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in 캐릭터] ‘닥터 프리즈너’ VS ‘SKY 캐슬’ 김병철, 양복 속 악역 코드 분석
입력 2019. 04.11. 16:38:33

김병철 ; KBS2 ‘닥터 프리즈너’ 선민식, JTBC ‘SKY 캐슬’ 차민혁

[더셀럽 한숙인 기자] ‘닥터 프리즈너’는 남궁민과 김병철의 팽팽한 대립이 매회 긴장감을 높인다. 선과 악의 대결이라는 뻔한 구도처럼 보이지만 모호한 선악의 경계와 늘 두뇌 싸움에서 밀리는 김병철의 모습이 통쾌함을 선사한다.

KBS2 수목드라마 ‘닥터 프리즈너’는 흥행보증 배우 2인, 남궁민과 김병철을 투톱으로 내세워 승승장구 하고 있다. 특히 김병철은 전작 ‘SKY 캐슬’에 이어 ‘닥터 프리즈너’에서도 완벽한 냉혈한으로 보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허술한 구석이 비슷하다.

그러나 수재로 최고 명문대를 나온 교수 차민혁과 달리 선민식은 형제들에게 뒤처지는데서 오는 자격지심이 오만함으로 변질된 캐릭터다. 따라서 매사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인물로 같은 몸에 꼭 맞는 쓰리피스 맞춤 양복이지만 미세한 설정으로 시각적 차이를 명확하게 했다.

◆ 셔츠 & 타이 ; 차민혁 ‘화이트 셔츠+윈저노트’ VS 선민식 ‘컬러 셔츠+더블 크로스 노트’

셔츠와 타이는 비슷한 디자인의 양복에 전혀 다른 결을 부여한다. 차민혁과 선민식 역시 셔츠와 타이로 같은 배우 김병철이지만 전혀 다른 이미지로 시청자들에게 각인되는 효과를 낸다.

고지식한 로스쿨 교수 차민혁은 넥타이도 가장 보수적인 폭이 넓은 매듭법인 윈저노트를 고수하는 반면 선민식은 더블 크로스 노트의 얇은 매듭법으로 간교한 성향을 드러낸다.

차민혁은 윈저노트 매듭법 뿐 아니라 셔츠와 타이 컬러 역시 화이트와 그레이를 주력으로, 타이 컬러를 네이비 브라운 와인으로 교체하는 수준에서 시간의 변화를 설명하는 것이 전부다.

선민식은 이보다 화려하고 강렬하다. 김병철 스타일리스트 홍나연 실장은 “색감을 과감하게 강조해 최대한 날카롭게 보이고자 했습니다”라며 선민식을 위해 신경쓴 부분을 설명했다.

이에 블랙 셔츠와 블랙 타이, 블랙 셔츠에 그레이 타이, 네이비 셔츠에 네이비 타이 등 시각적으로 강렬함을 주는 설정들이 전개된다.

KBS2 ‘닥터 프리즈너’, JTBC ‘SKY 캐슬’


◆ 헤어+안경 ; 선민식 ‘반뿔테→타원형 스틸테’

선민식이 차민혁과 가장 확연하게 다른 점은 헤어와 안경이다. 처음에만 잠시 안경을 쓴 차민혁과 달리 선민식은 안경을 쓰고 가르마 없이 머리를 뒤로 넘겨 인간적인 느낌의 여지를 없앴다.

안경은 첫 등장에는 반뿔테로 강하게, 이후에는 옆으로 가는 원형 스틸테로 예민하고 날카롭게 설정해 좀 더 세밀하게 극의 흐름을 잡았다.

홍나연 실장은 “‘SKY캐슬’과 시간차가 없어서 캐릭터의 차이를 두기 위해 피팅할 때부터 소품들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넥타이 매듭법, 셔츠 컬러는 물론 카라핀, 넥타이핀, 행커치프 등 전체적으로 날카로운 이미지를 주는데 집중했습니다. 안경 역시 이런 이유로 선민식을 위한 설정으로 추가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차민혁은 똑똑하지만 고지식해서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반면 선민식은 이기고자 하는 강한 열망이 스스로의 발목을 잡아 늘 패잔병의 위치를 벗어나지 못함에도 동정보다 무지한 악에 대한 날선 시선이 박힌다.

전작에서 사랑받은 악역으로 ‘차블리’라는 애칭까지 얻었던 것과 달리 선민식은 이런 세심한 설정들로 인해 악역의 재발견이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끌어내고 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KBS2 ‘닥터 프리즈너’, JTBC ‘SKY 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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