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킹덤’ 류승룡 “익숙한 악인 조학주, 분위기로 공포감 조성” [인터뷰]
- 입력 2019. 02.18. 17:30:49
- [더셀럽 김지영 기자] 극 중 많은 분량을 책임지고 이끌고 가는 인물과 적은 분량에도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 캐릭터가 있다. 배우 류승룡은 ‘킹덤’에서 함께 호흡한 주지훈, 배두나 등에 비해 월등히 적은 분량을 소화했지만 그의 존재감은 엄청나다.
‘킹덤’은 세계적인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가 선보인 최초의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 이창(주지훈)이 향한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를 그린다.
류승룡은 실질적인 권력자 영의정 조학주로 분했다. 해원 조씨의 수장이자 왕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조선의 실질적 지배자로 욕망과 야욕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특히 ‘킹덤’에서 전체적인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이 좀비라면 조학주는 사람으로서 유일하게 공포감을 선사한다. 적은 대사와 분량으로 눈빛, 카리스마로 상대방을 제압해 주변의 공기까지도 무겁게 만든다.
“움직임이 적어서 무거운 공포의 공기를 표현하고자 했다. 왕을 개처럼 묶어놓고 사육하듯이 먹이를 주는 것이 웃기지 않나. 눈빛하나 동요하지 않는 모습 자체가 공포감을 준다. 세자에게도 절대 굴하지 않는 모습들, 절대 권력이나 조학주의 욕망이 얼마나 크고 무서운지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특히 조학주는 이창과 맞붙었을 때도 ‘나는 보았다’라고 말한다. ‘제가’라고 높임말을 쓰지 않는 것 자체가 ‘너를 왕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딸이기에 앞서 중전(김혜준)인 그에게 제대로 된 예우를 차리지 않는 모습도 무시하는 것을 뜻했다.
그간의 사극에서는 선한 인물인 주인공과 대립하는 악한 인물들이 숱하게 그려져 왔다. 역사적 사료에 근거한 인물 혹은 작가의 머리에서 새롭게 탄생한 인물들이 대중의 눈을 사로잡았다. ‘킹덤’ 속 조학주는 익숙한 듯 하지만 신선하게 악인의 면모를 발산한다.
“우리가 봐왔던 대감이지만 무모할 만큼 권력에 집착하는 모습들이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괴기스럽거나 그런 게 아니라 말도 안 되는 것들을 강요하지 않나. 중전에게 아들 낳을 때까지 낳으라고 하는 것들 같은 것. 영화 ‘광해’에서 맡은 허균이 당쟁에 몰두하고 자기합리화에 급급해하는 이들을 평정해 민정정치를 하려고 했다면 조학주는 자신이 곧 권력이다. 잘못된 방법과 신념으로 왜곡되고 삐뚤어진 인물을 표현하고 싶었다.”
권력에 무서울 만큼 집착하는 조학주의 모습에선 기시감이 느껴진다. 현 시대의 누군가를 모티브로 했다거나 역사 속 인물을 재탄생 시킨 것보다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있을법한 인물을 나타냈다.
“전 세계적으로 어느 나라 역사에든 이런 잘못된 권력가들이 있다. 그래서 누구나 보편적이고 시공을 떠나서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조학주라는 보편적인 캐릭터로 표현했다. 그리고 인간의 욕망을 상징적으로 조학주라는 인물에 부여를 한 것 같다.”
시즌1에서 조학주의 딸 중전 역을 맡은 김혜준의 연기 논란이 일었다. 극중 어린 나이에 중전이 됐다는 설정으로 대중이 인식하고 있는 무게감이 ‘킹덤’ 속 중전에게는 다소 부족하다는 평이 줄을 이었다.
“저도 똑같이 동료로 연기하는 입장에서 제가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 외에 하는 것은 없었다. 상대방이 연기하기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연기는 보시는 분들에 따라서 다르지 않겠나. 저에 대한 연기 논란도 나올 수 있고.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특히나 류승룡은 시즌1에서 조학주의 카리스마가 분위기를 통해 조성되기 때문에 중전이 에너지를 발휘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며 너그러운 반응을 드러냈다.
“왕을 사육하는 아버지라면 자신에게도 언제든 위협을 가할 수 있어서 눈치를 본 것이다. 시즌2에서는 그런 것들이 기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시즌1에서 중전의 치기어린 성장통이라고 한다면 시즌2에선 분명히 잠재력이 폭발하는 지점이 있다. 서사만으로 놀라는 지점이 있으니 좋은 에너지로 시즌2를 찍어 기대하시면 좋을 것 같다”
시즌제인 ‘킹덤’에서 조학주의 분량은 많지 않다. 이창이 왕의 병명을 알기 위해 향한 동래에서 좀비와 맞닥뜨리고 상주로 피하는 과정이 한 시즌을 채우기 때문. 류승룡은 “시즌2에서는 저뿐만 아니라 다른 배역들도 활약이 있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시즌1에서는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회수를 못 하고 끝나는 느낌을 줬지 않나. 시즌2에서는 1부부터 계속 달린다. 대본을 처음 읽고 ‘아름다운 결실을 하는 구나’라고 생각했다. 추수의 계절, 한가위 같기도 했다. 너무 풍요로워서.(웃음) 2회, 3회에서 ‘어어’하고 뒤에 끊임없이 ‘오’하다가 6회까지 간다. 공개시점은 아직 모르겠지만 공개가 된다면 기대 이상으로 대중들을 충족시키고 싶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