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VIEW] “직접적 혹은 간접적” ‘생일’과 ‘악질경찰’이 세월호를 다루는 방법
- 입력 2019. 04.04. 14:44:16
- [더셀럽 김지영 기자]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두 편이 개봉했다. 앞서 개봉한 ‘악질경찰’은 이정범 감독의 특기인 범죄물에 세월호를 녹여냈고 지난 3일 개봉한 ‘생일’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남겨진 삶을 깊이 다룬다.
2014년 4월 16일. 전 국민에게 마음 속 싶은 상처가 된 세월호 참사는 그간 다수의 다큐멘터리, 독립영화들에서 참상을 짚어내며 추적하는 내용이 주였다. 그러나 ‘생일’과 ‘악질경찰’은 상업영화의 톤은 지키면서 각자 다르게 스크린에 녹여냈다.
‘생일’은 세월호 참사로 수호(윤찬영)가 하늘나라로 먼저 떠난 뒤 남겨진 가족들과 그의 친구들을 이야기한다. 더불어 세월호 유가족들 사이에서도 위로금과 유가족 모임 등에서 의견차이가 나는 부분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특히나 유가족에 관대한 시선만이 아닌 당시에 있었던 제 3자의 견해까지 담았다는 점에서 리얼리티를 높인다. 이웃집 우찬엄마(김수진)의 딸은 수년째 이어온 순남(전도연)의 울부짖음에 대학입시에 실패해 분노를 표하고 정일(설경구)의 작은 아빠는 정부에서 주는 위로금을 언급하며 “주는데 왜 안 받니”라고 말한다.
더불어 ‘생일’은 극 중에서 세월호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기 보다 더 많은 이들에게 ‘힘내자’라는 손을 내민다. 이번 작품으로 하여금 가족 혹은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여읜 이들이 남겨진 삶을 버티고 또 살아갈 이유를 찾게끔 도와준다. 출연 배우들과 감독들이 말한 것처럼 ‘생일’은 ‘다 같이 아프자’고 하는 게 아니라 ‘아프지만 다시 힘을 내자’라는 기획의도를 충실히 지킨다.
‘생일’이 남겨진 이들에게 위로 혹은 힘을 북돋아준다면 ‘악질경찰’은 세월호 사건을 간접적으로 접근해 상업영화의 기본 틀을 유지한다. ‘아저씨’ ‘우는 남자’ 등을 연출한 이정범 감독은 세월호를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겠다는 의지 아래 자신이 가장 잘 내세울 수 있는 소재인 범죄물에 세월호를 엮어냈다.
‘악질경찰’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는 쓰레기 같은 경찰 조필호(이선균)가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게 되면서 극이 전개된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로 딸과 친구를 잃은 유가족과 고등학생 미나(전소니)가 조필호와 얽히게 되면서 세월호가 등장한다.
시사회 전까지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했다는 것을 철저하게 숨긴 ‘악질경찰’은 첫 공개 후 여러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미나로 인해 각성하게 된 조필호의 전개에 굳이 세월호를 넣었어야 하는 내용이 주였다.
‘아저씨’ ‘우는 남자’와 동일한 패턴으로 이어지는 이번 영화에서도 사회 그림자 속에서 활동하는 남성 그리고 사회가 외면하고 방관한 여성이 등장한다. 그리고 남성은 여성에게 관심을 가지고 구원자가 된다. 이러한 흐름으로 볼 때 이정범 감독의 전작처럼 세월호가 아닌 일반적인 소재를 사용해도 무방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따른다.
다만 세월호 유가족인 ‘예은 아빠’ 유경근 씨는 “영화의 의도된 폭력성보다 훨씬 더 잔인하고 야만적인 현실의 폭력에 더 분노하는 마음을 갖고 극장을 나서면 좋겠다”고 영화를 응원한 바 있다.
그러나 일반 관객들이 이정범 감독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는 지점에서 ‘악질경찰’은 흥행에서 참패했다. 4일 기준 박스오피스 10위권을 벗어난 ‘악질경찰’은 누적관객 수 26만 389명을 기록했다.
지난 3일 개봉한 ‘생일’은 오프닝 스코어 4만 5534명, 박스오피스 2위로 첫 시작을 알렸다. ‘악질경찰’보다는 섬세하게, 따스하게 위로를 건네는 ‘생일’이 관객들의 트라우마를 어루만지며 흥행에도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영화 '생일' '악질경찰'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