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달 푸른 해'가 이이경의 인생드라마가 된 이유[인터뷰]
입력 2019. 01.22. 16:23:19
[더셀럽 박수정 기자]"'열일'의 아이콘이요? 기분 좋게 달리고 있어요"

소처럼 꾸준히 '열일'한 배우를 꼽으라면 단연 이이경을 빼놓을 수 없다. 이이경은 지난해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 MBC '검법남녀', MBC '붉은 달 푸른 해'에 잇따라 출연하며 누구보다 '열일'했다. '붉은 달 푸른 해' 종영 전 일찌감치 차기작을 결정한 이이경은 올해도 '소이경'(소+이이경)으로 바쁜 나날들을 보낼 계획이다.

'붉은 달 푸른 해' 종영 인터뷰에서 만난 이이경은 "'열일'을 한다는 건 누군가에게 쓰임이 있다는 말 아니냐. 쓸모있는 사람이라는 의미인 건데, 그런 의미에서 작품을 계속할 수 있다는 자체가 기분 좋은 일이다"라고 운을 뗐다.

"아직 '힘들다' '한숨이 나온다' 그런 적은 없어요. 워낙 공백기 없이 작품을 하다 보니까 오히려 회사에서 저에게 가끔 쉬지 않겠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제가 늘 '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치는 편이에요. 회사 대표님이 '너 체력 하나는 인정한다'고 그러셨죠(웃음)"

이이경은 한 해에 세 작품을 연달아 출연함은 물론 그 와중에 예능 '서울메이트'와 '이불 밖은 위험해', '국경 없는 포차'에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혔다.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은 여정이었을 터. 이이경은 스케줄이 빼곡하게 적힌 일정표를 보여주며 "거의 진짜 하루도 쉬지 않고 스케줄이 있었던 적도 있다. 일이지만 일이라는 생각하지 않고 즐기면서 해왔다"고 털어놨다.

"스케줄이 많았지만 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았어요. 평상시에 편식을 잘 하지 않는 편이에요. 뭐든 잘 먹죠. 그런 부분도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법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운동은 좋아하지는 않지만 습관적으로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오늘 운동을 미루지 않는 게 체력관리에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지난 16일 종영한 '붉은 달 푸른 해'는 2018년 이이경의 마지막 여정이었다. 그는 "시원섭섭하다' 그런 느낌이 아니라 애착이 너무 커서 아쉬움이 남는다"며 종영소감을 밝혔다.

"워낙 작품이 주는 메시지도 강렬했고, 캐릭터 자체도 저에게 남다른 의미였어요. 체감상 촬영했던 모든 기간이 짧게 느껴져요. 저만 그런 게 아닌 것 같더라고요. 김선아 선배님이나 다른 배우들에게 물어봐도 '이번 작품은 진짜 빨리 지나간 것 같다'라고 다들 그러더라고요. 신 자체도 굉장히 밀도 있었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들지 않나 싶어요"

'붉은 달 푸른 해'는 의문의 아이, 의문의 사건과 마주한 한 여자가 시(詩)를 단서로 진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극 중 이이경은 강력계 형사 강지헌 역을 맡았다. 강지헌은 대충 넘어갈 것처럼 굴면서도 죄는 반드시 법의 태두리 안에서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인물이다. 전작 '으라차차 와이키키'와는 정반대의 캐릭터 제안에 이이경은 초반 출연을 망설이기도 했다고.

"처음 '붉은 달 푸른 해'의 시놉시스를 읽은 건 비행기 안이었어요. 처음 봤을 때는 이야기가 한 눈에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강지헌 캐릭터를 중심으로 읽게 되니까 이야기가 정리가 잘 안되더라고요. 이후 우경(김선아)의 입장에서도 읽어보고, 또 전체적으로 읽어보고 여러번 반복해서 읽었어요. 어려운 대사들이 많았고, 반복해서 읽을 수록 궁금한 점이 많아지더라고요. 감독님을 만나러 갈 때는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갔어요. 궁금했던 부분에 대해 질문지도 만들고요"

"사실 출연을 결정해야 했을 때, 좋은 대본이었지만 자신은 없었어요. 전작에서 보여준 밝고 유쾌한 이미지가 워낙 셌기 때문에 출연을 망설였죠. 출연을 결정한 후 감독님과 김선아 선배님, 그리고 작가님까지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만나면 늘 작품에 대한 질문들이 쏟아졌죠.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강지헌이라는 캐릭터가 나올 수 있었어요. 그 시간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나오기 힘들었을 거예요"

