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탐정' 이재균, '공연계 아이돌'에서 '대중의 연기자'로 [인터뷰]
- 입력 2018. 10.26. 17:36:43
- [더셀럽 최정은 기자] ‘오늘의 탐정’ 속 훈훈한 대학생 같은 외모를 자랑하는 강력계 신입 형사 박정대. 박정대를 연기한 이재균(29)은 대중에게 친숙한 얼굴은 아니지만 실력을 다져 내공을 쌓은 배우임을 짐작케 했다.
이재균이 2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더셀럽 본사를 찾아 다음 주 종영을 앞둔 KBS2 ‘오늘의 탐정’(극본 한지완, 연출 이재훈 강수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2011년 뮤지컬 ‘그리스’로 데뷔한 이재균은 뮤지컬 '닥터 지바고' '쓰릴 미' '여신님이 보고 계셔' '히스토리 보이즈' '블라인드' 등으로 팬 층을 확보했다. 이후 드라마 '원티드' '쇼핑왕 루이' '아르곤' '당신이 잠든 사이에' 등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그는 '오늘의 탐정'에서 박은빈을 향한 순애보를 보여주는 형사 박정대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는 “뮤지컬을 할 때 다 함께 해야 하는데 혼자 앞만 보고 갔다. ‘히스토리 보이즈’를 하면서 함께 가야 하는 것임을 느꼈다”며 잠시 지난 7년 동안의 자신의 연기 생활을 돌아봤다.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는 그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걸 생각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며 “대본이 나왔을 때, 순간순간 어떻게 집중해서 순발력을 발휘해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하는지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Q. 종영을 앞둔 소감이 어떤가?
“어제 촬영 끝났다. 시원하고 섭섭하다. 아쉬운 점도 있고 ‘이제 끝났구나’ ‘이제 쉬겠구나’ 하는 것도 있다. 오늘이 종방연인데 어제 촬영이 끝나고 다들 ‘내일 종방연에서 재미있게 놀자’ ‘고생했다’ 하며 서로 포옹도 하고 그랬다.”
Q. 술 좋아하나보다.
"없어서 못 마신다. 엄청 세진 않고 빠른 속도로 길게 오래 마신다.”
Q. 캐스팅 과정이 궁금하다. 오디션도 봤나?
작가님과 SBS 드라마 '원티드'(2016)를 같이 했다. 이번에 불러주셔서 PD님을 만났고 좋다고 하셨다. 오디션은 보지 않았고 PD님이 단막극 등 내가 출연한 것들을 찾아보셨나 보다. 작가님이 추천하니까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셨다.”
Q. 지상파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다. 촬영 전, 어떤 마음이었나?
“(타 작품을 할 때와) 거의 비슷했던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이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진짜 형사가 될 수 있을까?’ 했고 시행착오를 겪었다. 첫 촬영 때 머리나 의상을 멋있게 한건 아닌데 어느 정도 단정하게 했더니 PD님이 모니터를 하고나서 ‘너무 대학생 오빠 같다. 형사 같지 않다’고 하셔서 정돈되지 않은 모습으로 재촬영을 했다.”
Q. 박정대라는 인물은 어떻게 연기하려 했나?
“부담스럽지 않게 하는데 가장 신경 쓴 것 같다. 여울(박은빈)이를 좋아하는데 여울이는 형사 입장에서 피해자 가족이잖나. 피해자 가족을 사랑한다는 게 내가 느끼기에 잘못 표현하면 너무 말도 안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여울이는 (동생의 자살 사건을 추적하느라) 바쁜데 내 감정을 호소할 수 없으니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안전만 확인하는 정도로 했다. 로맨스도 중요하지만 더 큰 주제를 담고 있는 작품이기에 로멘스에 대한 욕심은 없었다. 행동의 이유 정도만 있으면 됐고 내가 정대라도 다가가지 않았을 것 같다.”
Q.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평은 좋지만 안타깝게도 시청률이 저조해서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
“우리 드라마 특성상 첫 회부터 쭉 보지 않으면 중간에 보기가 힘들다. 첫 회부터 봐도 헷갈리는 지점이 좀 있다.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은 좀 있다. 좀 더 잘됐으면 했다.”
