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신성일 추모 특집] 배우 신성일과 엄앵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사랑
- 입력 2018. 11.04. 11:30:53
- [더셀럽 이상지 기자] 4일 ‘한국 영화계 큰 별’ 고(故)신성일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그의 부인 엄앵란과의 영화 같은 사랑 이야기가 재조명 받고 있다.
배우 신성일과 엄앵란은 1960년 신상옥 감독의 영화 ‘로맨스 빠빠’를 통해 처음 만났다. 당시 엄앵란은 당시 ‘단종애사’를 비롯한 다수의 작품에 출연해 인지도를 가진 인기 배우였다. 신인배우였던 신성일은 ‘로맨스 빠빠’에서 막내아들 역할 은막으로 분했다.
이후 그는 1962년 ‘특등신부와 삼등신랑’ ‘청춘교실’ ‘말띠여대생’ 등 20여 편의 작품에서 엄앵란과 호흡을 맞췄다. 특히 두 사람이 출연한 1964년 ‘맨발의 청춘’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화제작이다. 1964년작 ‘배신’ 촬영 당시 신성일은 카메라가 보이지 않는 지점에서 연기가 아닌 실제로 입을 맞추며 사랑을 고백했다.
작품 속 인연은 현실로 이어졌다. 1964년 11월 서울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 이들은 ‘세기의 결혼’으로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날 결혼식의 초대장이 암거래되고 3천여 명의 하객들이 몰려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팬들로 문전성시를 이룬 탓에 정작 초청받은 하객이 자리가 없기도 한 해프닝도 일어났다.
하지만 사실상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절반 이상이 별거였다. 신성일은 지난 2011년 발간한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동아방송의 아나운서였던 고 김영애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자서전 발간 당시 그는 고 김영애에 “생애 최고로 사랑했던 연인”이라며 “김영애가 낙태한 사실을 엄앵란은 모른다. 죄책감 때문에 정관수술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나는 엄앵란도 사랑했고 김영애도 사랑했다. 사랑에는 여러 형태가 있다. 지금도 애인이 있다. 아내에 대한 사랑은 또 다른 얘기”라고 말했다.
신성일은 자서전 발간 후 TV조선 ‘토크쇼 노코멘트’에 출연해 엄앵란과의 결혼 이유로 엄앵란이 임신을 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엄앵란은 나의 외도 사실을 다 알고 있었다. 어디서 어떤 여자를 만나도 엄앵란에게 이야기가 전해져 여자와 단둘이 만날 수가 없었다. 얼마나 답답하겠냐”고 말해 논란을 양산하기도 했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이혼 절차를 밟지 않은 상태인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두 사람의 딸 강수화 씨는 지난 3월 MBC ‘사람이 좋다’를 통해 딸로서 두 사람의 결혼생활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당시 강수화 씨는 “(엄앵란이) 배우들이 몇 개월 못 살고 이혼하는 선배들을 봤기 때문에 그런 딴따라의 이미지를 깨겠다, 죽어도 가정은 지켜야 한다더라. 아빠는 이혼하고 싶었을 때의 시기가 넘었다더라. 엄마와는 가치관이 달라서 말이 안 통한다더라”고 밝혔다.
이어 그녀는 “말이 통하고 생각이 통하는 사람과 연애를 해야겠다더라. 외롭다고. 자식도 있고 생각해보니 둘이 안 맞고 아버지는 건강하고 엄마는 배타적이니까. 아버지도 외로웠겠구나 싶더라”고 두 사람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하지 않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신성일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지며 영화인장으로 거행된다. 발인은 오는 6일 예정이다.
[이상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 ‘맨발의 청춘’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