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그래 풍상씨’ 전혜빈 “문영남 선생님의 칭찬, 자긍심 느껴요” [인터뷰]
입력 2019. 03.27. 15:50:26
[더셀럽 전예슬 기자] 마치 제 옷을 입은 듯 편안하다. ‘왜그래 풍상씨’ 속 이정상을 본인만의 스타일로 소화해냈다. 배우 ‘전혜빈의 재발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KBS2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극본 문영남, 연출 진형욱) 종영 후 휴식기에 접어든 전혜빈을 만났다. 그는 인터뷰가 시작되자마자 극을 이끌어간 유준상을 입이 마르고 닳도록 극찬했다.

“준상 오빠는 우리나라 배우, 사람 중 에너지가 최고예요. 9년 동안 같은 회사에 있었는데 제가 힘들었던 시기부터 옆에서 지켜봐주신 분이죠. ‘조작’ 이후 ‘풍상씨’에서 남매로 호흡을 맞추게 됐어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친오빠가 생긴 것 같아요. 결혼식 장면도 연기를 한 게 아닌 현실적으로 느껴졌죠. 촬영하러 들어서는 순간 눈을 못 마주치겠더라고요. 대사도 겨우 겨우 하고 눈물을 참는 게 힘들 정도였어요. 그때 모든 스태프들이 울었고, 작가 선생님도 ‘진실 된 연기 해줘서 고맙다’라고 하셨어요. 준상 오빠는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훌륭하신 분이에요. 존경할 수밖에 없는 오빠이자 선배님이고 가족 같은 사람이죠. 현장에서는 선장 같은 분이셨어요. 드라마를 훌륭하게 이끌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선장이 큰 역할을 해주셨기 때문이에요.”

‘왜그래 풍상씨’는 동생 바보로 살아온 중년 남자 풍상 씨와 등골 브레이커 동생들의 아드레날린 솟구치는 일상과 사건 사고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볼 드라마다. 이야기는 풍상(유준상 분)이 간암 판정을 받으면서 간이식을 누가 해주느냐로 흘러갔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같은 방송사 드라마인 ‘하나뿐인 내편’에서도 ‘간이식’의 소재가 다뤄져 ‘별주부전’이냐는 우스갯소리를 듣기도 했다.

“드라마에서 자주 쓰이는 소재라 ‘하필이면?’이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중간에 유이를 만난 적 있어요. 그 친구는 긴 시간을 작업에 임했지만 비슷한 시기에 끝났잖아요. 서로 으쌰으쌰 했던 것 같아요.”



이 드라마는 ‘애정의 조건’ ‘장밋빛 인생’ ‘소문난 칠공주’ ‘수상한 삼형제’ ‘왕게니 식구들’ 등을 집필한 문영남 작가의 3년 만에 신작이다. 특유의 필력으로 시청률과 화제성을 잡은 스타작가였기에 모든 배우들은 매회 촬영 전후, 대본 리딩 연습에 빠짐없이 임했다고 한다.

“문영남 작가님은 엄청난 예술가예요. 글을 쓰시지만 연기도 하시고 몰입이 높으시죠. 만들어내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대본 리딩을 했어요. 거기서 본인이 생각하는 연기가 있어 그대로 해주시길 원하셨죠. 저희도 캐릭터 잡기 전에 헷갈릴 수 있었는데 작가 선생님께서 컬러를 정해주셨어요. 간격, 쉼표에도 의미를 담으셨어요. 그 의미를 대본 리딩을 통해 알게 됐죠. 마치 캐릭터를 하나하나 손으로 빚은 것처럼 만들어주셔서 큰 도움이 됐고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훌륭한 작가님, 감독님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건 행운이에요.”

전혜빈은 문영남 작가에게 받은 문자 메시지를 휴대전화 속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다. 인터뷰 도중 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문 작가로부터 온 메시지를 읽으며 당시 받았던 감동을 회상했다.

“문영남 작가님께서 저에게 ‘정상이가 진심으로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해줘서 많이 울었어’라고 하셨어요. ‘연기는 진정성으로 하면 돼. 잘하고 있어’라고 해주셨죠. 제가 ‘시청률 20%가 될 것 같아요. 힘낼게요’라고 보내니까 ‘바라는 대로 됐어. 정상이가 진정성 있게 연기할 때마다 시청률이 오르더라. 예뻐. 파이팅’이라고 답변하셨어요. 무서운 작가님이라고 생각했는데 진심어린 격려를 해주시니까 저희도 힘내서 촬영했어요. 작가 선생님이 칭찬 해주실 때 든든하고 배우로서 자긍심을 느꼈어요. 드라마를 통해 얻은 게 많아요. 어떻게 감히 또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배우로서 한층 성장했다는 생각도 들고요.”



지난 2002년 그룹 러브로 데뷔한 전혜빈은 연기자로 전향해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극중 주로 세련된 이미지가 돋보이는 역할을 맡았기에 이번 ‘왜그래 풍상씨’ 속 이정상은 그의 색다른 발견이었을 터.

“세련된 역할을 하고 싶어서 했던 건 아니에요. 여자 1번을 하기엔 아직 모자란 부분이 있어 두, 세 번째 캐릭터를 하다보면 뻔 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죠. 갈증을 느끼는 건 당연했어요. 다채로운 연기가 하고 싶었죠. 여기저기를 오가는 연기를 하는 게 목표에요. 힘들지만 돌아가더라도 저만의 영역을 쌓고 있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사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어요. 끈기, 뚝심, 신념을 가지고 해야 하죠.”

전혜빈은 ‘왜그래 풍상씨’를 통해 한층 성숙해진 연기력을 입증했다. 동시에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스펙트럼도 넓혔다. 앞으로 전혜빈이 보여줄 새로운 얼굴에 벌써부터 궁금증이 모아진다.

“‘왜그래 풍상씨’가 상반기에 잘 마쳤으니 한 달 정도 휴식기를 가지려고 해요.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까 다음 작품을 기대하고 있죠. 올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시기가 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ARK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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