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 읽기] ‘스타 치외법권’, ‘여성 폄하’ 성범죄 사각지대
- 입력 2019. 03.12. 13:12:46
- [더셀럽 한숙인 기자] ‘폭행 시비’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버닝썬 논란’이 마약 유통 혐의로 확대되고 성 접대 의혹에 몰카 논란까지 입에 담기도 거북한 사건들이 계속 터지면서 영화에서도 볼 수 없을 법한 전개가 이어지고 있다.
승리, 정준영
‘승리 게이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파만파 확산되는 이 모든 사건은 성범죄, 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성 관계를 목적으로 한 마약과 성 관계를 불법 촬영한 몰래 카메라 등 이 모든 일련의 사건들은 성 범죄로 귀결된다. 그러나 이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최근 벌어지는 일련이 사건들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여성 폄하’가 응집됐다는 점이다.
심각한 사회 문제로 지적되는 여성 폄하는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는 여성에 대한 ‘열등감’과 뿌리 깊은 남존여비에 근거한 ‘우월감’, 각기 다른 두 극단적 이상 심리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승리와 정준영이 언급되면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일련의 성 범죄는 후자인 ‘극단적 우월감’이 발로로, 과거부터 이어온 남존여비와 특수한 사회적 지위를 가진 자들의 영역으로서 ‘스타’ 시스템이 결합된 기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승리와 정준영이 언급되는 카톡을 통해 주고받은 대화 내용은 충격적이다. ‘잘 주는 애’ ‘사귀는 척하고 하는 건데’ 등은 이들이 여성을 인식하는 방식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친한 친구 간의 대화라는 점을 고려한다 해도 여성을 성적 소품으로 취급하는 비상식적이고 비도덕적인 극단적인 물신화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자타공인 글로벌 K팝 아이돌 ‘빅뱅’을 등에 업은 승리, ‘슈퍼스타K’ 이후 21세기 판 히피처럼 자유분방한 노마드족 분위기로 인기를 끈 정준영, 이들이 벌인 일련의 사건들은 이들이 그간 ‘스타’라는 이유로 미디어는 물론 대중들에게 방치되거나 과잉보호돼 왔음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스타들은 음주 및 마약류 사건 등을 통해 ‘스타 만능주의’라는 비난의 시선을 받아왔다. 이뿐 아니라 ‘미투’ 이전부터 스타와 관련된 성 범죄는 끊임없이 발생했다. 그러나 승리와 정준영이 이름과 언급되는 정황들은 ‘스타 치외법권’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할 만큼 이전의 사건들의 수위와 비견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정준영은 실제 지난 2016년 몰카 사건이 터졌을 당시 경찰 조사에서 분실을 사유로 휴대폰을 제출하지 않았고 이후 무혐의 처리됐다. 승리는 과거 여성과 관련된 문제로 구설수가 많았지만 예능 프로그램에서 ‘해프닝’처럼 희화됐다. 이후 미디어는 경영 능력을 갖춘 아이돌 CEO로 그의 이미지를 집중적으로 부각하면서 빅뱅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막내 멤버를 최고의 톱스타로 만들었다.
이들 뿐 아니라 12일 디스패치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승리방 준영방으로 분리된 ‘단톡방’에 다수의 스타들이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져 성 범죄에 무감각한 그들의 민낯이 드러났다.
스타는 팬덤을 기반으로 유지된다. 이들이 벌인 일련의 사건들은 여성 폄하는 물론 자신을 스타라는 지위에 올려놓은 팬들을 무시하는 행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스타들은 ‘스타의식’이 특권의식이 아닌 ‘책임의식’과 동일시해야 한다. 대중의 주목을 받는 자리라는 특성상 특권의식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특권의식에 윤리적 책임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대중은 자신들이 올려놓은 스타라는 왕좌를 언제 어느 때든 빼버릴 수 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김혜진 기자, 티브이데일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