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뒤에 테리우스' 정인선의 재발견, 한계를 뛰어넘다[인터뷰]
- 입력 2018. 11.27. 15:34:09
- [더셀럽 박수정 기자]"매일 한계를 돌파하는 느낌이었어요"
배우 정인선이 MBC 수목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로 지상파 첫 주연작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정인선은 극 중 꿈도 경제활동도 포기한 채 쌍둥이 육아에 올인 중인 경력단절 주부 고애린 역을 맡아 열연했다. 첫 방송 전까지는 정인선의 캐스팅에 대해 물음표가 가득했다. 5개월 동안 치열한 고민과 열정으로 그 물음표를 보란 듯이 느낌표로 바꾼 정인선이다.
"큰 작품에 이렇게 비중 있는 역할로 출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렇게 중심을 끌어가는 역할은 처음이라 매일 매일 한계를 돌파하는 느낌이었다. 한계를 절절하게 느끼면서 스스로 신기해하면서 찍었다. 처음에는 주연이라는 자리가 내 영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도 많이 했다. 더 매력적인 배우,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압박감도 있었다. 매일매일 한계에 부딪히고 싸워보니 스스로 성장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작품의 성적표도 좋았다. '내 뒤에 테리우스'는 지난 15일 전국 자체 최고 시청률(10.5%)을 기록, 유종의 미를 거두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특히 올해 MBC 평일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 침체한 MBC 드라마에 단비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작가님의 글이 재밌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든든한 소지섭 오빠가 있었기 때문에 걱정 없었다. '나만 거슬리지 않게 캐릭터를 소화한다면 재밌게 봐주시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첫방 송 후에 칭찬이 쏟아져서 깜짝 놀랐다. 정말 뿌듯했다. '거슬리지 않으면 된다'가 목표였는데 이미 첫 방송 때 목표달성을 했다(웃음). 그 이후에는 마지막까지 극을 끌고 가면서 칭찬을 받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내 뒤에 테리우스' 종영 후 시즌2에 대한 기대를 내비친 시청자들도 많았다. 이에 대해 정인선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실 구체적인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 저희도 그냥 풍문처럼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고애린과 김본이 위장부부가 돼서 새로운 임무를 맡게 된다는 엔딩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우리 드라마 다운 엔딩이라 생각했다. 너무 만족스러웠다. 시즌2를 염두해 두시고 그렇게 하신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두 사람이 어떻게 첩보원 생활을 할지 나도 궁금하다. 너무 재밌을 것 같지 않냐. 시즌2가 제작된다면 참여하고 싶다"
엄마 역할은 전작 JTBC '마녀 보감', '으라차차 와이키키'에 이어 '내 뒤에 테리우스'까지 이번이 세 번째다. 미혼 배우로서 엄마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 정인선은 "'엄마' 역할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엄마'라는 타이틀 때문에 부담스러운 건 없었다. 그 캐릭터의 한 부분이 아니겠나. 그것보다 고애린이라는 캐릭터가 워낙 입체적인 캐릭터가 그 매력에 푹 빠져있었다. 또 '으라차차 와이키키'를 겪고 난 후 이번 역할을 맡게 돼서 도움이 많이 됐다. '와이키키' 때는 갓난아기와 함께 호흡하는 거라 제가 준비해 온 연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 오기도 했다. '와이키키'를 겪으면서 지금은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에 대해 요령도 많이 생겼다. 특히 준준남매는 말이 통하다보니 더 빨리 친해졌다. 감사하게도 준준남매 역시 '엄마'처럼 나에게 잘 다가와줬다"
정인선은 '내 뒤에 테리우스'에서 전직 NIS 블랙 요원 김본 역의 소지섭과 절제된 톤의 로맨스를 펼쳤다. '인간애'에 가까운 두 사람 사이의 따뜻한 감정교류는 이전의 로맨틱 코미디에서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설렘을 선사했다. 소지섭과의 호흡에 대해 정인선은 "'믿고 보는 로코킹' 아니냐. 감히 상상도 못 했던 조합이었다. 그 어떤 누가 상상을 했겠냐. 그 부분에서도 부담이 컸다"고 털어놨다.
"시작 전에는 무섭고 슬프고 힘들더라. 많은 감정을 느꼈다. 촬영을 시작하면서 소지섭 오빠가 배려를 해주셨다. 저를 향한 무조건적인 격려나 믿음이 아니었다. 제가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편안하게 담백하게 대해주시더라. 그런 배려가 큰 힘이 됐다. 과묵하실 줄 알았는데 먼저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다. 정말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안심하고 기댈 수 있었다. 덕분에 내 연기를 더 꺼낼 수 있는 용기도 생겼다. 5개월을 달려올 수 있게 해준 저의 정신적 지주였다"
KIS의 멤버들(김여진, 강기영, 정시아)과의 케미도 '내 뒤에 테리우스'의 인기 견인을 한 주요 요소였다. 정인선은 "유쾌함과 첩보가 잘 어울러진 게 우리 드라마의 매력이었다. 저는 유쾌함 담당이었다. 처음에는 그 균형을 맞추는 게 쉽지 않더라. 그 스타트를 잘 끊어준 사람이 강기영 오빠였다. 그리고 김여진 언니가 가볍지만은 않게 중심에서 잘 잡아뒀고 정시아 언니가 예측발가한 애드리브와 대사들을 잘 소화하며 특유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뽐냈다. 함께하면서 배우들의 힘을 크게 느꼈다"라고 애정을 표했다.
1996년 SBS '당신'으로 데뷔해 어느덧 22년 차 배우가 된 정인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폭풍성장'이라는 키워드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만큼 아역배우 출신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올해 '으라차차 와이키키'부터 '내 뒤에 테리우스'까지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성인 연기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은 정인선은 "이번에 연기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기회를 얻었다. 제 인생에는 없을 것 같은 기회를 잡게 돼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잘 하려고 노력했다. 저에 대해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 같아 좋다. 어렸을 때부터 아역배우로 활동하면서 경험이 없는 것에 대한 열등감을 느꼈다. '아역으로 살지 않은 삶은 어떤 삶일까' 그런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나에게 없는 것들에 대한 질투도 많이 느꼈다. 6년이라는 공백기를 걸치면서 그런 허한 마음들을 채우기 위해서 '사진찍기' '영화감상', '여행'에 몰두하기도 했다. 많은 도움이 됐다.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는 게 목표다. 다양한 인물로 여러 삶을 살아보고 싶다. 그리고 그 인물들을 잘 소화해서 사람들을 그 이야기 속으로 데려가고 싶다"고 앞으로 배우로서 이루고 싶은 꿈에 관해 이야기했다.
'내 뒤에 테리우스' 이후 정인선은 휴식을 취한 후 차기작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 기세를 이어받아 내년을 황금기로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내 뒤에 테리우스'를 하면서 '에너지가 좋다', '기운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으라차차 와이키키'에 이어 업그레이드된 엄마 캐릭터를 보여주지 않았냐. 다음 작품에서도 고애린 업그레이드 버전의 밝은 에너지를 가진 캐릭터를 하면 어떨까 싶다. 내년은 20대의 마지막 해이기도 하다. 올해 작품을 하느라 정신 없이 달려오니 이미 1달밖에 남지 않았더라. 내년은 잘 쓰고 싶다. '내 뒤에 테리우스'만큼 사랑받을 수 있는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고 싶다"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