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애니판,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 [씨네리뷰]
입력 2018. 11.12. 14:39:23
[더셀럽 이원선 기자] 담담하면서 슬프고 슬프면서 따뜻하다. 일본 감성을 그대로 담은 채로 애니판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는 제목만으로도 영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에 충분하다. '췌장'과 '먹는다'는 단어가 함께 어우러진 문장에 궁금함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 그 호기심 때문이었을까. 원작 소설이 2016년 일본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 누적 발행수 260만을 돌파한 바. 그에 이어 일본에서는 지난해, 실사판 영화까지 만들며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 신드롬을 만들었다.

아울러 올해에는 일본만의 감성을 더욱 고스란히 담은 애니판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가 개봉한다.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는 학급에서 외톨이로 지냈던 소년 시가가 선생님이 돼 도서관 정리일을 맡게 되며 시작한다. 시가에게 첫사랑은 자신과 반대의 성격을 가졌던 사쿠라. 그는 도서관 정리일을 도맡아 하며 사쿠라와 보낸 자신의 따뜻했던, 그리고 가슴 아팠던 학창시절을 회상한다.

도입부만 본다면 '여느 고등학생들의 사랑이야기 아닌가'라는 오해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는 단순한 고등학생들의 사랑 이야기도 아니고 그들이 그리는 우정 이야기도 아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속에서 각자 다른 사람일지라도 그들의 인생은 아름답고 그들의 삶은 1분1초 소중하다는 뜻깊은 이야기를 담는다.


시가는 학급에서 가장 인기 많은 활발한 소녀 사쿠라가 췌장암을 앓고 있다는 비밀을 알게된다. 그가 사쿠라의 비밀을 알고, 사쿠라의 마음속 이야기가 담긴 '공명문고'를 알게되며 우정은 시작된다. 그리고 그 우정은 점차 진하게 물들어가고 두 사람 모두 우정과 사랑 그 사이에 감정에 직면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왜 소설의 제목이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둘 사이에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이별은 생각보다 빨리 다가오게 된다. 그 이별의 아픔은 담담하면서도 먹먹하게, 일본의 감성을 그대로 더해 풀어낸다.

위의 이야기는 원작 소설과 실사판 영화, 그리고 애니판 영화까지 모두 동일하게 그려지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번에 개봉하는 애니판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남자주인공의 이름이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고 '나'로 표현된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진짜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그 속에서 벅차오르는 감정을 표현해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작과 실사판, 그리고 애니판까지 모두 깊은 감동과 함께 긴 여운을 선사한다. 하지만 원작 소설만의 깊은 여운은 실사판보다 애니판에 더 잘 그려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일본 소설의 특징상 사람이 표현할 때 미묘하게 부딪치는 감정선이 있다. 이런 세심한 감정선은 애니판에서 놓치지 않았다. 그렇기에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소설의 감동을 실사판 영화보다 더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것.

언뜻보기에 오싹한 느낌이 드는 제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용은 하염없이 따뜻하고 아름다우며, 또 먹먹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성숙한 감정이 선사할 뜨거움은 올 11월 관객들을 또 한 번 매료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5일 개봉. 러닝타임 109분.

[이원선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포스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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