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아스달연대기' 스태프, 제작사 고발[종합]
- 입력 2019. 04.10. 11:49:15
- [더셀럽 박수정 기자]"스튜디오드래곤은 온갖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 약속을 파기하고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tvN 드라마 '아스달연대기’(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김원석) 스태프들이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해 드라마 제작사를 고발했다.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앞에서 희망연대노조,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등 tvN '아스달 연대기’ 공동고발인단은 '해외 촬영 연속 151시간 촬영, 턴키계약 관행 여전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아스달연대기' 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동고발인단은 기자회견 후 고발장 접수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이날 희망연대 노조 측은 '아스달연대기' 촬영 일지를 공개했다. 지난 1월 29일과 2월 27일부터 3월 5일까지 7일간 지속된 연속 촬영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에 따르면 1월 29일 오전 6시 이전부터 촬영을 준비해 30일 오전 10시에 종료, 21시간 40분에 달하는 장시간 노동이 이뤄졌다. 2월 27일부터 3월 5일까지 해외에서 이루어진 촬영은 총 근로시간 151시간 30분에 달했다.
윤순옥 민주노총 서울본부 수석부본부장은 "'12 ON 12 OFF'라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12시간 일하고 12시간 쉬자'라는 뜻이다. 영화 제작환경에서 볼 수 있는 형태다. 이것을 우리 국민들이 일하는 드라마에도 도입하자는 캠페인이다. 근로기준법에는 최저 근로 시간만 명시돼있다. 하지만 드라마 촬영 특석상 최장 시간 촬영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는 건강과 생존권에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꼭 개선해야하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장시간 노동 뿐만 아니라 근로계약 미작성에 대해서도 고발했다. 이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 측은 드라마 스태프들과 개별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이른바 '턴키계약(분야별 감독급과 장비료·인건비 등을 구분하지 않고 프로젝트 전체를 '용역비'로 일괄하는 계약 방식)을 진행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서를 작성·교부하지 않을 시 500만원 이하의 벌급에 처한다.
윤순옥 본부장은 "정당한 대가와 약속을 지켜달라. 불법적인 턴키계약은 바꿔야하고 없애야한다. 촬영 현장 방송 스태프들의 죽음은 더 이상 있으면 안된다. 그러한 형태를 자시하지 않을 것이다. 끝까지 싸울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희망연대 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 김두영 지부장은 "방송 현장에서는 아직도 그런 관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장시간 노동시간, 턴키계약 이런 관행들은 이제 제발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이런 불법적인 행실을 묵인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브루나이 촬영지에서 방송 스태프가 팔 골절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희망연대 노조 측은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5일까지 연속 7일간 총 151시간 30분의 촬영을 진행하면서 드라마 제작현장의 스태프들의 안전을 무시하면서까지 디졸브 촬영을 진행했다. 좁고 얕은 강에서 카약을 타고 들어가 촬영하는 상황에서도 해가 지면 불빛이 없어서 숙소로 철수하기 힘들다는 현지 코디네이터의 조언을 무시한 채 촬영을 강행, 숙소로 철수하는 중 방송 스태프의 팔이 골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해외 촬영 시 발생한 사고에 대해 보고를 하지 않았으며, 산업안전보건법 상 산업 재해 발생 은폐 금지 및 보고 등의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연장근로, 야간근로를 시키면서 법에 따른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등 근기법상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또 한빛미디어 노동인권센터 이용관 이사장은 스튜디오드래곤이 약속한 제작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앞서 한빛센터는 스튜디오드래곤과 협상해 1일 최대 근무 시간 14시간, 1주 68시간 근로시간 준수 등을 약속하는 제작 가이드라인을 지난 해 발표한 바 있다.
한빛미디어 노동인권센터 이용관 이사장은 "앞서 모기업 CJENM 측에게도 방송노동 환경 개선에 앞장서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 이후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노동청 앞에서 고발까지 하게되는 상황이 참으로 안타깝다. CJENM 앞에서 다시 노동시위를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 노동자들도 즐겁고 행복한 현장에서 꿈을 꾸면서 방송을 제작할 수 있는 날까지 열심히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날 낮 12시부터 열악한 방송제작환경 등을 지적하다 스스로 세상을 등진 고(故) 이한빛 CJ ENM PD의 유족들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사옥 앞에서 사건 재발 방지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라며 1인 시위에 나선다. 1인 시위는 일주일 이상 지속될 예정이다.
스튜디오드래곤 측은 이와 관련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김혜진 기자,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