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이야기의 시작점"…'악질경찰' 이정범 감독이 전한 진정성 [종합]
- 입력 2019. 03.13. 17:17:55
- [더셀럽 안예랑 기자] "침묵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두고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악질경찰'이 관객을 찾는다. 상업 영화가 주는 긴장감과 감독의 치열한 고민으로 완성된 진정성이 영화에 모두 담겼다.
13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점에서는 영화 ‘악질경찰’(감독 이정범)의 언론 배급 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이선균, 전소니, 박해준, 이정범 감독이 참석했다.
'악질경찰'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 감고, 범죄는 사주하는 악질경찰 조필호(이선균)가 폭발 사고의 용의자로 지목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는 안산 단원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배경에서 떠올릴 수 있듯 영화는 세월호 참사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이정범 감독은 이날 “2015년 단원고를 갔을 때 받았던 충격을 잊을 수가 없다”며 “그때 받았던 충격이 기점이 돼서 세월호와 관련된 자료를 수집했다. 이 얘기를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여전히 대중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세월호 참사를 상업영화의 틀 안에서 다루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이에 이정범 감독은 “이 영화를 준비한지 5년이 넘어가고 있다. 기본적으로 세월호 얘기를 똑바로 잘 하고 싶었다. 그 얘기를 하는 데 있어서 상업 영화가 가지는 긴장감도 있겠지만 영화가 끝났을 때 여러분들 가슴에 뭐가 남았냐가 중요했다”며 “최초의 시작점이 세월호였고 상업 영화 감독으로서 이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게 무엇이냐 고민했을 때 나온 게 ‘악질경찰’이었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악질 경찰’의 중심에는 비리 경찰 조필호가 있다. 이선균은 조필호 캐릭터에 대해 “경찰보다는 범죄자에 가까운 인물이다. 조필호를 조금 더 양아치처럼 그려 내는 게 각성할 때의 파급력이 더 크다고 생각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이정범 감독 또한 선한 인물이 아닌 비리 경찰 조필호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에 대해 “제가 원했던 것은 하나의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이 어느 하나로 규정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진자의 폭이 큰 인물일수록 개과천선을 했을 때, 악을 해결할 때의 감정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런 부분에서 오는 몰입감이나 긴장감을 가지고 관객분들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폭발 사건의 증거를 지니고 있는 인물이자 정도에서 벗어난 일탈을 저지르는 고등학생 미나를 연기한 전소니는 “저는 미나라는 인물이 살아가는 이유가 책임감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책임지고 싶고,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 어떤 것 까지 모른 척 하고 저지를 수 있을지 생각했을 때 미나는 보통의 아이들보다는 조금 더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박해준은 굴지의 대기업 태성 그룹 정이향 회장의 오른팔 태주로 분했다. 정이향 회장의 밑에서 온간 더러운 일을 해결하며 악랄한 모습으로 긴장감을 높인다. 또 조필호, 미나와 집요한 추격전을 벌이기도 한다. 박해준은 “차가운 모습으로 영화에서 보여졌으면 했다. 이 역할을 연기할 때는 당위성을 찾기 위해 태주에 대한 연민을 가지기도 했었는데 영화를 보니까 연민이고 자시고 없겠다”고 너스레를 떨며 캐릭터에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따.
이정범 감독은 이날 영화에 녹아 있는 세월호 참사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꺼내며 “이 영화는 전부터 투자와 캐스팅이 힘들었다. 주변 지인들이 저를 만류할 정도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해야 됐던 이유는 끓어오르는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얘기를 지금 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못할 것 같은 그런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본적으로 이 영화가 굉장히 많은 투자자의 돈으로 만든 상업 영화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책임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래서 매일같이 자기 검열을 했다”며 “관객 분들의 긴장감을 배려하느라 이 영화의 진정성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혹은 진정성을 생각하느라 상업 영화로서의 긴장감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그래서 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데 힘이 들었다”고 영화를 만들면서 거친 고민을 전했다.
이와 함께 “도망가고 싶고 외면하고 싶었던 순간이 많았던 영화다”며 “그때마다 힘을 주신 것은 어느 유가족의 말씀 때문이었다. 세월호가 잊히는 게 가장 두렵다는 이야기. 이렇게라도 말씀 드리는 게 침묵보다 낫다고 생각했다”고 소신을 전했다.
이정범 감독은 “처음으로 담론화 시키는 영화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며 “근 2년 동안 465명의 스태프와 배우들이 치열하게 찍은 영화이기에 그들의 진심이 잘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악질경찰’은 오는 20일 개봉한다.
[안예랑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