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투→페미니즘” 2018년 영화계 이슈 키워드 TOP 5 [연말결산②]
- 입력 2018. 12.10. 15:48:27
- [더셀럽 김지영 기자] 2018년 영화계는 사회적 쟁점 사안들이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친 한 해였다. 대중 문화로서 영화와 사회적 논란은 늘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아왔지만 올해는 운명 공동체임을 절감케 했다.
올 한 해 사회 전반을 강타한 미투와 페미니즘, 아동 학대까지 듣는 것만으로 소름끼치는 사안들이 영화 소재로 사용돼거나 영화 개봉 여부를 불투명하게 하는 등 심각성의 수위를 각인했다.
지난해와 올해 대한민국을 뒤흔든 ‘미투’를 시작으로 이전엔 시도되지 않았던 크리처 무비, 페미니즘, 여성주연 영화, 여러 주연이 출연하는 ‘떼주물’ 등이 2018년 관객들을 찾았다. 지난 한 해 영화계를 키워드로 정리해 돌아봤다.
◆ 미투
지난 1월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를 시작으로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열풍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면서 문화, 영화계를 강타했다.
2월경에는 배우 故조민기가 교수로 재직 중이던 청주대학교에서 학생 성추행 의혹으로 교수직을 박탈당했으며 오달수는 자신에게 불거진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한 후 활동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은 재촬영을 한 후 개봉했고 ‘이웃사촌’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현재까지 재촬영 여부나 개봉 시기 등 결정된 것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해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김기덕 감독 성추문은 현재까지도 법정 공방 중이다. 김기덕 감독과 함께 언급된 조재현은 혐의를 인정하고 자숙의 시간을 보내고 있으나 김기덕 감독은 여배우 A씨가 지난해 자신을 강제추행치상 등 혐의로 고소한 건이 ‘혐의 없음’으로 종결되자 지난 6월 A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조덕제와 반민정의 법정 다툼은 지난 9월 대법원의 판결(징역 1년 집행유예 2년)로 종지부 되는 듯 했으나 조덕제의 유튜브 채널 개설, 최근 방송된 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 등으로 쉽게 잠재워지지 않고 있다. 조덕제는 대법원의 유죄 판결에 “매우 실망스럽다. 문제가 된 13번 씬 모두 공개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 “가능성 봤다” 크리처 무비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유일하게 ‘쌍천만’ 관객을 동원한 ‘신과 함께’ 시리즈는 ‘외화에 비해 한국영화는 CG(컴퓨터그래픽스)가 어색하다’는 편견을 뒤엎었으며 관객의 마음을 동요케 하는 휴머니즘 소재를 섞어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나 판타지 소재가 섞인 웹툰을 영상으로 표현해낸 것과 더불어 ‘신과 함께- 죄와 벌’에서는 김동욱, ‘신과 함께- 인과 연’에서는 주지훈이 활약해 관객의 시선을 끌었다.
그러나 시대극과 크리처가 섞인 ‘물괴’와 ‘창궐’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 참패를 당했다. 전체적인 흐름에서 다소 엉성한 부분이 보였던 CG, 예상을 깨지 않는 진부한 스토리가 ‘물괴’와 ‘창궐’의 걸림돌이 됐고 결국 두 작품 다 손익분기점에 반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다만 국내에선 비주류로 취급받아왔던 크리처 무비의 도전과 확장이라는 점에서 두 영화의 시도만큼은 높게 평가됐다.
◆ 사회를 강타한 페미니즘
최근 국내 이슈 중 연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페미니즘은 영화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특히 지난해 SNS에서 여성 네티즌들과 페미니즘을 주제로 설전을 벌였던 유아인의 주연작 ‘버닝’은 여러 대학에서 포스터가 훼손되기도 했으며 외신과 평단의 극찬을 받았지만 국내에선 관객들에게 외면 받았다.
출간 2년 만에 누적 판매 100만 부를 달성한 ‘82년생 김지영’이 영화화된다는 소식은 연일 온라인을 달궜다. 페미니즘 권장도서라는 이유로 캐스팅이 확정된 주연배우들까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유미와 공유가 발탁됐다는 보도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82년생 김지영의 영화화를 반대한다’는 청원이 게재됐으며 정유미의 SNS에는 악플이 연달아 달렸다. 그러나 이러한 열기도 잠시, ‘82년생 김지영’의 영화화 소식 이후 원작 도서의 월평균 판매량은 전달대비 134% 증가해 페미니즘 열풍이 쉽게 잠재워지지 않음을 입증했다.
◆ 보다 다양해진 여성영화
과거에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던 여성 주연 영화가 잇달아 개봉하고 흥행을 거두며 여성 배우의 무대가 넓어진 것도 눈길을 끌었다.
신인 김다미를 내세운 ‘마녀’는 많은 팬들을 거느리는 것과 동시에 319만 명이라는 누적관객을 달성했으며 아동 학대를 다룬 한지민 주연 ‘미쓰백’은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벌인 법정투쟁 ‘허스터리’는 누적관객 수 33만 여명에 그치면서 흥행 면에선 아쉬운 성적으로 마감했지만 팬덤 ‘허스토리언’이 생기면서 단체관람 릴레이, 상영관 확대 운동이 펼쳐지기도 했다.
또한 현재 상영 중인 1997년 IMF(국제 통화기금) 외환위기를 소재로 한 김혜수 주연의 ‘국가부도의 날’은 10일 기준 손익분기점을 넘고 300만 관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러나 페미니즘과 여성영화 열풍에 일부 남성들은 백래시(페미니즘 등 사회정치적 변화에 대한 반발 심리)를 외치고 있다. 앞서 소개한 ‘82년생 김지영’ 영화화의 반대 의견도 이와 동일하며 내년 3월 개봉하는 영화 ‘캡틴 마블’의 주연 캐릭터가 마블 역사상 최초 여성 히어로라는 점에서 “절대 보지 않겠다”는 반응을 여럿 표하고 있다. 사회 전반에 변화를 주고 있는 페미니즘 열풍이 2018년을 지나, 오는 2019년에는 어떤 흐름으로 불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단독 주연 NO, ‘떼주물’의 등장
배우 한 명만 믿고 제작한다는 말은 옛말이 됐다. 주연 배우 한 명만 눈에 띄는 것이 아닌 여러 캐릭터들이 힘을 합쳐 시너지를 내는 영화들이 흥행 반열에 올랐다. ‘신과 함께’에서는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와 우정출연으로 모습을 비춘 이정재가 러닝타임을 꽉 채웠고 ‘독전’에서는 조진웅과 류준열을 비롯해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매력을 발산해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특히 추석 영화 중 유일하게 흥행을 거둔 ‘안시성’은 조인성, 남주혁, 배성우, 엄태구, 설현, 박병은 등의 배우들의 합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또한 ‘곤지암’은 10~20대가 열광하고 있는 유튜브를 통해 등장인물들이 직접 촬영하고 중계한다는 설정으로 연출에 참신함을 보였으며 신인 배우들의 흠잡을 데 없는 연기력으로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 이렇듯 다양한 캐릭터의 풍성한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는 관객들로 인해 2019년에도 ‘떼주물’의 열풍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더셀럽 DB,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