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성 감독의 과한 욕심 ‘자전차왕 엄복동’, 기대 없이 본다면 [씨네리뷰]
입력 2019. 02.27. 09:01:30
[더셀럽 김지영 기자] ‘자전차왕 엄복동’ 김유성 감독의 욕심과 의욕은 하늘만 찔렀다.

27일 개봉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감독 김유성)은 일제강점기 희망을 잃은 시대에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 1위를 차지하며 동아시아 전역을 휩쓴 엄복동을 소재로 했다.

영화는 크게 물장수였던 엄복동(정지훈)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경성에서 자전차 선수로 활약하게 되는 과정, 조선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건 애국단원들의 활약들로 나뉜다. 일제강점기 당시 억압돼 있었던 조선 민중들은 엄복동의 우승으로 큰 기쁨을 누린다.

극 중에서 얕게 그려지는 엄복동과 김형신(강소라)의 러브라인, 애국단원들의 투쟁 그리고 엄복동에게 찾아온 위기 등은 “블록버스터라는 야심이 있었다”라고 밝힌 김유성 감독의 포부를 엿볼 수 있게 한다.

문제는 욕심이 영화에 충분히 담기지 않았으며 때론 부담스럽다. 엄복동이 한밤 중 김형신과 신체접촉을 하고 난 뒤부터 그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점, 안도민(고창석)은 일본군에게 연발을 맞고 난 후에도 끝까지 김형신에게 당부의 말을 하는 부분에선 억지스럽다.

또한 장면 곳곳에서 연출된 CG는 완성도가 낮아 몰입을 깨트린다. 극의 말미엔 엄복동이 허벅지를 다친 채 경기에 출전하는데 옷에 묻어나는 피가 커졌다가 작아졌다가를 반복한다. 김유성 감독이 “엄복동의 로드무비도 담고 있다”고 밝혔지만 매끄럽지 않다.



그러나 엄복동과 일본 선수들의 자전차 경주는 가장 빛을 발하고 김유성 감독이 신경을 많이 썼음을 알 수 있다. 현재의 사이클 경기장과 달리 모래바닥에서는 속도감이 나지 않지만 생동감 넘치는 연출로 손에 땀을 쥐게끔 한다. 또한 엄복동과 일본 선수가 간발의 차이로 결승선을 통과한 장면에서는 선뜻 결과를 공개하지 않아 이목을 집중시킨다.

더불어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했지만 무겁지 않게 즐길 수 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남는 여운 때문에 이와 같은 장르를 피하는 이들이라면 ‘자전차왕 엄복동’은 편하게 관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전차왕 엄복동’은 영화 제작 중 촬영이 중단되는 고비를 겪었다. 김유성 감독이 “연출권을 침해당했다”며 프로젝트에서 자진 하차했다가 다시 재 합류했다. 그는 ‘사랑의 대화’ ‘누가 그녀와 잤을까’ 등을 연출했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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