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품으로 밝혀진 63만원 명품 셔츠, 경영난 한유총 간부를 궁지에 몰아넣은 ‘톰브라운의 정체’
- 입력 2018. 10.30. 14:44:01
- [더셀럽 한숙인 기자] 사립유치원 비리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9일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 김용임 전북지부회장의 럭셔리 브랜드 셔츠가 진품 논란에 휩싸였다.
김용임 전북지부회장은 이날 톰브라운의 상징인 레드 화이트 블루 배색의 ‘RWB STRIPE’ 화이트 셔츠를 입었다. 이 셔츠는 그녀가 “나는 아이들 30명을 돌보며 인건비도 못 받고 교사들 봉급을 주고자 아파트와 자동차도 팔았다”라며 “사립유치원장들이 전부 ‘루이뷔통’은 아니다”라고 항변한 대목과 상충돼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일자 한 매체가 동료 원장들이 동네 옷 가게에서 4만원을 주고 산 제품이라는 김용임 전라도지부회장의 해명 내용을 보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국감 출석 전 선물 받은 제품이라는 설명과 함께 자신이 착용했던 제품의 브랜드 라벨이 찍힌 사진을 공개했다.
이뿐 아니라 자신이 평소 옷에 돈을 들이지 않는 성격인 것을 알아 동료 원장들이 선물했으며, 명품 백 때문에 나가는데 명품 브랜드 셔츠를 입고 나갔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명품 셔츠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블랙 재킷 안에 화이트 셔츠를 받쳐 입고 톰브라운의 RWB 스트라이프를 노출하는 연출법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함께 스타일링 한 블랙 재킷 역시 허리선을 살짝 넘긴 짧은 길이여서 언뜻 ‘톰브라운룩’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한유총 김용임 전북지부회장은 몰랐지만 톰브라운은 앰블럼을 상징화된 루이비통 가방만큼이나 삼색 스트라이프인 RWB 스트라이프로 대변되는 명품 브랜드의 상징적 존재다.
톰브라운은 미니멀리즘과 아방가르드가 융합된 디자인으로 간결한 듯 보이지만 입체적이고, 입체적인 듯 보이지만 간결해 두터운 마니아층을 이끌고 있다.
간결한 삼색 스트라이프를 아이콘으로 만든 그의 옷은 실용주의가 기반이 됐다. 톰브라운은 디자이너 레이블을 론칭하기 전 미국식 실용주의 상징인 클럽모나크 디자이너로 활동한 이력이 그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근간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지드래곤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해 방탄소년단 등 유독 아이돌 보이그룹의 애정공세를 받고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이뿐 아니라 최지우가 몇년간 드라마는 물론 공식석상에서 톰브라운을 착용해 화제가 됐으며, 지난 9월 영화 ‘협상’ 언론시사회에서 현빈이 톰브라운 슈트를 입고 등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스타일이 좋다고 평가 받은 배우들 역시 톰브라운을 입은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톰브라운은 스트라이프가 평이해 무수히 많은 아류 제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꼼데가르송의 하트만큼이나 모방이나 재해석이 쉬운 아이콘으로, 조금씩 디자인을 달리한 유사 디자인이 있지만 자세히 보지 않고는 가품 혹은 오마주 제품 여부를 가늠하기 어렵다.
톰브라운은 이로써 공식적으로 럭셔리, 아니 ‘명품 브랜드’로서 상징적 지위를 확실하게 각인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뉴시스, 톰브라운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