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킹덤’ 배두나 “욕먹는 것을 선택했어요” [인터뷰]
- 입력 2019. 02.18. 15:24:11
- [더셀럽 김지영 기자] 데뷔 21년 차 배우 배두나가 신인으로 돌아갔다. 데뷔 후 처음으로 시도한 사극 ‘킹덤’은 비난받을 것을 예상하고 시작한 도전이었고 그를 성장하게 만들었다.
지난 25일 세계적인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기업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킹덤’은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향한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 배두나는 극 중 의녀 서비 역을 맡았다.
배두나는 영화 ‘터널’의 출연으로 연을 맺게 된 김성훈 감독은 배두나에게 ‘킹덤’의 시나리오 모니터링을 부탁했다. 자신에게 출연 제안이 올 줄도 모르고 읽게 된 시나리오는 배두나의 입에서 ‘역시 김은희 작가’라는 감탄이 흘러나오게 만들었다.
“예전부터 김성훈 감독님에게 드라마 해보시라고 몇 번을 말했어요. 이후에 드라마를 하신다고 저에게 시나리오를 읽어달라고 하시기에 2, 3회까지만 읽었죠. ‘이래서 김은희 작가님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한참 뒤에 감독님이 출연제의를 하셨고 6회까지 다 보고 나서 출연결정을 했어요.”
하이틴 모델에서 배우로,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종횡무진하며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두나는 할리우드에도 도전하며 당당히 월드스타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런 그에게도 사극은 첫 시도였고 “굳이 안 해도 되는 걸해서 욕을 먹을 필요가 있을까”라고 고민을 하게 만들었지만 배두나는 또 다시 한 발 나아갔다.
“욕을 먹는 것을 선택했어요. 그래서 더 성장하고 싶었죠. 가시밭길을 가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사실 운이 좋아서 어렸을 때부터 좋은 감독들을 만나 가시밭길이 없이 살았거든요. 저의 미래는 가시밭길이라고 생각했어요. 늦었지만.(웃음) 그래서 지금 제가 연기 논란이 있는 것을 통쾌해요. 스스로에게 ‘너도 당해야지’싶고요.”
배두나는 특히 서비의 담대함에 끌렸다. 처음에는 어설프게 시작하지만 간절함을 느낀 후 강해지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배두나는 점차 강해지는 서비에 매력을 느꼈다.
“시체를 봐도 놀라지 않을 것 같은 여자가 사랑하는 식구가 다치거나 괴물을 봤을 땐 담대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초반에 일부러 지적이거나 의녀로서 프로페셜한 면을 돋보이게 하는 것보다 어리숙하게 표현하려고 했죠. 하지만 답답함도 있었어요. 이건 조선시대 여인의 숙명이었어요. 낮은 신분, 여성이라서 묶이는 게 답답했어요. 그건 제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지만요.”
하지만 처음인 그에게 사극은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킹덤’을 작업하면서 신인의 자세로 돌아가 많은 것을 배우고 또 신인의 자세로 임했다. 심지어 한겨울에 진행된 ‘킹덤’ 촬영 중 혹독한 추위를 견디는 법까지 익혔다.
“어려운 것밖에 없었어요. 많은 분들이 사극을 경험하셔서 다들 노하우가 있더라고요. 저만 엄청 추웠어요.(웃음) 그리고 첫 사극이니까 올 수 있는 많은 시행착오들이 우려가 됐었죠. 서비의 분량이 적은 건 상관이 없었어요. 시즌1에서는 히든카드로 조용히 있다가 시즌2에서 활약할 수 있는, 감을 잡을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좋았죠. 그래서 도전을 해보기도 했고요.”
특히 배두나는 이번 ‘킹덤’의 서비가 자신에게 붙은 수식어 ‘패셔니스타’ ‘할리우드 배우’ 등을 벗어버릴 기회라고 생각했다. 누군가는 이런 수식어를 잃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겠지만 배두나는 달랐다.
“영화 ‘공기인형’(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을 찍었을 때 상을 주더라고요. 그때 ‘아닌데, 나 그정도로 잘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라고 생각을 해서 멘탈 관리를 위해 드라마 ‘공부의 신’을 했어요. 거품이 낄만할 때 격렬하게 대중 앞에 설 수 있는 작품으로 돌아가고 싶었고 거품이 끼는 것을 막고 싶었어요. 최근에 한 ‘최고의 이혼’도 가장 대중적이게 KBS2에서 하잖아요. 그런 게 좀 있었죠.(웃음)”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두나는 “사회적인 메시지가 있는 작품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킹덤’도 이와 같았다. 사극이지만 현실까지 아우르는 고위 관리들의 모습과 신분에 관계 없이 좀비가 돼 처절해지는 모습이 특히나 매력적이었다.
“여백을 채울 수 있는 김은희 작가님의 대본도 좋았지만 ‘킹덤’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아서 더 좋았죠. 어렵게 자란 백성들이 좀비가 돼 강렬하고 처절해지잖아요. 사실 예전에는 ‘내가하면 후회하지 않을까’라고 고민했다면 요즘엔 ‘이것도 해보지 뭐’라는 생각이에요. ‘자신 없어도 부딪혀서 배우면 되지’라는 생각인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 같아요.(웃음)”
시즌2의 대본을 받고 시즌1보다 더 놀라움을 표했다는 배두나는 “시즌2가 훨씬 재밌을 것 같다”며 취재진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시즌2의 마지막 장면을 보고 감독님에게 따로 연락을 했을 정도라고. 그리고 가벼운 농담을 던지며 다음 행보를 기대케 했다.
“홍보성 멘트가 아니라 시즌2 대본이 훨씬 재밌어요. 홍보성이면 시즌2 홍보할 때 했겠죠.(웃음) 마지막 신을 보고 감독님에게 ‘시즌2 까지라면서요’라고 물어보기도 했어요. 시즌3를 염두 해두고 있긴 하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그건 시나리오고 계획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시즌2엔 열린 결말로 될 수도 있지만 편집에 따라서 달라요. 저는 사극의 달인이 될 때까지 하고 싶어요.(웃음)”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