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퍼즐] 승리의 통 큰 결단을 기대한다. “결백 밝혀질 때까지 입영 연기를”
- 입력 2019. 03.11. 09:46:13
- [더셀럽 윤상길 칼럼] 빅뱅의 승리(29)가 오는 3월 25일 육군에 현역으로 입대한다는 소식이다.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핑계 저런 구실로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요리조리 피해 다니는 일부 연예인에 비하면 그는 자랑스러운 대한의 남자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그의 입대 소식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일까. 어쩌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승리의 군 입대를 막아달라”는 청원이 등장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는가 궁금하다.
승리
군인이 수행하는 첫 번째 과제는 “국토를 지키고 조국의 자유와 독립을 위하여 값있고 영광되게 몸과 마음을 바치는 일”이다. ‘병역 의무’를 ‘신성한 의무’로 부르는 이유이다. 사람들이 군에 입대하는 모든 젊은이의 ‘신성한 마음가짐’에 박수를 보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청원자들은 승리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고 그의 입대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낸다. 그의 입대를 신성하게 받아들이기 껄끄럽다는 입장이다.
스타 연예인의 입대 현장을 오래 지켜본 한 관계자는 “군에 입대하는 모든 연예인이 입대 또는 제대 현장에서 ‘충성!’이란 구호로 인사를 대신하는데 승리에게 이 구호가 과연 어울릴까”라고 말한다. 그는 또 “승리의 입대가 현실화되더라도 그의 입대 모습은 대중에게 공개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군대를 도피처로 삼느냐”는 여론을 의식한 그가 떳떳하게 팬들 앞에서 ‘충성’이란 구호를 외칠 수 있겠느냐는 설명이다.
승리의 입대 소식과 “군대가 도피처이냐”란 여론에 오버랩 되는 인물이 있다. 배우 이서원이다. 이서원은 지난해 11월에 술을 마신 동료 여자 연예인을 성추행하고 흉기로 협박한 혐의로 불구속 재판을 받던 중 아무도 모르는 사이 입대해 논란을 불렀다. 3차 공판까지 모습을 드러냈던 이서원이 4차 공판 날 법원에 나타나지 않았다. 불출석 이유는 이틀 전 입대했기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해 이서원 측 관계자는 “입영 통지를 받아 병무청에 입대 연기를 신청했지만 현행법상 재판은 병역 연기 조건에 해당하지 않아 입대가 불가피했다”라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언론의 쏟아지는 관심을 피해 차라리 군사재판을 선택했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려웠다. 승리는 이서원에 비해 중량감이 다르다. 그는 거물이다. 스타연예인답게 이서원이 받았던 의혹과 비교되어서야 하겠는가. 이는 거물 연예인 승리의 자존심과 직결되는 일이다.
승리의 입대 연기는 불가능한 일일까. 전문가들은 “본인의 결심에 따라 현행법상 가능성은 열려 있다”란 입장이다. 승리의 입대와 관련해 병무청은 “입영 통지가 된 만큼, 구속 등 일신 상 변화가 없고 연기원서를 내지 않는 이상 입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병역법 시행령 129조(입영일 등의 연기)에 따르면 입영 연기는 질병, 천재지변, 학교 입학시험 응시,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 등에 해당될 때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바로 이 대목에 주목한다. 승리가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입영 연기를 신청한다면 병무청장의 판단에 따라 입영 연기가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물론 ‘구속 등 일신상 변화’에 따른 입대 연기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가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과 관련,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의해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피의자로 정식 입건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혐의는 승리의 해외 투자자 성접대 장소로 알려진 클럽 아레나의 압수 수색에 따른 전제 조치였던 것으로 보여, 실제 승리의 구속까지 이어지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그의 입대까지 남은 시간도 고작 2주일에 지나지 않아 절차상 어려움도 뒤따른다.
현재까지 승리가 실정법을 어긴 범법 행위가 밝혀진 내용은 없다. 승리나 소속사 YG 모두 “결백하다”는 입장은 여전하다. 하지만 빅뱅의 일부 팬들이 승리의 빅뱅 퇴출을 요구할 만큼 여론이 악화일로인 것도 사실이다. 지난 9일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빅뱅 갤러리에 “YG엔터테인먼트에 승리의 퇴출을 촉구한다.”며 빅뱅의 일부 팬들이 성명서를 올렸다.
이 성명서는 “승리가 최근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버닝썬 사건에 연루돼 팀과 소속사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실추시키고 개인 사업에 빅뱅 이름을 악용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승리의 빅뱅 퇴출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빅뱅 멤버들의 지난 행적까지 거론하며 “태양 빼고 다 터져서 빅뱅”이라는 비아냥거리는 댓글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경찰 수사와 입대를 앞두고 있는 승리의 고민은 만만치 않으리라 짐작된다. 그는 사태 초기부터 “난 관련 없는 일이지만 책임질 일이 있다면 피하지 않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입대를 연기하고 민간인 신분으로 떳떳하게 수사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통 큰 결단을 내리면 어떠할까. 그를 사랑하는 대중은 ‘슈퍼그룹 빅뱅의 스타 승리’다운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군 검찰과 마주하고 군사 법정에 드나드는 모습으로 시작한다면, 이는 ‘스타연예인 승리’는 물론 ‘군인 승리’에게도 어울리지 않는다.
[더셀럽 윤상길 칼럼 news@fashionmk.co.kr/ 사진=김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