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 in 캐릭터] ‘동네변호사 조들호2’ 고현정 ‘투머치 럭셔리 퍼’, 픽션과 팩트의 무너진 경계
- 입력 2019. 01.09. 11:11:33
- [더셀럽 한숙인 기자] ‘동네변호사 조들호2’가 방영 첫날 6.7%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이틀째인 8일에는 6.8%로 첫 방 효과가 아님을 입증했다. 이처럼 방영과 동시에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충족한 데는 박신양과 고현정 투톱을 내세운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됐다.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2 : 죄와 벌’ 고현정
KBS2 월화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2 : 죄와 벌’에서 고현정이 맡은 이자경은 사법고시에 통과해 연수원까지 마친 후 국일 그룹으로 들어가 기획조정실장이 돼 그룹 전체를 쥐락펴락하는 실세다. 국현일(변희봉)의 절대 신임을 받고 있는 이자경은 실력뿐 아니라 화려하고 차가운 외모로 등장만으로도 주변 사람들의 숨을 멎게 하는 위력을 발산한다.
이자경은 ‘고현정이 아니라면’이라는 가정을 할 수 없게 할 정도로 고현정을 따라다니는 긍정적 부정적 선입견을 모두 응축해 픽션과 팩트의 경계를 무너뜨림으로서 몰입도를 높였다. 이자경과 고현정 두 인물이 하나로 합쳐져 시청자들에게 캐릭터를 명확하게 각인한 지점은 윤정건(주진모)의 장례식장 장면이었다.
화이트가 배색된 블랙 원피스와 블랙이 배색된 화이트 퍼 코트를 걸치고 여기에 다시 은빛 퍼 머플러를 둘러 퍼로 상반신을 휘감고 블랙 레이스 스타킹과 블랙 스틸레토힐로 마무리 했다.
블랙과 화이트는 장례식장의 통상적 컬러 코드에는 맞았으나 퍼 코트에 퍼 머플러까지 과장된 퍼 아이템과 화려한 레이스 스타킹에 선글라스와 레드 립은 장례식의 관례와는 어긋난다. 무엇보다 딸 하나인 유족과 찾는 사람이 없이 텅 빈 장례식장에 런웨이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컬렉션 피스를 연상하게 하는 디자인의 옷들로 휘감은 의상은 이자경의 속내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윤정건과 이자경이 어떤 악연으로 얽혔는지 조들호(박신양)는 그 둘의 악역과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 이자경의 과장된 화려한 의상은 시즌2의 깊은 악연의 실타래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이자경에게 퍼는 전투복과도 같다. 윤정건의 장례식에 등장할 때만큼은 아니라도 서슬 퍼런 행동에 퍼가 조력자처럼 배치됐다.
국현일의 골칫거리 차남 국종복이 끝없이 일으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가 묵고 있는 호텔로 쳐들어가는 장면에서도 여지없이 퍼가 등장했다. 블랙 레더 코트의 칼라와 소매에 장식된 퍼가 그의 타협 없는 공격성을 부각했다.
고현정은 이자경 역할을 위해 과장된 장식성을 부여한 디자인으로 상체를 강조하되 하체는 슬림하게 연출해 대비를 줘 화려함과 날선 이미지를 동시에 표현한다. 또 선글라스는 반투명 렌즈로 독기를 애써 감추려 하지 않는 이중성을 드러내는 코드로 활용한다.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시즌1에서는 휴머니즘으로 무장해 인권변호사 조들호의 탄생을 그린데 이어 시즌2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는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미스터리물로 전편과는 다른 긴박감을 더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2 : 죄와 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