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가족’ 이수경 “대사 없는 정가람, 반려동물 대하듯 연기” [인터뷰]
입력 2019. 02.13. 17:48:32
[더셀럽 김지영 기자] 연극무대 위 독백 연기가 아닌 이상 다른 배우와 대사를 주고받으며 연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배우 이수경은 ‘기묘한 가족’에서 대사가 없는 정가람의 설정으로 인해 독백연기로 시선을 끌어당겼다.

13일 개봉한 영화 ‘기묘한 가족’은 조용한 농촌, 한 좀비가 나타나며 독특한 가족과 상상초월 패밀리 비즈니스를 그린다. 이수경은 극 중 막내딸 해걸 역을 맡았다. 겉으로 보기엔 무뚝뚝하고 시크한 매력을 발산하지만 가장 사랑스러운 인물이었던 이수경을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극 중 농촌 마을에 갑작스럽게 나타난 좀비(정가람)에게 물리면 회춘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 가족들은 좀비를 이용해 돈을 벌 생각만 한다. 심지어 둘째 아들인 민걸(김남길)은 그를 데리고 몰래 서울로 향해 사업을 구상하지만 그의 뜻대로 흘러가진 않는다. 이처럼 모두가 좀비를 돈으로만 바라볼 때 오직 해걸만 좀비에게 사랑스러운 이름 쫑비를 붙여주며 인간적으로 대한다.

해걸과 쫑비가 점점 교감을 하고 친분이 두터워지자 해걸은 쫑비를 이전과 다른 감정으로 바라보게 된다. 쫑비를 데리고 온갖 수를 써보려고 하는 가족들을 피하게끔 몰래 빼주며 쫑비의 앞날을 바란다.

쫑비가 말과 표현을 하지 못하는 좀비라는 점에서 정가람의 노고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와 함께 그에게 말을 시키고 반응을 살피며 일방적인 연기만 해야 하는 이수경도 연기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음을 알 수 있다.

“대본 리딩할 때까지는 몰랐어요. 막상 연기를 하니까 당황스럽더라고요. 혼잣말하듯 해야 하니까요. 평소에 독백연기에 약하다고 생각했어요. 학교에서 수업을 할 때도 오디션을 볼 때도 독백연기가 어려워서 ‘어떡하지’라고 걱정을 했는데 생각을 바꿨어요. 반려동물을 키워도 동물이 말을 하는 건 아니지만 주인이 알아서 해석하고 알아서 반응하잖아요. 그래서 쫑비한테도 그러면 될 것 같아서 그렇게 연기를 했죠.”

해걸과 쫑비의 관계는 우정과 사랑의 중간인 어느 지점인 듯하다. 인간과 인간이 아닌 좀비 혹은 동물과 러브라인을 그린 영화 ‘늑대소년’ 혹은 ‘웜바디스’ 등의 작품이 떠오르며 기시감이 느껴진다.

“자연스럽게 떠올랐던 게 ‘웜바디스’였어요. 그런 내용을 가진 영화가 잘 없으니까 감독님한테 ‘웜바디스’를 찾아봐야하냐고 물었는데 보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내용은 비슷할지 몰라도 그것만 관계가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영화가 있는 거니까요. 저도 찾아보면 따라할 것 같아서 결국 보지는 않았어요.”



해걸은 친오빠인 준걸, 민걸 보다는 올케인 남주(엄지원)을 더 따른다. 엄마가 일찍 돌아가신 해걸은 남주에게 심적으로 의지하며 출산이 임박한 남주를 좀비로부터 지키려고 애를 쓰는 모습 등에서 뭉클함을 자아낸다.

“‘엄마는 못 지켰지만 언니는 지킨다’라는 대사도 있고 언니가 진통을 할 때 손을 잡고 있는 장면이 있는데 편집이 됐어요. 막상 찍을 때는 몰랐는데 손을 잡고 있으니 뭉클했었어요. 잘려서 아쉽기는 하지만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설정이 있어서 언니에게 더 의지하고 그런 장면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어요.”

충청도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기묘한 가족’에서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한다. 이수경 또한 많은 대사량은 아니지만 매끄러운 충청도 사투리를 선보인다.

“전작인 ‘용순’에선 서울과 전라도의 사이의 경계에 있는 사투리여서 충청도 사투리와 비슷하긴 했어요. 하지만 ‘기묘한 가족’에서는 진득한 사투리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사투리를 원하신다고 하셔서 충청도 분이신 감독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했고 정재영 선배님을 보면서 따라한 것도 있어요. 사투리 선생님도 계셔서 지도를 받았고요.”

영화 ‘차이나타운’을 비롯해 ‘특별시민’ ‘침묵’ ‘용순’ 등의 무게감이 있는 작품을 선택해온 이수경이 코미디장르로 방향을 튼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극의 분위기에 따라 텐션이 달라지는 이수경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활기차졌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도 선배님들이 코미디를 하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하셨어요. 다양한 장르를 하고 싶어서 그런 것인 줄 알았는데 막상 코미디를 해보니 행복하더라고요. 저희 현장이 좋아서일 수도 있지만 ‘기묘한 가족’은 웃느라 NG가 나도 편하게 했어요. 밝은 극을 하면 활기차져서 앞으로도 계속 해보고 싶어요.”

안방극장과 충무로를 종횡무진하고 있는 이수경은 미래에도 지금과 같은 날들을 꿈꿨다. 드라마와 영화를 모두 섭렵하며 다양한 캐릭터들을 선보일 이수경의 앞날에 벌써부터 기대감이 모인다.

“저는 영화와 드라마 둘 다 하고 싶어요. 점점 당르도 다양해지고 캐릭터의 이중적인 모습이라고 해야 할까요. 저는 다중적인 캐릭터들에 매력을 느껴요. 요즘 다 그런 캐릭터들이 나와서 보는 입장에서도 재밌고요. 선배님들이 길을 터주시면 제가 갈 수 있는 희망이 조금이라고 생기니까 기대를 해보는 입장이에요.”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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