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퍼즐] 빅뱅 ‘승리’,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
입력 2019. 03.29. 14:09:10

승리

[더셀럽 윤상길 칼럼] 세계적인 K팝 열기에 K스캔들이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의 CNN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언론이 다투어 K스캔들을 다루고 있다. 외신은 승리의 ‘버닝썬 스캔들’을 “K팝 역사상 최대 규모의 K스캔들”이라며 “그 중심에 빅뱅의 승리가 있다”란 요지로 보도하고 있다. 경제적 효과는 물론 국위 선양의 주역으로 국민의 박수를 받아온 K팝의 인기가 얼어붙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승리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성접대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혹에 대해 직접 부인했다. 그는 이 접대를 위해 ‘잘 주는 애들’을 준비시키라고 했는데, 이는 ‘잘 노는 애들’을 잘못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황당한 해명이다. 길을 막고 물어보든, 그의 팬들에게 물어보든, ‘잘 주는 애’하고 ‘잘 노는 애’를 구별 못할까. 이 해명을 믿으라는 승리의 의식세계가 궁금하다.

‘잘 주는 애’이든 ‘잘 노는 애’이든. 여기에서 ‘애’는 여성이다. 승리는 지독한 남성우월주의자이거나, 여성혐오주의자란 오해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국어사전에 따르면 ‘애’는 ‘성년이 되기 전의, 나이가 어린 사람’, ‘자식을 이르는 말’, ‘어른이 아닌 제삼자를 예사롭게 이르거나 얕잡아 이르는 말’이다. 승리에게 여성은 어른이 아닌, 마치 자식 같이 어린, 게다가 얕잡아 볼 수 있는 하찮은 대상이다.

여성을 이처럼 낮잡아보는 승리였지만 밝혀진 여성관계를 보면 그의 또 다른 민낯을 볼 수 있다. 그가 강남 클럽에서 정성(?)을 모아 접대한 사람 가운데 대만 여성 린모씨와 싱가포르 여성 킴림이 등장한다. 린모씨는 ‘린사모’, ‘린사모님’, ‘대만 사모님’으로 알려진 재력가이다. 킴림은 스페인 유명 프로축구단 발렌시아 구단주 피터림의 딸이다. 승리는 피터림과 동행한 남성들의 파트너로 ‘잘 주는 애’를 준비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승리는 우리나라의 연약한 딸들을 외국여성과 그 일행을 위한 노리개로 삼았다. 그 행위가 대등한 관계의 파티 파트너였으면 좋으련만, 그는 ‘성접대’ 의혹까지 받으며, 재력가인 외국 여성에게 일회용품처럼 한국여성을 소개했다. 빅뱅 시절 그에게 열광한 수많은 어린 여성 팬들의 ‘사랑’을 기억한다면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질렀다. 실정법 위반의 문제가 아니라 윤리 도덕적으로, 그보다 한국 여성의 자존심을 짓밟은 ‘인간적 배신’에 가깝다.

우리나라 여성들을 한없이 비하하면서까지 접대에 나선 외국여성들이지만 그들은 승리의 접대가 시원치 않았는지 반응은 시큰둥하다. 승리를 둘러싼 의혹과 논란이 커지자 그들은 거리 두기에 나서고 있다. ‘린사모’는 승리와 연락을 끊은 상태다. 킴림은 자신의 SNS에 “버닝썬 관련 논란과 어떤 연관도 없다”고 주장했다. 승리가 자신을 위해 다른 여성과 함께 놀 수 있는 파티를 주선했다고 한 언론 인터뷰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승리는 ‘국 쏟고 자배기 깬 꼴’이 됐다.

승리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대목은 또 있다. 승리는 그동안 정준영이 불법 영상을 유포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말렸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채팅방에서 정준영 등 대화에 참여한 이들이 성관계 불법촬영물을 유포한 행위에 대해 한 매체 인터뷰에서 “왜 안 말렸겠나. 수차례 말렸다. 오프라인에서 만났을 때 ‘그런 것 좀 하지 마, 큰일 나 진짜’라며 말렸다”라고 강조했다. 그런 그가 어제(28일) 불법 촬영된 여성들의 알몸 사진을 전송한 혐의로 경찰에 추가 입건됐다. 현재로서는 ‘혐의’에 지나지 않지만 만약 사실로 확인된다면 승리의 ‘겉과 속이 다른 발언’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멤버들의 숱한 사건 사고에도 불구하고, 승리가 활동한 빅뱅은 방탄소년단이 등장하기 이전까지는 한류를 이끈 대표적 K팝스타였다. 그런 빅뱅이 승리의 스캔들로 인해 ‘한류 확산의 걸림돌’이란 비난의 주역으로 추락했다. 외신은 “한국 대중음악인 K팝이 성차별주의를 조장한다”는 해묵은 논쟁거리를 다시 꺼내들고 있다. 미국 외교잡지 포린폴리시는 최근호에서 “이번 K팝 섹스 스캔들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례”라고 전했다.

‘버닝썬 게이트’로 촉발된 스타연예인들의 일탈은 한 개인, 한 기업의 흥망을 넘어서 한류로 대표되는 한국 대중문화의 품격을 추락시킨 중대한 사건이다. 관련 연예인은 물론 그들과 영욕을 함께 한 연예기획사도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에 앞서 진정한 사과도 필요한 때이다.

그런데도 승리는 매체 인터뷰에서 세간의 의혹에 대해 “억울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하나 둘 속살이 보이는 데도 불구하고 승리는 무엇을, 누구에게 이기고 싶어 항변을 거듭하는 것일까. 승리 저편에는 패배도 있는 법이다. “치사한 승리보다는 떳떳한 패배가 더 낫다”는 사실을 승리는 왜 외면하는 것일까. 그것이 몹시 궁금하다.

[더셀럽 윤상길 칼럼 news@fashionmk.co.kr/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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