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윙키즈', 이미 발은 움직였다 [씨네리뷰]
- 입력 2018. 12.20. 00:00:00
- [더셀럽 이원선 기자] 흥겨운 춤과 뭉클한 역사가 만나 영화 '스윙키즈'가 완성됐다. 특히 춤과 전쟁이라는 완벽하게 대비된 서사가 만났을때 오는 비극은 관객들에게 더 크게 와닿을 수 밖에 없다.
영화 '스윙키즈'(감독 강형철)는 1951년 거제 포로수용소, 오직 춤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의 가슴 뛰는 탄생기를 그린다. 영화는 한국전쟁이라는 가장 슬픈 역사와 춤이라는 가장 신나는 소재가 만나 이질적일 수 있는 조합을 감동과 재미로 풀어낸다.
영화는 1951년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새로 부임해 온 소장이 수용소의 대외적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전쟁 포로들로 댄스단을 결성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하며 시작된다. 그 이미지 메이킹의 책임자가 된 잭슨(자레드 그라임스)은 오디션을 열고 스윙키즈 단원을 꾸린다.
멤버들은 각양각색이다. 반전 댄스실력을 갖춘 영양실조 춤꾼 샤오팡(김민호)과 잃어버린 아내를 찾기 위해 유명해져야 하는 사랑꾼 강병삼(오정세), 무려4개 국어가 가능한 무허가 통역사 양판래(박혜수)와 수용소 내 최고 트러블 메이커 로기수(도경수)까지. 잭슨이 꾸린 스윙키즈는 전쟁이라는 어둠 속에서도 춤으로 한줄기의 희열을 내뿜는다.
그리고 이들의 열망은 이념과 국적을 모두 뛰어넘는다. 서로 떨어져야만 하는 상황 속에서도 말 없이 춤으로 대화하고 감정을 느끼며,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한다. 제작진은 이런 댄스단의 열정을 표현하기 위해 배우들의 연기에 더해 음악에도 신경썼다.
강형철 감독의 영화 '과속스캔들'부터 인연을 이어온 김준석 음악감독은 '스윙키즈'에 1950년대 스윙 음악이 지니는 고유한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네덜란드에서 재즈 밴드를 섭외해 녹음을 진행했다. 아울러 할리우드 영화 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와 협업한 바 있는 체코국립악단과의 작업을 통해 음악적 완성도를 높였다.
영화 속 음악이 주는 흥에 무게감을 실었던 건 배우들의 합이었다. 앞서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박혜수는 어색함 없이 어리숙한 판례가 됐고, 샤오팡 역을 맡은 김민호는 정말 중국인인 듯 완벽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아울러 김민호와 특급 케미를 선보였던 오정세 역시 '스윙키즈'를 통해 새로운 매력을 내뿜었으며 자레드 그라임스의 발재간 또한 극의 흥미를 높였다. 그리고 영화가 시작된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던 도경수의 로기수 그 자체 연기는 영화가 진행되는 133분 간의 시간을 전혀 아깝지 않게 만든다.
특유의 눈빛과 깊은 감정 연기로 대중들에게 호평을 들어왔던 도경수는 '스윙키즈' 댄스단의 트러블메이커 로기수로 분했다.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상, 탭댄스를 거부하려 하지만 음악과 춤에 대한 숨길 수 없는 열정을 내뿜어 잭슨의 마음을 움직이고 관객들도 매료시킨다. 오롯이 춤과 표정에서 주는 연기로 말이다.
특히 극 중 도경수와 박혜수가 선보인 가슴 터질듯한 질주댄스는 이들이 춤으로 그린 폭발한 감정신부터 담담하면서도 감각적으로 풀어낸 연출을 들어 어디 하나 흠 잡을데 없는 신으로 완성했다. 이는 데이비드 보위의 '모던 러브'를 중심으로 도경수와 박혜수가 로기수, 양판례의 감정을 그대로 담아 '춤'만으로도 가슴 저리는 감동을 선사한다.
배우들의 섬세한 캐릭터 분석과 강형철 감독의 감각적 연출이 더해진 '스윙키즈'는 지금껏 한국영화에서 쉽게 시도된 바 없었던 음악과 춤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구성해 색다른 흥미를 배가시킨다.
자신도 모르게 이미 발은 춤 추고 있을 것. 영화는 19일 개봉해 절찬 상영중이다.
[이원선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포스터,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