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읽기] 한서희, SNS 놀이터에서 벌인 패러디 빙자한 말장난
입력 2019. 03.08. 15:54:20
[더셀럽 한숙인 기자] SNS를 통해 무수히 많은 화제와 논란을 양산하는 셀러브리티 한서희가 류준열을 흉내 낸 사진으로 페미니즘에 이어 외모 비하 논쟁에 불을 지폈다.

한서희가 올린 사진 한 장으로 시작된 ‘외모비하냐, 패러디냐’의 논쟁은 ‘사진의 해석’은 몰론 논란이 처음 제기된 이후 한서희가 보인 반응까지 살펴봐야 사안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

한서희는 지난 7일 ‘갑자기 자기 전에 류준열 따라해 보기’라는 글과 함께 특정 부위가 도드라져보이게 웃는 모습 중 ‘입 모양’만 캡처한 사진을 SNS에 올렸다. 해당 시간대는 JTBC 목요 예능 프로그램 ‘트래블러’가 방송돼 한서희가 이 같은 행동을 하게 된 시점의 근거는 충분하다. 그러나 ‘악의 없는’ 패러디와 동일한 맥락이라는 주장은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패러디(parody)의 학술적 정의는 기존 원본에서 따와서 재생산해 사용하는 콘셉트로, ‘잘 알려진’ 원작을 비틀어 풍자적으로 새로운 메시지를 만들어 내는 문학의 한 표현형식이다. 이때 풍자는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메시지를 만들어내 공감을 유도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처럼 패러디는 단순 우스갯거리 모방이 아닌 의미 있는 메시지의 생산으로서 재해석이다. 패러디의 정의를 명확하게 해야 한서진의 사진 분석이 가능하다.

한서희는 해당 사진이 ‘외모 비하’ 논란으로 이어지자 “그냥 악의 없이 사진보고 따라해 본 건데 비하라니. 불편하셨으면 죄송합니다. 어른스러운 서희가 되겠습니다ㅎ”라며 사과의 글을 게재하고 사진을 내렸다.

그러나 그는 “근데 차은우 따라했으면 차은우 외모비하라고 할 건가? 이건 기자들이 류준열을 비하하는 것 아닌가”라는 한 네티즌의 글을 캡처한 사진을 올려 ‘사과’로 응한 자신의 초기 입장을 번복했다.

이어 정성호의 추성훈과 야노시호의 딸 사랑이 패러디, 이세영의 류준열 패러디, 한 네티즌의 딘딘 패러디 사진과 함께 어깨를 으쓱하는 이모티콘을 올려 자신의 행동이 이들과 다르지 않다는 뉘앙스를 내비쳤다.

패러디의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해도 외모 비하와 패러디를 구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러나 한서희가 한 행동은 패러디와 같다는 의미를 담아 올린 세 장의 사진과는 명확하게 구분된다.

정성호는 사랑이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40대 남성이 흉내 냄으로써 사랑이가 아닌 자신을 희화한 행동이다. 이세영은 류준열의 극 중 모습을 흉낸 낸 것으로 희화보다는 재현에 가깝고 남자 모습을 여자가 따라할 때 달라지는 느낌이 주는 차이가 웃음을 유발했다.

이처럼 정성호와 이세영은 전문 개그맨답게 희화되는 주체가 본인을 향하고 있다.

딘딘을 흉내 낸 사진은 맥락이 달라진다. 특정 부위를 클로즈업하게 되면 타인의 장단점이 도드라져 보이고 결국 상대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

딘딘을 따라한 네티즌은 딘딘이 평소 웃을 때 윗입술을 안으로 말듯이 둥글린 상태에서 위 치아가 보이게 웃는 특이한 입 모양을 클로즈업해 올렸다. 그러나 이는 평소 습관에서 나오는 모습으로 생김새 즉 외모와는 무관하다. 따라서 정성호 이세영과 달리 네티즌의 사진은 패러디라고 명확하게 규정할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비하라고 볼 수도 없다.

한서희가 올린 사진 역시 딘딘을 따라한 네티즌처럼 특정 부위를 클로즈업했다. 따라서 한서희가 아니라도 패러디 여부에 관한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위 경우와 달리 클로즈업된 입모습이 습관만이 아닌 생김새와도 관계돼 있어 패러디라고 보기 어렵다.

이는 류준열이 어떻게 느끼느냐의 문제에서 벗어나 보는 관점에 따라 불편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명확하게 공감된다는 점에서 패러디의 영역으로 끌어들일 수 없다.

이는 성추행의 판단 기준이 가해자로 지목된 자의 의도나 객관적 근거보다 당하는 당사자가 느끼는 감정으로 판별되는 것과 비슷하다. 이뿐 아니라 최근 구찌와 케이티 페리가 입 모양을 클로즈업해 디자인한 의상과 신발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한서희가 올린 사진은 본인의 의도가 어떻든 ‘패러디’보다는 ‘비하’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이뿐 아니라 한서희가 후에 보인 반응이 역시 논쟁의 여지가 있다.

처음 게재한 사과문에도 진지함보다는 장난기가 다분했지만, 여기서 그쳤다면 셀러브리티의 철없는 행동쯤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어지는 네티즌의 반응에 고무된 듯 차은우를 언급한 네티즌의 댓글을 캡처해 올린데 이어 뒤늦게 자신의 행동이 패러디임을 주장하는 듯한 사진 게재는 매너 논란을 붙이기조차 멋쩍은 어린아이의 말장난 같은 성숙하지 못한 행동이어서 아쉬움을 남겼다.

SNS는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소통하는 공간이다. 그 공간에서 자신의 의견을 게재할 자유는 있지만 책임감이 따른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무책임한 자유, 반성이 없는 자유는 주변인의 자유를 침해하게 되고 결국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를 양산한다.

주변의 지적이 이어질 때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주변에 피해자가 생기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나이만큼 성숙해지는 것도, 배운 만큼 현명해지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말과 행동 더 나아가 생각에 관해 끊임없이 반성하는 자만이 조금씩 성숙해질 수 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한서희 인스타그램,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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