'아동학대'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다룬 작품 '붉은 달 푸른해'는 마지막까지 묵직한 화두를 던지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다소 무거운 소재를 다룬 작품이었던 만큼 메시지를 전달하는 배우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게 됐다는 이이경은 "아동학대라는 문제에 대해 머릿속으로는 알았지만 지금까지 더 깊게 생각해 본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감독님에게 '진짜 이런 일이 있냐'고 물어봤죠. 실제로는 더 심해서 방송에 나올 수 없을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생각했던 것보다 '현실은 더 심하구나'라는 걸 알게 됐어요. 많은 분들이 제가 느꼈던 감정처럼 드라마를 보면서 그 아이들의 고통과 아픔을 함께 느끼셔서 더 몰입해서 보셨던 것 같아요. 보는 내내 우셨다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전달하기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그런 정보를 시청자들에게 보다 더 쉽게 전달하는 것 뿐이었어요. 최대한 쉬운 단어로, 그리고 현실적인 말투로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했어요"

'붉은 달 푸른 해'를 통해 이이경은 장르물의 매력을 알게 됐다며 "이런 장르물이 또 들어온다면 출연할 마음이 있다. 메시지만 확실하다면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작품을 성공적으로 완주하면서 '나를 더 믿어도 되겠다'라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출연 전 악플을 걱정했다는 이이경은 "초반 다들 제가 진지한 역할로 나와도 웃을 준비를 할 것 같다는 걱정이 있었다. 감독님의 조언대로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힘있게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예상대로 초반에는 시청자들도 좀 적응하기 힘들어하셨던 것 같다. 후반부에는 진짜 강지헌으로 봐주신 것 같아 기쁘다. 실시간 반응을 봤는데 처음에는 '어색하다'라는 반응이 있었는데, 나중에는 '진짜 형사 같다'라는 반응으로 바뀌었더라. 그리고 안좋은 댓글이 있으면 답글로 제 입장을 대변해주시는 분들도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그분들에게 꼭 밥 사주고 싶다. 정말 감사했다(웃음). 고민했던 것들이 다 풀리면서 진심이 전해진 것 같아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SBS '황후의 품격', tvN '남자친구' 등 경쟁작들이 너무나 막강했고, 장르 특성상 중간 시청자 유입이 쉽지 않기 때문에 시청률만 놓고보자면 아쉬움이 큰 건 사실이다. 그런데도 5~6%의 고정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한 것에 대해 이이경은 "아쉽지 않다. 시청률은 하늘에서 내려준 숫자일 뿐이다. 변함없는 시청률에 대해 감사하다. 끝까지 시청자들과 같이 걸어가는 기분이었다. 월메이드라는 호평도 받았다. 너무 기분 좋다"고 애청자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시즌2 제작에 대한 애청자들의 바람에 대해서는 "그렇게 된다면 저도 행복할 것 같다. (김)선아 선배와도 시즌2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은 있다. 서로 스케줄을 맞춰보기도 했다(웃음)"며 바람을 내비쳤다.

'붉은 달 푸른 해'는 이이경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게 될까. 그는 "울림 가시지 않을 것 같다. 너무 좋은 대사들이 많았다. 작품이 끝나면 현실과 구분을 잘 짓는 편인데 이번엔 다르다. 다작했는데 이런 작품은 처음이다. 이 부분도 견뎌내야 할 숙제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아직 작품이 끝난 지 며칠 안되서 그런지 빠져나오기 힘들다. 그만큼 울림이 셌나보다. 작품을 함에 있어서 힘이 되는 작품이 될 것 같다. '붉은 달 푸른 해'는 마음속 '인생 드라마'다"라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으라차차 와이키키', '검법남녀'까지 이이경이 출연한 드라마 두편이 시즌2 제작이 확정되면서 다음 시즌을 부르는 배우로도 주목받기도 했다. '붉은 달 푸른 해' 종영 후 곧바로 '으라차차 와이키키' 시즌2를 촬영할 예정. 특히 이이경은 '으라차차 와이키키' 시즌1 원년 멤버 중 시즌2에 합류한 유일한 배우다.

"시즌1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함께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아요. 혼자 합류하게 되면서 부담감도 커요. 어떻게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 시킬 수 있을까 고민 중입니다. 너무 힘을 주면 오버하는 느낌일 것 같고, 또 힘을 빼면 성의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을 것 같아 걱정되기도 해요. 감독님, 작가님이 저를 믿고 기다려주신 만큼 열심히 하고 싶어요"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HB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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