Q. 촬영할 때 특별히 힘든 장면이 있었다면 꼽아달라.
“내가 나오는 장면이 대부분 심각한 장면이었다. 내가 나오는 장면이 ‘격정멜로’도 아닌 ‘걱정멜로’라고 하던데. 다 여울이를 걱정하거나 하는 장면이라서.(웃음) 혹은 우리 형사 팀에 설득돼 헷갈려하거나 거의 그런 장면 밖에 없다. ‘너무 로봇처럼 보이면 어쩌지?’하고 걱정했다. 인간적인 모습이 많이 안 나오니까. 대본을 보며 잠깐 자투리 시간에 인간적인 모습을 심으려고 많이 노력 했다. 예를 들면 채원(이주영)이와 있을 때 조금 쭈그러진다든가 하는 것들.”
Q. 냉철하고 이성적인 설정의 캐릭터인데 연기할 땐 어땠나?
“그게 좀 부담이었다. 엘리트 경찰대 출신인데 사건이 들어왔을 때 경찰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범인이 귀신인데 귀신의 존재를 믿는 것조차 오래 걸렸다. 연기에 들어갔을 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 자신’에 대한 것들이 많았다. 여울이를 안전하게 지켜주고 싶은데 오히려 짐이 되는 것 같고. 방어를 하려 하지만 정작 여울이를 공격하지 못하게 할 수 없는 순간이 많았다. (연기적으로) 표현이 어려운 건 아니었지만 형사이고 지켜야 하는데 아무것도 할 수없는 상황에 따른 감정이 거의 마지막까지 너무 오래 지속된 점이 힘들었다. 정대로서는 사건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을 품고 있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어 보이고 뭘 하지 않아도 옆에 있는 게 힘들었다.”
Q. 지난해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김원해의 청년 경찰관 시절을 연기했는데 '오늘의 탐정'에서는 탐정과 형사로 만났다. 관련해서 대화를 나눴나?
“정말 반가워했다. 날 좀 많이 놀리신다. 진지한 척 하고 있는데 바보라고. 촬영 팀에서 난 거의 놀림감인 느낌이다. 이다일(최다니엘)은 나 곧 간다고 놀리고. 지금 많이 먹어두라고. 여울이는 ‘저 오빠 되게 멀쩡해 보이는데 허술하다’고. 내가 넘어지고 하니까. 채원이도 만날 옆 와서 툭툭 치고. 놀리고 싶은가보다. 내가 진지한 역할이잖나. (김원해가) 극 중 만나면 애드리브를 하며 풀어주셨다. 감사하다. 극 중 한 소장(김원해)님이 ‘나는 아무 역할 없냐?’는 말을 하고 ”그래도 내가 박정대 보단 위에 있네“ 하는 애드리브를 한다. 그런 것들로 날 인간적으로 풀어주셨다. 처음 선우혜(이지아)를 찾으러 병원에 갔을 때도 (한 소장과 박정대가) ‘화장실 안 가냐? ’혼자 가라‘ ’혼자 화장실을 어떻게 가냐‘는 말을 주고받잖나. 그것도 애드리브 였다.”
Q. 이종석이 설립한 에이맨프로젝트의 1호 신인 배우가 됐는데 소감이 어떤가?
“정말 좋다. (이종석이) 좋아하는 배우였다. 평소 주변에서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 실제 만났을 때 굉장히 푸근했다. 소속사 팀들도 나와 굉장히 친하고 좋았다.”
Q. 과거 여러 소속사에서 러브콜을 받았지만 계약은 하지 않은 걸로 아는데.
“첫 회사 계약 전 많은 회사를 만났는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불편하지 않은, 할 말 다 할 수 있는 곳인가 하는 점이었다. 내 첫 회사에 계셨던 분들이 지금 회사에도 있다. 회사가 바뀌었다고 하지만 어찌 보면 비슷한 회사다.”
