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퍼즐] 상대 잘못 골랐다. 방탄소년단에 자충수 둔 일본 방송사
- 입력 2018. 11.12. 10:37:31
- [더셀럽 윤상길 칼럼] 일본의 방송사들이 상대를 잘못 골랐다. 상대가 방탄소년단(BTS)이라니. 싸움을 하려면 이길 상대를 골라야지 참패가 뻔한 상대에게 ‘갑질’을 하는 모양새가 불쌍해 보인다. 일본에서 “힘 좀 쓴다”는 큰 방송사들이 너도나도 방탄소년단에게 시비를 걸고 있지만 결과는 해외 언론의 반응에서 보듯, 일본의 ‘추악한 속내만 드러낸 꼴’이다.
방탄소년단
이들 프로그램 모두는 방탄소년단의 의사와 달리 방송사가 출연을 결정하고, 스스로 철회하고, ‘북 치고 장구 치는’ 원맨쇼를 연출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애걸복걸 할 줄 알았던 모양이다.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방탄소년단이 어떤 그룹인가. 일개 방송사의 자의적 결정에 흔들릴 것이라 판단했다면, 그 미련함을 반성할 일이다. 하기야 반성이라곤 1도 모르는 일본이고 보면 이런 바람도 헛바람이다.
대한민국은 물론 해외 언론의 반응도 심상치 않다. 대한민국과 마찰이 일 때마다 툭 하면 국제기구에 제소하겠다느니 윽박지르기 일쑤인 그들이 어찌하여 방탄소년단과 관련된 해외의 반응에는 그렇게 둔감한 것인지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다. 현지 보도에 이어 빌보드 등 해외 언론이 방송 출연 취소 배경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 국제적 관심사를 외면만 할 것인가.
빌보드는 “방탄소년단 출연 취소는 한국과 일본의 어색한 K팝 관계를 보여준다”는 제목으로 이번 사태를 심도 있게 분석했다. 빌보드는 특히 이번 사태의 배경이 “국가 간의 오랜 정치적, 문화적 문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멤버 지민의 티셔츠가 방송 취소의 유일한 이유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뉴스 방송국 CNN도 인터넷판에서 출연 취소 사태를 전하면서 “과거 일본의 식민 지배로 수백만 명의 한국인들이 고통 받아 양국 관계에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영국의 공영방송사인 BBC도 “일본 TV 쇼가 원자폭탄 티셔츠로 방탄소년단 출연을 취소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민의 티셔츠가 논란이 된 이유로 양국의 역사적 배경을 소개했다.
BTS의 일본 공연취소에 대해 이처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CNN과 BBC처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언론사들과 방탄소년단의 세계적인 팬들이 ‘일본은 전범 국가’라는 역사적 증거들을 찾아내고 알리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공연 취소 쇼는 “우리는 전범국가이다”를 전 세계에 알리는, 일본의 속살을 드러낸 셈이다. 이것이 문화의 힘이고,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대한민국 K팝스타 팬덤의 현주소이다.
문화 현상을 정치 행위로 몰아가려는 일본 방송사의 비뚤어진 행태에 대해 정치권도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민간 교류에 자꾸 정치적 잣대를 갖다 대는 것은 한일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도 “일본의 편협한 문화 상대주의에 대해 깊은 안타까움을 표한다.”라고 아쉬움을 나타냈고, 바른미래당은 “일본의 문화적 저급함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민주평화당도 “일본이 전범 국가임을 전 세계에 더욱 홍보하는 일일 뿐이다”라고 꼬집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전 세계 방탄소년단의 팬들은 구글 등 인터넷 검색 엔진에 ‘Why BTS’를 검색하고 있다. 구글 페이지에 ‘Why’만 입력해도 BTS가 자동으로 완성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연관 검색어 가운데 “Why did japan invaded korea?”(왜 일본이 한국을 침략했는가)같은 검색 문장은 일본이 전범 국가임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의 “일본이 방탄소년단의 방송 출연을 막고, 극우 매체에서 이런 상황을 보도하는 것은 그야말로 ‘최악의 자충수’를 두고 있다고 본다.”는 논평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일본 방송이 별별 딴죽을 걸어도 그 모두가 ‘자충수’이다. 일본 방송사의 출연 취소에도 불구하고 전석 매진된 방탄소년단의 일본 공연은 예정대로 13일부터 잇따라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팬들은 여전히 방탄소년단을 사랑한다. 정치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일본 방송사는 상대를 잘못 골랐다. 그들은 ‘방탄소년단’이다.
[더셀럽 윤상길 칼럼 news@fashionmk.co.kr/ 사진=방탄소년단 공식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