기에 패션 감각이 결정적인 경쟁 요소로 등장했다.
이같은 흐름의 대표 주자가 에이핑크 손나은과 블랙핑크 제니다.
블랙핑크 제니가 특정 럭셔리 브랜드에 열정을 보이는 반면 에이핑크는 손나은은 애슬레저룩에서 파티룩까지 범위가 넓은 뿐 아니라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기보다 다양한 브랜드 아이템을 자신의 스타일 맞게 재해석하는 역량이 탁월하다.
특히 최근 손나은이 애정 하는 스타일은 애슬러제룩과 무심한 듯 시크한 유리피안 무드의 컨텀포러리룩이다. 이 두 룩의 공통점은 극히 일상적인 패션이라는 점이다. 잔뜩 차려입거나 혹은 누가 봐도 어떤 브랜드인지 아는 럭셔리 브랜드가 아닌 자신의 옷장에서 꺼내 입은 듯한 자연스러움이다.
아디다스 모델로 활동하면서 트랙팬츠와 트랙점퍼를 따로 또 같이 스타일링 하는가하면 점프슈트 역시 트랙슈트를 원형으로 한 디자인을 선택하는 등 자신의 애정도를 감추지 않는다. 해외 일정 중 여행을 즐기는 모습을 담은 사진에서는 컨템포러리 감성의 데일리룩이 손나은의 매력을 도드라지게 강조한다.
무엇보다 패피돌로서 손나은의 영향력은 모델 계약을 맺고 활동하는 브랜드 외에 무수히 많은 패션 뷰티 브랜드들이 인스타그램을 채우고 있는 것만으로도 입증된다.
패피돌은 배우들이 주축이 된 패피 군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패션 수용력과 해석력이 여전히 뒤쳐져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데일리 로맨틱룩의 강자 공효진, 내추럴 데일리룩의 일인자 김민희, 아방가르드 데일리룩의 선두자 배두나. 이들은 남다른 데일리룩이라는 공통점 외에 럭셔리든 아니든, 컬렉션과 피스와 SPA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특정 브랜드에 대한 선호보다는 스타일에 대한 아이덴티티가 확고하다는 점에서 패피돌에게는 여전히 넘어야 할 큰 벽과도 같다.
그럼에도 샤이니 키와 에이핑크 손나은이 그들의 인스그램을 통해 보여주는 데일리룩에는 패션에 대한 멈추지 않은 열정이 배어있어 공효진 김민희 배두나처럼 장수 패션 아이콘으로 기록될 가장 유력한 패피돌이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권광일, 김혜진 기자, 키, 손나은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