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읽기] 정준영 게이트 앞에 무너진 K팝의 산실 'YG FNC 미스틱'
입력 2019. 04.05. 18:40:30

FNC엔터테인먼트 한성호,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미스틱스토리 윤종신

[더셀럽 한숙인 기자] ‘내 자식도 내 맘대로 안 된다’는 말이 최근 대형 기획사 수장들에게 뼈아프게 박힐 듯하다. 버닝썬으로 촉발된 승리 게이트가 정준영 게이트로 확장되면서 ‘정준영 단톡방 리스트’에 있던 톱스타 급 아이돌과 가수들이 연이어 공개되면서 소속사들이 곤혹을 치르고 있다.

아이돌들과 뮤지션 등이 소속된 엔터테인먼트는 이들을 가수가 아닌 아티스트라 부르며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의 ‘관리’가 개인생활에까지 규제할 수 없는 만큼 소속사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에서 소속사가 면죄부를 받을 수 없다.

현재 일련의 사건들은 그간 대형 기획사에게 끊임없이 제기돼온 ‘경영 철학’ 부재의 심각성을 일깨운다.

소위 ‘사고 칠 나이’에 벌어지는 순간의 실수라고 하기에는 긴 시간을 죄책감 없이 저질러온 일이라는 점에서 소위 몇몇 스타들의 윤리 의식 부재는 심각한 상황이다. 또한 그간 대형 기획사들이 소비재처럼 잘 팔리는 상품을 양산하는 데만 집중함으로써 최소한의 ‘인간의 도리’와 관련된 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사건의 시작은 승리다. 그간 이런저런 숱한 구설수에 올랐던 YG엔터테인먼트는 가장 큰 자산인 빅뱅의 멤버 승리가 버닝썬을 비롯해 정준영 몰카 사건에까지 깊이 관계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 폭락 사태로 이어졌다.

승리를 빅뱅과 회사에서 퇴출함으로써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그간 소속 가수들의 논란까지 다시 거론되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다. 대표 해임까지 거론됐으나 3월 22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가까스로 대표이사직을 지킨 양민석 대표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나갈지 관심이 쏠려있다.

FNC엔터테인먼트는 YG SM JYP와 함께 국내 대표 4대 대형 기획사로 거론될 정도로 성장했지만 이번 정준영 게이트로 인해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기획사를 대표하던 두 그룹,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가 최종훈, 이종현으로 인해 대외 이미지 하락을 피할 수 없게 됐다.

FT아일랜드는 최종현을 제외한 멤버들이 4일 한 달간의 일본 투어를 예정대로 시작했지만 팀 보완이 시급한 실정이다. 씨엔블루는 학위 논란을 겪으며 구설수 속에 입대한 정용화에 이어 군 복부 중인 이종현이 ‘정준영 단톡방’ 일원임이 알려져 이들의 제대 후에도 그룹의 완전체 활동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뮤지션들의 집산지로 차별돼 온 미스틱스토리 역시 정준영 게이트에 정면으로 일격을 맞았다. Mnet ‘슈퍼스타K’ 출신 에디킴과 정진운이 단톡방 멤버임이 추가로 알려졌다, 소속사 측은 미스틱은 정진운은 군 복무 중에서 사실 관계 확인 어렵고, 에디킴은 사실을 인정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강인이 ‘정준영 단톡방’ 멤버임이 공개됐지만 참고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현재로서는 가장 피해가 적다. 그러나 슈퍼주니어 팬들의 반발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건이다. 무엇보다 강인은 이미 이전에 여자 친구 폭행 사실 알려지며 실망감을 안긴 바 있어 소속사가 어떤 결정이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엔터테인먼트 수장이 모두 가수 출신이라는 점이 더욱 이번 사건 ‘수장 책임론’을 키우는 요소가 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서태지와 아이들' 양현석, FNC엔터테인먼트는 한성호, 미스틱스토리는 윤종신으로, 이들 중 윤종신은 현재 가수로 활동 중이다.

회사가 개개인의 사생활까지 책임질 수는 없지만 누구보다 연예인, 좀 더 좁게는 가수들의 심리를 잘 아는 만큼 적절한 사전 사후 대처가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창의력이 요구되는 예술의 한 분야로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일일이 제재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는 것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특히 FNC엔터테인먼트는 늘 논란에 무응답으로 일관하던 YG엔터테인먼트마저 발 빠르게 대응하는 와중에도 ‘연락두절’에 ‘번복’까지 이어져 상황을 악화하기까지 했다.

이들의 엔터테인먼트의 대응은 JYP엔터테인먼트로 인해 상황이 심각성이 더욱 도드라져 보이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 수장 박진영은 지난 2017년 MBC ‘휴먼 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해 “전 직원이 여자가 나오는 어떠한 술집에도 못 가게 돼 있어요. 처음에는 임원들이 난리가 났죠. 그럼 도대체 어디서 만나라는 얘기냐. 다들 그런 데서 만나는데”라며 자신의 경영 철칙을 밝힌 바 있다.

이어 반발하는 임직원들에게 “제가 ‘회사가 망해도 좋다. 여자가 접대해주러 나오는 공간에 출입을 하는 순간 우리 회사를 떠날 생각을 해라’라고 엄포를 놨다”고 말해 그가 얼마나 철두철미하게 기획사를 관리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하는데 정답은 없다. 주먹구구식 운영을 이제 막 벗어나고 있는 대형 기획사들은 각자 나름의 장점을 기반으로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문제는 기획사들이 사람이 자원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특성상 어떤 변수가 일어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경영자의 철학과 그에 따른 치밀한 관리 시스템이 더없이 중요하다.

대형 기획사들이 이런 상황인데 중소형 기획사들은 말할 것도 없다. 가수들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인스턴트 제품을 생산하듯 철제하게 소비재처럼 취급해온데 관리 부실의 심각성을 엔터테인먼트 업계 스스로가 인지해야 하는 시점이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더셀럽 DB]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