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도 엄마야’ 우희진 “선한 캐릭터였다면 출연 안했을 거예요” [인터뷰]
- 입력 2018. 12.03. 15:38:44
- [더셀럽 김지영 기자] “여태 안 맡아본 캐릭터여서 끌렸어요.”
아역배우로 데뷔해 연기경력 약 30년이 넘은 배우 우희진에게도 시도해보지 않은 캐릭터가 있었다. KBS2 드라마 ‘느낌’에서 청순한 매력을 발산했던 것을 더불어 ‘힐러’ ‘딱 너 같은 딸’ ‘좋은 사람’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도둑놈, 도둑님’ 등에서 착한 캐릭터를 맡았던 우희진은 ‘나도 엄마야’에서 악한 캐릭터의 끝을 선보였다.
더셀럽은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 모처에서 우희진을 만나 SBS 일일드라마 ‘나도 엄마야’(극본 이근영 연출 배태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우희진은 극 중 재벌가의 큰며느리이자 대리모를 의뢰한 최경신 역을 맡았다.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와 비슷하게 착한 역이면 출연 결정하기까지 주저했을 거예요. 여태까지 안 맡아본 캐릭터여서 출연 결정을 했고, 감독님도 그래서 저를 캐스팅했다고 들었어요. 저도 그렇고 이인혜 씨도 상투적이지 않은 캐스팅을 하고 싶었다고 하셨거든요.”
우희진의 예상보다 최경신의 악함은 점점 예상을 뛰어 넘었다.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 신상혁(알렉스) 회사의 제품에 방부제를 넣고 가족을 해쳤으며 혼외자식인 아이의 비밀까지도 폭로하려는 행동을 일삼았다. 이에 우희진은 이해를 하고 연기를 하는 것보다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먹었다.
“감독님이 제가 생각한 것보다 악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점점 예상을 뛰어넘더라고요. 그땐 이해를 하고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은 그럴 수 있겠다’하고 생각했어요. 이해하려고 하니 괴롭더라고요. 납득이 안 되니까요. 우리가 사이코패스를 이해하지 못하잖아요. 원래 그런 사람인 거니까. 그런 것처럼 최경신이 욕심에 눈이 멀어서 그렇다고 생각했어요.”
극 초반 최경신은 이유 있는 악역이었다. 그러나 드라마가 전개될수록 최경신의 악행은 재미를 위해 더욱더 극단적으로 변해갔다. 이로 인해 우희진 또한 이유 있는 악역 연기에서 1차원적 연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처음 시놉시스 봤을 때는 이유 있는 악역이어서 일차원적으로 하지 말고 다르게 해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시작을 했어요. 점점 전개가 될수록 극단적으로 가더라고요.(웃음) 처음에는 최대한 이유 있는 악역을 연기하려고 노력을 했고, 욕심과 야망이 더해지면서 상식에 벗어나는 행동을 했기 때문에 그때부터는 1차원적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돼서 그렇게 몰입을 했어요.”
최경신의 악한 행동과 우희진의 연기력이 만나 시너지를 발휘했다. ‘어디까지 나빠질 수 있을까’했던 최경신의 활약은 매번 예상을 뛰어 넘었고 우희진의 연기력 또한 빛을 발했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마음 편히 ‘나도 엄마야’를 즐길 수 있었다.
“악역에 대한 안 좋은 댓글들이 있는 건 이해해요. 이제는 시청자들이 드라마는 드라마로 봐주셔서 극중 이름으로 욕을 하시거든요.(웃음) 이렇게 욕을 먹은 적이 처음이라 초반에는 마음이 이상해서 댓글을 자주는 안 봤어요. 어쩌다 한 번씩 봤는데 그때는 또 괜찮더라고요. ‘재밌게 보고 계시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니까 마음이 나쁘지 않고 오히려 ‘이러한 역할을 했으면 당연히 욕을 먹어야지’ ‘안 먹으면 안 되지’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무조건 아들을 원하는 시부모, 불임으로 아이를 갖기 못하는 몸, 이로 인해 대리모까지 의뢰하게 되는 최경신 등의 ‘나도 엄마야’소재는 남아선호사상을 비롯해 다양한 부분들에서 급변하는 사회 분위기와 동떨어져있는 듯하다. 오히려 ‘나도 엄마야’의 작가는 여전히 평등하지 못 한 사회의 일부분을 건드리고자 했다.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나’라는 생각을 했을 거예요. 저도 차별을 받지 않고 자랐고 모친도 그런 분이 아니었는데, 아침드라마는 시청자 층의 연령대가 높잖아요. 그래서 통한 것 같아요. 작가님도 아직 평등하지 못한 부분을 건드려보고 싶으셨던 것 같고요. 저도 보면서 ‘요즘 시대가 어느 시댄데’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높은 연령대는 어느 정도의 공감을, 또 다른 시청자는 저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아직 미혼인 우희진은 ‘나도 엄마야’를 출연하고 나서 결혼관이 달라진 게 없다고 밝혔다. 연기는 연기일 뿐이고 각자의 개인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드라마가 극 말미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지만 결혼을 장려하는 이야기를 담지는 않는다.
“최경신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했던 악행과 만행들은 하면 안 되는 거니까 당연한 것이고, 결혼과 출산 이런 부분들은 정죄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 전부터 그렇게 생각했던 거고요. 남이 그런다고 나도 그럴 필요는 없지만 내가 안 그렇다고 해서 남에게 그러지 말라고 하는 성향이 강해질수록 사람이 독선적으로 변하는 것 같거든요.”
이전과 달라진 캐릭터에 도전하기 위해서 ‘나도 엄마야’를 시작했고 끝을 냈다. 우희진은 필모그래피 30여 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지만 여전히 다양한 캐릭터를 꿈꾸고 있다.
“다음에 들어오는 작품이 ‘같은 악역이면 안 할래요’가 아니라 장르가 달라지면 괜찮을 것 같아요. 다양한 캐릭터가 있잖아요. 악역이라고 단정 짓기보다는 다양한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아무래도 배우니까 다양한 인물들을 연기하고 싶어요. 사실 180도 달라지는 게 아닌 이상 중복되는 부분은 비슷해요. 이걸 제외하고 작품을 하려면 힘이 들죠."
우희진은 출연해보고 싶은 작품에 올 상반기 종영한 케이블TV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꼽았다. 어린 나이지만 삶의 무게를 짊어 진 사람과 안정된 사람인 것처럼 보이지만 위태로운 사람을 담았던 게 끌렸던 이유라고 밝히며 여자가 중심이 되는 작품이라면 흔쾌히 출연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실제로 있을 법한 그런 내용을 꼭 해보고 싶어요. ‘나의 아저씨’의 어두운 부분보다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져 나오는 작품이요. 무조건 예쁜 캐릭터 보다는 제 연령대에 맞게 할 수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요즘엔 작품 속 여자 캐릭터들도 다양해졌잖아요. 지금은 선배님들이 앞에서 잘 닦아주고 계시니까 보다 더 여배우들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장르나 내용이 다양해졌으면 좋겠어요.”
아역배우부터 쉼 없이 달려온 우희진에겐 tvN 드라마 ‘세 남자’에 출연하기 전 3년의 공백이 있었다. 이제는 휴식기 없이 계속해서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다.
“몇 년을 쉬고 싶다는 생각은 없어요. 저는 병들어서 못하기 전까지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그러니 건강을 잘 지켜야겠죠.(웃음) 나이가 들어서도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김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