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 in 캐릭터] ‘닥터 프리즈너’ 김병철 선민의식 VS 남궁민 진보주의, 클래식 슈트 속 가치관 차이
- 입력 2019. 04.03. 11:30:35
- [더셀럽 한숙인 기자] ‘닥터 프리즈너’는 첫 방 이후 불과 2주 만인 8회 시청률이 14.5%까지 올랐다. 첫 방 효과라기에는 한 순간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닥터 프리즈너’ 상승세의 일등공신은 남궁민과 김병철이다.
상대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듯하지만 실상은 각자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두뇌 싸움을 벌이는 이들의 대립은 몸에 꼭 맞는 슈트로 인해 더욱 강렬하게 시청자들의 뇌를 파고든다.
남궁민과 김병철은 전작에서 이미 탁월한 캐릭터 흡수력을 보여줬다. 특히 상대의 심장을 꽤 뚫는 듯한 눈빛, 크지 않은 키에 마르고 단단한 체구 등 비슷한 외적 조건이 극의 긴장에 시너지를 더한다.
이들은 맞춤 양복으로 실루엣의 날을 세웠다. 언뜻 비슷한 듯 보일 수 있지만 양복에서부터 이들의 성향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남궁민은 최대한 기본에 충실한 싱글 투피스 슈트를 입은 반면, 김병철은 베스트까지 갖춘 쓰리피스 슈트를 고수한다.
김병철의 쓰리피스 슈트는 선민식 이름 그대로 선민의식이 강한 가진 자의 보수성을 드러내는 코드로 작용한다. 단지 쓰리피스 슈트에서 끝나지 않는다. 김병철 스타일리스트 홍나연 실장은 “카라핀, 넥타이핀, 행커치프까지 갖춘 슈트”라며 클래식에 최대한 충실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남궁민의 베이식 싱글 투피스 슈트는 복수를 위해 칼을 꺼내들었지만 기저에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는 적극적인 정의 실현의 의지가 내제된 진보주의 성향의 나이제를 표현하는 도구다.
따라서 슈트에 셔츠와 타이를 갖추기도 하지만 터틀넥 니트를 입은 등 격식에 얽메이지 않는다. 남궁민 스타일리스트 박초롱 실장은 “나이제는 멋 부리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기본 슈트 중심의 클래식에 초점을 맞췄습니다”라며 의상에서 주안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이들의 차이는 넥타이에서 보다 명확하게 갈린다. 남궁민은 폭이 넓지도 좁지도 않는 평균 사이즈의 넥타이를 최대한 기본에 충실하게 매 여유가 배어난다. 반면 김병철은 살짝 폭이 좁은 타이를 더블 크로스 노트 매듭법으로 매 날카로운 인상을 준다.
남자들의 슈트는 유행에 따른 디자인의 변화가 적을 뿐 아니라 아이템이 제한적이다. 그러나 캐주얼이나 여성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경우의 수로 인해 작은 디테일 차이만으로도 캐릭터의 미세한 변화가 도드라지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닥터 프리즈너’의 김병철과 남궁민은 치밀한 설장의 차이로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급급한 선민식과 가진 자들의 허위를 뚫으려는 나이제, 두 의사의 가치관 차이를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KBS2 ‘닥터 프리즈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