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 읽기] ‘SKY 캐슬’ 염정아 ‘블루 코트’, 도덕성과 죄책감 ‘블루의 양면성’
- 입력 2019. 01.28. 13:55:00
- [더셀럽 한숙인 기자] ‘SKY 캐슬’은 종영을 한 회 앞두고 딸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입학을 포기한 염정아의 비장함이 갈등의 중심을 이뤘다.
JTBC ‘SKY 캐슬’
지난 26일 방영된 JTBC ‘SKY 캐슬’ 19회에서 진실과 예서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입학 사이에서 갈등하던 한서진(염정아)이 진실을 택했다.
경찰서로 향하는 한서진의 비장함은 블루 코트로 인해 시각적으로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한서진은 터틀넥 스웨터와 미디스커트에 스타킹까지 블랙으로 통일하고 블루 더블버튼 코트를 걸쳐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역사학자 미셸 파스투로의 블루에 대한 해석은 이 드라마에서 적확하게 들어맞는다.
블랙과 블루는 중세시대 이후 줄곧 종교적 고결함을 상징해왔다. 블랙은 절제의 색으로 종교적 금욕주의, 블루는 빛의 색으로 카톨릭에서의 상징이 일반 의상에까지 영향을 미쳐 ‘도덕적인 색’으로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서진의 블랙과 블루 역시 비슷한 시각적 효과를 냈다. 계층 피라미드의 정점에 오르기 위해 필요했던 예서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교 입학으로 가는 빠른 길을 포기한 자의 허탈함보다는 편법을 포기한 자의 도덕적 장엄함이 부각됐다.
블랙과 블루의 또 다른 의미의 한 축은 ‘죽음의 색’이다. 도덕적인 색으로 위상이 정립되기 이전부터 죽음과 어둠을 상징하는 색으로 쓰였다. 이처럼 블랙과 블루는 극단적 양면성을 지녔다.
한서진의 블루 코트는 도덕적인 색으로 최고의 가치를 지닌 빛처럼 선명한 색감이 아닌 낮은 채도로 블루의 이면인 어둠까지 함의했다.
혜나와 우주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해 괴로워하는 예서를 외면할 수 없어 진실을 밝혔지만 서진의 죄책감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한서진은 병원에서 강준상(정준호)에게 혜나가 친딸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아 혜나에게서 마지막 생존 기회를 박탈했다.
예서와 자신을 무너뜨리려는 이유를 추궁하는 서진에게 던진 “어머니는 혜나의 죽음과 무관하십니까”라는 주영의 물음은 비비드가 아닌 낮은 채도의 블루 코트가 현실감 있게 다가온 이유를 설명해줬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JTBC ‘SKY 캐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