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해부도] ‘SKY 캐슬’ 김서형 ‘김주영 머그샷’, 죄수의 스트라이프
입력 2019. 02.08. 15:29:16

JTBC ‘SKY 캐슬’

[더셀럽 한숙인 기자] 화이트와 블루가 배색된 스트라이프는 트래디셔널의 상징이지만 중세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악마를 상징했다. 역사적으로 뿌리 깊은 악마의 코드로 오랜 세월 외면 받던 스트라이프가 시대의 흐름 속에 마린룩이라는 지위를 얻었지만 여전히 양극단을 함의하고 있다.

JTBC ‘SKY 캐슬’ 김서형은 자신이 맡은 학생은 물론 집 전체를 초토화하는 소시오패스 입시 컨설턴트 김주영 역할을 맡으면서 색을 배재한 블랙으로 일관해 감정 없는 극 중 캐릭터와의 합치율을 높였다.

그러나 블랙이 아닌 화이트 블루가 배색된 스트라이프 니트를 입은 한 장의 사진은 단 몇 장면에 등장했을 뿐 인데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과거 미국에 거주했던 김주영은 교통사고로 죽은 남편 살해 용의자로 체포됐다. 김주영이 타인을 망가뜨리는 시작점이 된 이 장면은 수많은 암시를 함의하고 있다.

스트라이프 니트는 딸 K가 사고를 당한 후 거세된 욕망을 상류층을 향한 복수로 대체한 시작점이 된 한 장의 머그샷 사진에 배치됐다. 김주영은 해소되지 않은 욕망에 갈팡질팡하다 살해 용의자 지목을 받은 이후 상류층을 무너뜨리는 복수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걸게 된다.

김서형이 이 장면에서 입은 스트라이프는 찰리 채플린의 영화 ‘모험’(1917년)과 ‘빠삐용’(1974년)을 통해 익숙한 죄수복의 스트라이프를 떠올리게 했다. 좀 더 가깝게는 2014년 개봉한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도 지금은 모더니즘의 상징이 된 스트라이프가 실은 죄수복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음을 입증했다.

김서형의 의상을 담당한 스타일리스트 김은주 실장은 의도한 설정이었다고 밝혀 드라마 한 장면 한 장면에 쏟은 노력을 짐작케 했다.

‘SKY 캐슬’은 시작부터 주요 등장인물을 패션 취향으로 설명해 장면 하나 하나에 공을 들였다. 이중 의상의 상징성이 가장 큰 캐릭터인 김주영은 김서형을 통해 영화적 방식으로 재현돼 현실감을 극대화 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JTBC ‘SKY 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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