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 ‘뺑반’, 카레이싱에 범죄수사오락은 이용당했다
입력 2019. 01.30. 10:15:21
[더셀럽 김지영 기자] 영화 ‘뺑반’은 국내 최초로 뺑소니 전담반을 소재로 범죄오락액션에 위트를 더해 관객들의 입맛을 맞추고자 했다. 그러나 단 한순간도 긴장은커녕 웃음조차 터지지 않고 오히려 지루함을 불러일으킨다.

30일 개봉한 ‘뺑반’은 은시연(공효진), 윤과장(염정아)이 경찰청장과 뇌물을 주고받은 JC 모터스 회장 정재철(조정석)을 잡기 위해 수사를 벌이다 오히려 강압 수사라는 오명을 쓰고 특수전담반이 해체가 되면서 시작된다. 은시연은 번듯한 사무실이 아닌 반 지하에서 만삭의 리더 우계장이 지휘하는 뺑반(뺑소니 전담반)으로 출근을 하고 뺑소니 수사에 천부적인 감각을 지닌 순경 서민재(류준열)과 함께 일을 한다.

애초 ‘뺑반’은 한국영화에서 처음으로 다뤄지는 뺑소니 전담반을 조명해 경찰들의 이야기를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개된 ‘뺑반’ 속에서 뺑소니 수사 과정을 풀어나가는 전개는 극 초반에 잠깐 그려질 뿐 정재철을 잡기 위한 흐름이 상당부분 차지한다.

이 영화는 정재철을 잡는 과정들에서 긴장감 부족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느슨하게 전개돼 범죄오락액션에 걸맞는 맛을 살리지 못했다. 정재철이 경찰 수사망을 벗어나기 위해 두뇌를 이용해 요리조리 피하는 것도 아니며 경찰들의 머리 위에서 엉성하게 노는 것처럼 보인다. 광기가 폭발하기는 하나 공포감이 와 닿지 않는다. 극 중 인물들의 갈등도 고조되다 멈춘다.

아우토반도 아닌 국내 도로에서 추격신을 선보이며 차별화를 꾀하려고 했으나 범죄오락액션의 쫀쫀한 맛이 없다는 것은 더 큰 문제다. 다만 배우들이 입 모아 말했던 ‘캐릭터의 감정이 드러나는 카체이싱’이 느껴지기는 한다. 하지만 관객에게까지 속도감이 전해지기에는 부족하다.



중반부를 넘어서부터는 숱하게 봐왔던 설정들이 반복돼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극의 말미엔 억지 감동을 자아내는 여러 요소는 그나마도 잡고 있던 긴장의 끈을 놓다 못해 끊어버리게 되는 수준이다. 또한 곳곳에 배치해놓은 웃음 포인트는 킬링이 되지 못한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한 번도 깊게 다뤄지지 않은 뺑소니 전담반, 범죄수사, 카레이싱 등을 종합적으로 묶어놓은 ‘뺑반’에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극장가의 흥행 요소들과 신선함을 추구했으나 높지 않은 기대마저 충족시켜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극의 전개가 몰입도를 떨어트림에도 배우들의 연기는 빛을 발한다. 데뷔 후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한 조정석은 ‘베테랑’의 조태오(유아인)를 떠올릴 만큼 이전과 달라진 모습으로 강렬함을 선사한다. ‘독전’보다 깊어진 류준열의 연기는 다음 작품도 기대케 한다.

다만 조정석, 류준열과 함께 주연에 이름을 올린 공효진의 활약은 두드러지지 않고 극이 끝을 향할수록 조연으로 전락한다. 공효진의 중심축이 무너지니 염정아, 전혜진도 흔들리는 것은 당연하다. 여자 캐릭터들의 설정에 ‘굳이’라는 느낌이 강해져 거북해지지만 이를 공효진, 염정아 전혜진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상쇄한다.

‘뺑반’은 배우들의 매끄러운 연기, 신선하고 믿고 보는 소재로 잘 차려놓은 밥상이 될 뻔했으나 결국 밥상을 차리다 만 꼴이 됐다. 그러나 설 특수를 노리고 나오는 만큼, 자극적이지 않은 ‘뺑반’이 가족 단체 관람객들에겐 통할 수 있지 않을까. 실낱같은 기대를 걸어보는 ‘뺑반’은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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