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리뷰] 영화 ‘사바하’, 줄어든 공포 강해진 종교
입력 2019. 02.14. 08:45:17
[더셀럽 안예랑 기자] ‘검은 사제들’을 통해 한국형 오컬트 장르의 장을 열었던 장재현 감독이 불교적 색채를 담은 영화 ‘사바하’로 돌아왔다. 불안의 끈을 놓지 못하게하는 공포가 아닌 종교적 세계관을 단서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서사가 그 중심에 있다.

13일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사바하’(감독 장재현)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사바하’는 신흥종교 사슴동산의 비밀을 조사하던 종교문제연구소 소장 박목사(이정재)가 의문의 인물과 사건들을 마주하면서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장재현 감독은 지난 2015년 ‘검은 사제들’을 통해 한국형 엑소시즘을 그려낸 바 있다. 국내 영화에서 쉽게 접근하지 않았던 종교적 세계관이라는 낯선 소재를 바탕으로 감독은 관객의 공포감을 극대화시키는 연출을 선보였다. 신예 박소담이 선보인 악령 연기 또한 관객들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공포를 선사했다.

장재현 감독은 또 다시 종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실체를 알 수 없는 것들을 쫓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검은 사제들’이 줬던 공포를 기대하게 만드는 소재였으나 결이 달랐다. ‘검은 사제들’이 악령이 주는 공포를 전면에 내세웠다면 ‘사바하’는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에 초점을 뒀다.

물론 공포 요소도 빠지지는 않았다. 장재현 감독은 극 초반 긴장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사용했다.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사운드와 마을을 울리는 시끄러운 굿 소리, 쓰러지는 소, 울부짖는 개, 하늘을 검게 뒤덮는 새 등 시각과 청각적인 요소를 통해 불길한 징조를 전달했다. 그러나 이는 관객의 심리를 끊임없이 뒤흔들기 위한 공포가 아닌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단편적 요소에 지나지 않았다. 중반부로 들어서면서 극은 공포가 아닌 종교적 세계관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서술한다.

선(善)과 악(惡)의 구분이 없는 불교적 세계관에서 시작된 ‘사바하’는 불교적 세계관과 사슴동산의 경전을 단서로 사건을 추적하도록 만든다. 16년 전 태어난 ‘그것’과 ‘그것’의 쌍둥이 동생 금화(이재인), 사슴동산의 비밀을 파헤치는 박목사, 영월 여중생 살인사건 용의자의 곁을 맴도는 정나한(박정민) 등 세 인물의 이야기가 각기 다른 미스터리로 펼쳐친다. 그리고 미스터리는 박목사가 단서들을 발견하면서 하나의 진실로 귀결된다.

관객에게는 낯선 종교적 세계관들이 작품 속 인물, 사건과 접목되며 실마리가 풀리는 순간 ‘사바하’의 재미가 살아난다. 이 때문에 영화가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하는 것도 서사가 중심을 이루기 시작하는 후반부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본격적으로 다뤄지며 인물과 사건의 비밀이 풀린다. 종료의 교리가 사건의 빈 공간을 채워 나가며 영화의 초반부터 이어져온 궁금증을 해소시킨다. 막목사가 쫓던 사슴동산의 비밀과 정나한, ‘그것’의 정체가 교차되고 모든 단서가 하나로 맞춰지는 순간이 영화의 클라이막스이자 백미다.

공포보다는 불교의 세계관이 주는 흥미가 더 큰 영화다. 이와 함께 불교적 색채가 담긴 화려한 영상미는 보는 재미를 더한다. 다만 전작에 비해 심리적 공포가 줄어든 만큼 ‘검은 사제들’을 기대한 관객에게는 초반 전개가 지루하게 다가올 수 있다. ‘사바하’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안예랑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포스터]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