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 VIEW] 워너원 헤드윅 표절 논란으로 보는 ‘가요계 레퍼런스의 폐해’
- 입력 2018. 10.31. 09:12:28
- [더셀럽 이상지 기자] 인기 보이그룹 워너원이 국내에서도 이미 유명한 뮤지컬 영화 ‘헤드윅’의 심볼이나 문구 등을 유사하게 차용해 논란이다.
지난 29일 워너원 측은 공식 인스타그램에 ‘“한때 나였던 너를 찾는 것, 우리는 이를 사랑이라 부른다” 우리의 운명, 그 시작에 대한 이야기 This is, The Origin of our Destiny’라는 문구와 함께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해당 티저 사진에는 영화 ‘헤드윅’ 속 ‘The Origin Of Love’에 영상에 나오는 일러스트를 떠올리게 하는 심볼이 담겨 있다. ‘헤드윅’의 ‘The Origin Of Love‘에는 ‘태초의 인간은 두 쌍이 하나의 존재였고, 신의 분노로 둘로 나뉘어 서로를 그리워한다. 이것이 사랑의 기원이다’라는 내용의 내레이션과 함께 이를 형상화한 그림과 ‘The Origin Of Love’란 문구가 나온다. 두 영상의 유사성을 두고 누리꾼 사이에서는 표절에 관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대중문화계에서 이 같은 표절 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상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가요 제작자들 사이에서는 음악이나 앨범 아트를 만들 때 유명 작품 레퍼런스로 차용하는 것은 암묵적인 관행으로 치부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이 단순한 음악계 관행으로 보기에는 문제점이 분명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헤드윅’의 원작자 존 캐머런 미첼은 “고대 신화가 밴드와 팬들이 함께 모이는 은유로 사용되는 것은 자유”라면서 “워너원 측이 기여도에 대한 언급 없이 노골적으로 갖다 쓰고 신화 수준을 낮춰 슬프다”며 “조금 무례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소속사 측은 “‘사랑의 기원’이란 철학적 개념을 바탕으로 인류가 공유할 가치에서 영감을 얻은 ‘아이디어 영역’이므로 저작권 관점의 이슈는 없다고 본다”라며 “심볼 역시 이 개념을 바탕으로 워너원의 콘셉트인 운명, 이진법, 무한대 요소를 사용해 만들었다”라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워너원이 유명 작품을 연상하게 하는 영상 디자인과 더불어 문구의 아이디어 차용한 것을 대다수가 인정하는 분위기다. 작가 A씨는 “'사랑의 기원'에 대해서는 신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워너원 입장에서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헤드윅’이 워낙 유명해서 내용이나 디자인 쪽에 영감을 받고 만든 것 같다. ‘헤드윅’을 언급 안하고 신화만 이야기해서 저쪽에서도 기분 나쁘고 문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듀서 B씨 역시 “레퍼런스의 잘못된 폐해”라고 지적했다.
워너원 측이 이번 앨범 제작에 앞서 원작자에게 양해를 구하거나 합의를 했다면 이 같은 상황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표절 논란이 일어난 뒤에도 공식적인 사과 한마디 없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공식입장으로 무마하려는 소속사의 태도는 많은 아쉬움을 남기는 점이다.
[이상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 워너원 공식 인스타그램, 유튜브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