Q. 뮤지컬 연극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배우다. 네 가지 분야가 같으면서도 다를 것 같은데, 각각 어떤 차이와 매력을 느끼나?
“‘시간’이 가장 다른 것 같다. 연극 뮤지컬은 연습할 시간이 충분하다. 한 달 반, 두 달, 길게는 석 달을 연습하고 그 장면에 대한 목표, 필요성, 캐릭터 등에 관해 연습이 잘 된 상태에서 들어간다. 무대에서는 앵글, 움직임에 신경 쓰지 않고 느껴지는 대로 할 수 있는 게 좋고 뮤지컬은 표현을 노래로 하는 게 좋은 지점이다. 드라마는 순발력이 뛰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본이 얼마 전에 나왔다고 하더라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순간 집중을 얼마나 잘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은데 재미있었다. 영화는 많이 안 해봤지만 ‘박화영’이라는 영화가 처음으로 좀 길게 했던 작품이다. 연극 연습하듯 했고 연극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때그때 하고 싶은 역할이 달라져 재밌을 것 같은 것, 좋은 메시지가 있는 것은 하고 싶다.”
Q. '공연계의 아이돌'로 불리지만 대중에게는 생소한 연기자일 수 있다. 대중에게 어떤 배우로 인식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배우들이 많이 하는 말인데 어떤 역할로 나와도 어색하지 않고 그 역할로 보였으면 한다.”
Q. 연기를 하게 된 계기는 뭔가?
“대학을 가려고 ‘뭘 할까?’ 생각하다 왠지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연기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뮤지컬 노래 연습도 하고 정말 재미있었다. 잠자는 시간 빼고 계속 그 생각만 했다. 시작하면서 ‘어떤 배우 돼야지’ 하는 건 전혀 없었다. 재밌어서 한 거다. 평소 노래하는 걸 좋아했는데 그때 ‘지킬 앤 하이드’를 텔레비전에서 하는 걸 보고 영화도 보다가 고민을 끝냈다. 대학도 갈 수 있고 성적도 많이 안 본다고 해서(웃음) 어려운줄 모르고 시작했다. 할 수 있을 것 같아 시작했는데 막상해보니 엄청 어렵더라. 재수를 했다. 그때까지 살면서 한 번도 (뭔가를) 열심히 한 적이 없는데 그렇게 열심히 하면서도 정말 좋아서 재미있더라. 나한테 맞는 걸 찾은 거다. 친구들도 놀렸다. 겉멋 들었다고 생각할 수 있잖나. ‘10년 뒤 손가락 빨고 있을 것’이라더라. ‘오늘의 탐정’도 가끔 보고 놀린다. 어머니는 조금 지지해주셨는데 아버지는 반대하셨다. 공연을 하고 주연을 맡고 좀 알려지기 시작하고 번 돈을 아버지께 갖다 주기 시작하니 ‘얘가 이걸로 먹고 살 수 있겠구나’ 하셨나보다. 그때부터 공연을 조금씩 보셨다. 텔레비전에서도 역할이 조금씩 늘어나고 하니 이제는 좋아해 주신다.”
Q. 연기자로서의 계획이 있다면?
“계획은 없다. 좋은 작품이 오면 하고 술도 마시고 즐겁게 사는 거다. 친한 친구가 낚시를 좋아 하는데 같이 간다. 배를 사서 낚시를 하면 좋을것 같다. 차 욕심은 없고 배 욕심은 있다.”
Q. 이번 드라마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로 남나?
“곧 군대를 간다. ‘오늘의 탐정’이 군대 가기 전 마지막 작품이다. 즐거웠지만 아쉬움도 많고 배울게 굉장히 많았던 작품이다. ‘내가 좀 허술하구나’라는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다. 사람들이 자꾸 놀리니까.(웃음) ‘내가 이런 이미지가 될 수 있구나’ 싶더라.”
Q. 이번 드라마를 촬영하며 특별히 좋았던 기억이 있다면?
“모든 날 모든 순간이 좋았다. 몸이 힘들어 다들 ‘빨리 끝났으면’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도 난 ‘촬영이 이대로 안 끝났으면’ 했다.”
Q. 혹시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그동안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년 반에서 2년 뒤 뵙겠습니다.”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