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따뜻한 순두부” 말+마음 모은 ‘말모이’, 한글 지키는 소시민을 말한다 [종합]
입력 2018. 12.03. 12:04:33
[더셀럽 김지영 기자] 1940년,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한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말모이’가 오는 2019년 1월 개봉한다. 일본군과 싸운 독립운동가, 어떠한 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과 말을 모은 ‘말모이’는 이제 관객을 모을 준비를 마쳤다.

3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영화 ‘말모이’(감독 엄유나)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유해진, 윤계상, 우현, 김태훈, 김선영, 민진웅, 엄유나 감독 등이 참석했다.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담았다.

엄유나 감독은 “‘말모이’는 말 그대로 말을 모은다는 뜻”이라고 밝히며 “1910년대 주시경 선생님께서 일본이 우리말을 뺏을 것을 대비해 사전을 만들었는데, 최초의 사전이 ‘말모이’였다. 이후 주시경 선생님이 돌아가시고 조선어학회가 전국의 말을 모은 것이 ‘말모이 작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서 말을 모으고 함께 사전을 만든다는 것이 감동적이어서 사전을 뜻하는 우리말인 ‘말모이’로 제목을 지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면 위대한 영웅의 이야기를 떠올리기 쉬운데 ‘말모이’는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서 전국에서 말을 모아서 보내줬던 사람들이 함께 만들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며 “지금도 역사라는 게 작은 행동들이 큰일을 이루는 게 하나를 만드는 것처럼 동시대에도 시의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제작하게 됐다”고 했다.

더불어 ‘말모이’의 주연에 유해진을 캐스팅하게 된 계기에 “말모이는 사람들이 빛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시나리오 쓸 때부터 판수 역은 유해진 씨를 생각하고 있었다. 언제나 영화 속에서 빛나는 배우지 않나. 무엇보다도 말모이는 ‘말맛’이나는 배우가 중요한데, 유해진 씨 말고는 생각이 안 났다”고 했다.

또한 윤계상 캐스팅의 이유엔 “윤계상 씨의 프로필을 검색해본 적이 있는데 끊임없이 힘든 도전을 해왔더라. 배우 윤계상이 걸어온 길이 사전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조선어학회 류정환과 동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말모이’에서 까막눈 판수 역을 맡은 유해진은 “참 순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것에 공감을 느꼈다”며 “말모이라는 사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까막눈을 통해서 관객들이 더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출연하게 된 계기를 공개했다.

전작 ‘범죄도시’에서 장첸으로 강렬한 인상을 줬던 윤계상은 이번 작품에서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으로 분한다. 그는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이런 좋은 이야기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한 번쯤 봤으면 좋겠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보통 사람이라면 모르고 지나갔을 수도 있는데 영화를 통해서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는 제작 비하인드 영상도 함께 공개됐다. 영상 속 윤계상은 장면의 촬영이 끝났다는 사인이 있었음에도 눈물을 뚝뚝 흘렸다. 윤계상은 “영화를 촬영하면서 심적으로 힘들었다”고 밝히기도 했으며 이러한 감정선에 대해 “배우라는 직업으로서 이러한 것들이 연기를 하는 이유”라고 했다.

더불어 “해당 캐릭터로 분하는 것이지 사실 진짜 그 사람이 될 수는 없지 않나. 진짜로 다가가면서 캐릭터로 성장할 수 있는 것들이 저한테도 고스란히 느껴졌다”며 “저 윤계상도 성장해간다. 찍고 나서는 정말 힘들었다. ‘말모이’ 찍고 나서는 조선어학회 대표니까 혼자 묵묵히 지켜야하는 부분이 있어서 배우들하고도 친근하게 못 다가가는 부분도 있었다. 찍고 나서의 느낌은 ‘앞으로 연기는 이렇게 해야 하는 거구나’하는 진정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유해진과 윤계상은 지난 2015년 6월 개봉 영화 ‘소수의견’(감독 김성제)에서 함께 호흡한 바 있다. 윤계상은 ‘말모이’에서 유해진과 다시 연기하며 “‘형님처럼 갈 수 있을까’ ‘유해진 형님 같은 에너지를 뿜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윤계상은 자신에게 유해진은 ‘절대적인 존경할 수 있는 배우’라고 했다. 이어 “인간적인 면, 배우로서의 진정성 있는 다가가는 모습이 있다. 사람 자체를 좋아한다”고 진심을 고백했다. 유해진은 윤계상을 ‘드립커피’로 비유했다. “똑똑 떨어져서 한 컵이 되는 배우”라고 첨언했다.

영화를 촬영하고 나서 줄임말이나 외래어에 대해 생각이 달라졌다고 밝힌 유해진은 “다른 영화 같으면 단체로 사진촬영 할 때 ‘파이팅’했을 텐데, 현장에서 만이라도 ‘힘내자’라고 대체하곤 했다. 찍을 때만이라도 변화를 주고 싶었다. 현장에서 조금씩은 변화가 있었다.

이어 김태훈은 “평소 같았으면 ‘캐릭터’라고 했을 텐데 오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를 비롯해 우리말이 더 아름답고 좋는 생각을 많이 했다. 외래어 사용에 유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엄유나 감독은 “전체 스태프들이 마음을 다해서 만든 영화다. 사람의 온기가 담긴 따뜻한 영화니 추운 겨울에 보러오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으며 우현은 “말을 모았고 사람을 모았다. 이제 사람이 모일 차례다. 많이 보러 오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한 유해진은 “겨울에 따뜻한 순두부 같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너무 밋밋하지 않고 양념이 돼 있는 먹을 만한 순두부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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