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in 캐릭터] ‘왕이 된 남자’ 여진구 ‘야장의’, 극대화된 ‘왕의 광기’
입력 2019. 01.29. 15:49:39
[더셀럽 한숙인 기자] ‘왕이 된 남자’와 원작인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모두 극의 타이틀롤인 왕과 광대 1인 2역을 맡은 여진구와 이병헌의 극과 극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연기 폭이 몰입도를 높인다.

tvN 월화 드라마 ‘왕이 된 남자’는 이견이 없는 연기력뿐 아니라 왕의 은밀한 사생활을 들춰보는 듯한 접근 방식으로 여타 사극과는 달리 눈을 땔 수 없게 한다. 한복 역시 그간 봐온 곤룡표가 아닌 야장의로 극의 사실성을 더했다.

영화에서 드라마로 이어지는 왕의 광기를 극대화하는데 ‘야장의(夜長衣)’ 역할이 컸다. 흰색 바지와 저고리 위에 걸친 두루마기 형태의 옷은 그간 왕의 정복인 곤룡포와는 외양만 비슷할 뿐 흉배가 없는 단색의 장포로 현재 스트리트룩으로 유행하는 가운 형태의 로브와도 비슷해 눈길을 끈다.

야장의는 한자어 그대로 잘 때 입는 옷, 즉 궁중에서 입는 잠옷을 말한다. 사극의 핵심인 한복 고증 수위를 세밀하게 분석하는 글을 게재하는 한복 파워블로거 쏘잉스토리 정유미는 “야장의는 겉에 입는 장포를 지칭하는 것으로 함께 입는 바지나 저고리는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야장의는 실물이 남아있지 않아 정확한 고증이 불가능하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영화의상을 맡은 해인의 임승희 대표 역시 야장의는 추측만 할 수 있을 뿐 형태를 명확히 알 수 없다고 했다.

영화에서 눈길을 끌어 드라마로까지 이어진 화려하게 흩날리는 두루마기 형태의 야장의는 왕의 정복을 토대로 만들어진 옷이다.

임 대표는 “왕의 곤룡포는 깃이 둥근 단령이고 야장의는 깃이 직선인 직령이다. 일반적으로 단령 안에 직령을 입었다. 이를 참고해서 야장의를 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쏘잉스토리 정유미는 “야장의 형태는 알 수 없다. 단 야장의는 100% 실크로 제작된 속이 비치는 원단인 야잠사로 만들었다”며 “왕은 잘 때도 바지와 저고리에 야장의까지 몇 겹의 옷을 입었다”며 야장의에 대한 역사적 기록을 덧붙였다.

극 중에서 야장의는 소재는 물론 색에서 크기까지 왕의 불안정하고 공격적 심리를 극대화 하는 역할을 한다. 거기에 현대적 형태미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야장의가 잠잘 때 입는 장포라는 점은 실내에서 입는 긴 가운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로브와도 일맥상통해 더욱 흥미롭다.

현재에서는 로브가 아우터 형태로 다양하게 재해석돼 계절을 초월한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역사에 정확하게 야장의가 존재했던 만큼 장포 혹은 야장의로 명칭을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tvN ‘왕이 된 남자’]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