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주어진 "지난해 가장 큰 수확은 '문제적 남자'와 '리필'" [한복 인터뷰]
입력 2019. 02.02. 09:00:00
[더셀럽 안예랑 기자] 어린 시절 동방신기를 따라하며 동네를 누비던 끼 많던 소년이 이제는 카메라 앞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주어진은 다양한 브랜드 화보, 잡지, MV에 출연하며 자신의 매력을 알렸다. 최근에는 활동 영역을 예능, 웹드라마로 넓혀가며 다채로운 이미지를 쌓아가고 있다. 평범한 대학생에서 모델로, 모델에서 배우로. 2019년에는 조금 더 다양한 자신을 보여주고 싶다는 모델 주어진을 더셀럽이 만났다.

최근 더셀럽 본사에서는 모델 주어진과의 한복 인터뷰가 진행됐다. 설날을 맞아 한복을 입고 스튜디오를 찾은 주어진은 “한복은 유치원 때 입고 잘 안 입어봤다”며 한복을 입은 소감을 전했다.

“예전에는 한복이 이것저것 하는 게 많았던 것 같은데 요새는 원버튼 형식이더라. 편하게 입고 벗을 수 있어서 생각보다 편했다. 오늘 입은 한복은 굉장히 얇고 셔츠 같다. 또 제가 파란색을 좋아해서 파란색 조끼에 포인트를 뒀다”

주어진은 설날 계획을 묻는 질문에 “전라남도 화순이 고향이다. 대학교 때문에 20살 때 수원에 올라와서 살았다. 혼자 오래 살다보니 멀리 있는 가족들과 설날에도 못 볼 때가 많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주어진을 수식하는 단어 중 하나는 공대 출신 모델이었다. 주어진은 모델이 된 계기에 대해 “꿈같은 대학 생활을 바라고 왔는데 그게 아니어서 잠깐 방황을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휴학을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아르바이트는 모델 일과 관련 없었다. 아르바이트를 1년 정도 하다가 다시 복학을 했었다. 친구들과 놀고 있었는데 페이스북으로 메시지가 왔더라. ‘한 번 보고 싶다. 패션 모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메시지였다. 이게 기회인가 싶어서 ‘패션 모델은 패션적인 것을 다루면서 표현하는 직업인 것 같다’고 말했다”

주어진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모델 일을 동경하고 있었기에 망설임없이 제안에 응할 수 있었다. 물론 방황도 한 몫을 했다. 주어진은 “학교를 정상적으로 다녔으면 모델이 안 됐을지도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학교를 계속 다녔더라면 그대로 졸업을 해서 안정적인 직장에 다녔을지도 모르지만 주어진은 모델이라는 불확실한 미래에 몸을 던졌다.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을까.

“부모님은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은 걸 하게 해주셨다. 하고 싶으면 하고. 좋아하는 일 생기면 하고. 어떻게 보면 저를 믿으시는 건데 그런 게 좋았다. 되게 편하게 살았다.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공부하고 싶으면 공부하고. 그렇게 자랐다. 그리고 제가 둘째이기 때문에 독립심이 조금 강했다. 학교도 고등학교 때부터 혼자 알아보고 준비를 했었다”

갑작스럽게 시작한 모델 활동이었지만 주어진은 모델 일에 큰 매력을 느꼈다. 그는 “사진 찍을 때 굉장히 행복하다”고 말했다.

“사진을 찍으면 그때 상황이나 감정이 눈에 다 드러난다. 그냥 포즈만 취하거나 집중을 하지 않으면 그게 보인다. 사진을 보면서 이 모델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 있어서 사진 찍는 게 행복하다. 제가 표현하고 싶은 걸 사진을 통해 표현할 수 있으니까. 슬픈 일이 있을 때 슬픈 콘셉트의 일이 들어오면 그런 감성을 마음껏 표현할 수도 있다. 그런 표현들이 사진 속에 남는다는 게 참 좋은 것 같다”


카메라 안에서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표현했던 주어진은 2016 아시아모델페스티벌에서 K-Model Awards 패션 모델 신인상을 수상했다. 주어진은 모델로서 자신이 가진 강점을 ‘열등감’이라고 말했다. 모델치고는 크지 않았던 키는 그에게 약점이 아닌 차별점이 됐다.

“제가 데뷔했을 때 남자 중에서 제가 제일 작은 모델이었다. 그러다보니 처음 보시고 놀라시는 분들도 많았다. 그 분들은 기억을 못 할 수도 있는데 뭐라고 하시는 분도 있었다. 기가 많이 죽었었다. 첫 촬영 때 190cm가 넘는 모델 두 분하고 촬영을 했는데 그때 촬영을 제대로 못 했다. 매거진 계에서는 촬영을 했는데 못 하고 온다고 그러면 다시 찍을 수 없다. 그 사람들은 프로인데 계속 저한테 맞춰줄 수는 없지 않나. 그때 준비했던 걸 보여주지 못한게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이렇게 가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건 다 보여주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자극이 됐던 것 같다. 그래서 제 표현을 마음껏 하기 시작했다. 키가 작아서 옷이 남들보다 안 받는 것 같으면 다른 걸로 표현을 하자. 옷이 크면 큰대로, 내가 작으면 작은 대로 보여주면 되는 거니까. 사실 사진을 봤을 때 인상 깊은 게 사람이 키가 다 같을 수 없다. 어떤 사진은 키가 들쑥날쑥한 사진도 있다. 오히려 그 사람의 키가 아니라 느낌 때문에 사진이 더 와 닿는 때가 있지 않나. 그래서 그런 걸 표현하고자 했다”

7년차 모델이 된 그이지만 여전히 촬영은 아쉬움을 남길 때가 있다. 그는 “어떻게 보면 강박 같은 것도 있다. 촬영 후에 결과물을 이전 작품과 비교해본다. ‘여기서는 조금 더 이렇게 하고 올 걸’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사진을 봤을 때 이전과 달라진, 성장된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 아쉽다”고 말했다.

주어진은 모델로서 올 한해의 목표에 대해 “조금 더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줘야 할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부터는 계속 다르게 봐야할 게 예전에 초반에 일했던 것과 작업이 되게 다르다. 들어오는 작업도 다르다. 직접 저를 찾아서 들어오는 작업도 있다. 예전에는 처음 만나는 사람, 매거진에 저를 알리는 시기였다면 이제는 조금 더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줘야 할 때인 것 같다”


이미지를 더욱 다양하게 쌓는 과정에서 주어진은 예능과 배우 활동에도 도전장을 냈다. 주어진은 "2018년의 가장 큰 수확은 '문제적 남자'와 웹드라마 '리필' 출연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tvN 예능프로그램 '문제적 남자' 인턴 특집에 출연했다.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대중과 만난 첫 시간이었다.

“이번에 예능 나가고 나서 부모님이 되게 좋아하셨다. 형한테 ‘두 분 다 TV곁을 안 떠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때 뿌듯했다. CF나 이런 걸 제외하고는 TV 첫 출연이었다. 땀이 한 바가지 났다. 편집으로도 그렇게 나왔더라(웃음). 많이 긴장을 했었다. 보여지는 플랫폼이 처음이어서. 그런데 문제를 풀고 그런 시간이 있어서 그 시간 동안 편해졌던 것 같다. 그리고 10명의 인턴이 문제를 같이 풀고 하루 종일 같이 있어서 힘도 내고 좋았다”

주어진은 ‘문제적 남자’ 인턴에 뽑히지 못 했다. 그럼에도 그는 다시 한 번 ‘문제적 남자’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나중에 자리를 잡고 ‘문제적 남자’에 다시 출연해보고 싶다. 이미지도 쌓이고, 경험도 쌓이고 나면 편하게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주어진은 최근 웹드라마 ‘리필’에도 출연했다. ‘연애플레이리스트’ ‘에이틴’ 등 다수의 인기 작품을 만들어낸 제작사 플레이리스트의 작품이었다. 주어진은 극에서 여자 주인공 진호(전혜연)의 사랑꾼 현 남자친구 지민규로 분했다. ‘상사세끼’(2017)에 이어 두 번째로 출연한 웹드라마였다. 주어진은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저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어서 도전했다”고 말했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데뷔해서 믿고 따르던 대표님이 연기를 추천해줬다. 거부감은 없었다. 저를 표현하는 직업이라면 연기도 좋았다. 연기를 너무 쉽게 생각해서도 안 되지만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도전했다. 연기를 해보니 많이 아쉽더라. 표현을 하지 못 하고 생각했던 것만큼 나오지 않아서 아쉬울 때가 있었다”

주어진의 배우 배두나를 롤모델로 뽑았다. 주어진은 “배두나 선배님 팬이다. 말로 설명 못할 표현력이 있으시다. 지금까지의 연기력을 쌓기까지 하셨을 노력이 보이는 것 같다. 모델 적인 면도 그렇고 할리우드에서 작품도 하지 않냐. 어디에 있어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그런 부분들이 좋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장르를 묻는 질문에는 기무라타쿠야가 출연한 일본 드라마 ‘프라이드’(2004)를 언급했다.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이야기가 좋다. 사랑 얘기나 복잡하고 힘든 이야기보다는 영웅 이야기를 좋아한다. 어떤 역할이든 간에 해소감을 주거나 행복한 느낌을 주고 싶다. 보는 사람이 행복해지는 역할을 하고 싶다. ‘프라이드’라는 작품이 그렇다. 스포츠 드라만데 노력한 만큼 이루어진다. 세상이 그렇지는 않지만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2019년에 이렇게 살고 싶기도 하다”

주어진은 이날 “꾸준히 활동하고 싶다. 불러주셔야 찍을 수 있는 직업이니까 사람들이 부르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며 모델, 배우로서의 포부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2019년 설날을 맞아 팬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2019년 돼지해가 밝았다. 다들 돈도 많이 버시고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행복한 게 제일 힘든 것 같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선택의 폭도 줄어든다. 그러니까 하고 싶은 것 꼭 했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걸 못 하더라도 그 안에서 취미라던가 그런 걸 챙기셨으면 좋겠다”

[안예랑 기자 news@fashionmk.co.kr/ 한복 협찬=한벗,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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